좋은 게 좋은 선생
好好先生(호호선생)
동한 말기 사마휘(司馬徽)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남달랐다. 그가 추천한 유명한 인물이 다름 아닌 삼국 시대를 주름잡는 제갈량(諸葛亮)과 방통(龐統)이었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두 사람은 훗날 유비(劉備)의 책사가 되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정치 정세가 어지러웠기에 사마휘는 시골에 은거하여 인재를 기르는 일에 전념했다. 그런데 그는 무슨 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제시해야 할 때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늘 ‘좋다’고만 했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호호선생’이라 불렀다. 어느 날 사마휘가 길에서 옛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사마휘의 근황을 물었고 사마휘는 당연히 ‘좋다’고 답했다. 얼마 뒤 한 친구가 사마휘를 찾아와 자기 아들이 불행히도 일찍 세상을 뜬 이야기를 했다. 사마휘는 이런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도 “아주 좋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친구가 간 뒤 그의 아내가 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냐며 나무라자 사마휘는 “좋아! 당신 말은 더 좋아”라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난세를 그런 식으로 헤쳐나간 사마휘였다. 이 이야기는 풍몽룡(馮夢龍)의 『고금담개』(古今譚概)에도 나온다.
『통속편』(通俗篇) 「품목」(品目)
* 사마휘
중국사의 오늘 :
1894년 10월 26일
일본군이 중국 구련성(九連城)과 안동(安東)을 점거했다. 중일 갑오전쟁 중에 일본이 맨 먼저 차지한 중국 영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