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들어선 길에서 (구) 문지 스펙트럼 17
귄터 쿠네르트 지음, 권세훈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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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사회에서의 국가의 개인 통제라든지, 디스토피아적인 암울한 미래 사회를 담고 있는 몇 몇 단편들은 <1984>나 <우리들><멋진 신세계>같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했으며,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진다' 같은 작품은 로알드 달의 'lamb to the slaughter'를 연상시키는 등, 작품 자체가 뿜어내는 신선도는 떨어져 아쉬운 감이 있으나, 각각의 작품들마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독특한 색깔이 묻어 나면서도, 환경, 생명창조, 과학기술, 물질문명, 전체주의, 국가와 집단 속의 무기력한 개인의 모습 등 진지한 주제들을 일관성있는 시각으로, 짧은 단편속에 인상적으로 잘 녹여내고 있어, 곱씹어 보면 한 편 한 편 마다 강한 여운이 남는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병통신'과 '가정배달'이 인상 깊었다. '가정배달'의 경우, 정말 소설 속의 일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체를 집에 쌓아두고 있어야 할까 생각해보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우리는 모두 타인들에게 눈에 보이는 살인,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범죄자들인 것이며, 그런 행위에 대한 결과물을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살인률(?)이 좀 줄어들지는 않을까?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행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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