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새벽 4시 반 (리커버) - 최고의 대학이 청춘에게 들려주는 성공 습관
웨이슈잉 지음, 이정은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최고의 대학이 청춘에게 들려주는 성공 습관
새벽 4시반에도 깨어나있는 하버드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그 너머의 교육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버드 학생들이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 그 교육에 대한 비밀이 가득한 한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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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데미안 (양장) - 191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순학 옮김 / 더스토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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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아는 어느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과제를 제시하며 우리 삶을 흔들어 놓는다. 지식인 헤르만 헤세의 시선으로는 그 어떤 탐구도 전쟁의 잔인함과 쾌락과 혼란함을 설명할 수 없없다. 헤르만 헤세는 그것은 현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내면에서 이해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현실의 있는 그대로를 직시해야 한다.
새가 알에서 나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듯이 우리도 세계로 통하는 자신의 껍질을 부수는 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 자신과 싸워 가는 길은 참 좁고 힘들지만 그 길에 집중하며 인생의 돛대를 세워야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
한 개인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려면 우리는 의존하고 있던 많은 것들에서 독립해야 한다. 따뜻한 가족,부모님의 품,도덕적인 신,의지가 되는 친구,기대고 싶은 사랑,추구하고 싶은 이상향등 하지만 이 많은 것들을 떠나 홀로 서려면 자아의 내면적인 탐구와 비판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전쟁처럼 자아의 힘으로 어쩔수 없는 외부적 요소들은 내면적인 자아의 이야기로는 설명할 수 없다.지식만으로 설명할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려면 자아가 끊임없이 낡은 세계의 껍질을 벗어 내고 새로 태어나는 방법밖에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순간마다 주어지는 고민들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스스로의 고민에 치열하게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내 안의 자아가 어떻게 해야 껍질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는지 우리는 훈련이 부족하다. 그래서 밝은 세계에 조금만 위협이 가해져도 금방 죽을 것처럼 공포에 질린다. 하지만 이 공포는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하듯이 사력을 다해 껍질을 부수고자 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겁에 질려 평생 자아를 세상 밖으로 꺼내 보지고 못하느냐 당당히 세계와 마주하느냐는 우리들 선택에 달려 있다. 그 선택에 데미안이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수 많은 에밀 싱클레어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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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당시 예상치 못한 피난처를 우연히 발견했다. 하지만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필요로 했던사람이 그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혹은 자기 자신의 소원과 필연이 그곳으로 자신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고그

전 그저 음악 듣기를 좋아할 뿐입니다. 당신이 연주하시는 그런 구속이 없는 음악, 듣고 있자면 사람이 천국과지옥을 잡아 흔든다고 느끼게 해 주는 그런 음악 말입니다. 저는 음악을 대단히 좋아하는데 아마 음악은 그렇게 도덕적이지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온갖 것들은 다 도덕적이지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않은 것을 찾고 있는 거예요. 저는언제나 도덕적인 것에 억눌려 괴로움을 받아 왔어요. 잘 표현할 순 없지만, 당신도 신인 동시에 악마인 하나의 신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전 그러한 신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는 널따란 모자를 조금 젖히고 이마로 내려온 검은 머리칼을 끌어올렸다. 그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식탁 너머로내게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나직하고 긴장된 목소리로 그는 물었다.
"당신이 지금 말하는 그 신의 이름은 무엇이오?"
유감스럽지만 저는 그 신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요. 단지 이름을 알 뿐이에요.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입니다.
누군가가 우리의 대화를 엿듣기라도 한다는 듯이 조심을 둘러보았다.

"그때 저는 옛 시절의 친구가 생각났는데, 전 그가 무척 많은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나는 세계로 나오려고 하는 새한 마리를 그렸습니다. 그것을 그에게 보냈지요. 제법 시간이지나서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을 무렵에 뜻밖에도 종이쪽지한 장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엔 이런 구절이 적혀 있었어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일이었지만 그와 함께 그 음산하고 넓 은 방의 난로 앞에 엎드려 있었을 때 이미 피스토리우스는 첫수업을 시작했다. 나는 불을 들여다보게 한 일이 참 좋았는데,
그 일을 통해 그는 내가 항상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한 번도 훈련한 적 없는 나의 내면의 성향들을 강렬하게 해 주고 확인하게 해 주었다. 점차 나의 성향들이 부분적으로 분명해졌다.

"우리는 흔히 개인의 한계를 너무 좁게 책정해 버리는 경향이 있소. 우리는 우리가 개성 있다고 일컫고 다른 것과 판이하다고 인정하는 것만을 개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우리들은 누구나가 다 이 세계의 온갖 축적물로 구성되어 있소. 우리들의 육체가 어류나 더 이전의 생물체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진화 계보를 지닌 것처럼 우리들의 영혼 속에도 이제까지 인간의 영혼 속에 살아왔던 온갖 것들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오. 이제까지 존재해 왔던 모든 신과 악마는, 그것들이 설령 그리스인들에게 있었건, 중국인들에게 있었건, 혹은 아프리카 토인들에게 있었건 간에 모두 어떤 가능성으로서, 소망으로서, 방편으로서 우리들 내부에 존재하며 또 다른 곳에도 존재하고 있소.
만일 조금도 교육받지 못한 한 명의 평범한 아이만을 남기고 전 인류가 멸망해 버린다 해도 이 아이는 사물의 전 과정을 다시 발견해 낼 것이오. 여러 신과 악마와 낙원과 계율과 금제와 구약 신약 등 이 모근 것을 그 아이는 다시 창조해 낼 수가 있는 것이지요."

"당신이 단순히 자신의 내부에 세계를 지니고만 있는지 혹은그것을 의식하고 있는지에 따라 대단히 큰 차이를 가지오! 미친 사람일지라도 플라톤을 연상시키는 사상을 창조해 낼 수도있을 것이고, 헤른후트파의 학교에 다니는 경건한 어린 학생이 그노시스파나 조로아스터파에 나타난 깊은 신화적인 연관을 독창적으로 생각해 낼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오. 그렇지만그것에 관해 아무것도 의식하지는 않소!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한에서는 그는 한 그루의 나무나 돌, 기껏해야 짐승과 별다.
를 바가 없소. 그러나 이 인식의 최초의 불꽃이 한 번 번쩍 빛날때, 그때 바로 인간이 되는 거요. 당신도 역시 저기 거리 위를 걷고 있는 모든 구 발 달린 족속들을 단지 똑바로 서서 걸으며, 자식을 열 달 동안 뱃속에 넣고 다닌다는 것만으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거요. 그들 중의 얼마나 많은 주류가 개미나 벌과 같은 존재에 불과한지 당신도 잘 알 것 아니오. 물론 그들 각자에게는 인간이 될 가능성이 이미 부여되어 있긴 하지만 그들이 그것을 예감하고 부분덕일망정 의식하는 공안에만 그 가능성은 비로소 자기 것이라 할 수 있소."

"당신은 언젠가 내게 ‘도덕적이지 않아서 음악을 좋아한다.‘
고 말한 적이 있소.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아니오. 하지만 당신 자신이 바로 그 도덕가가 되어서는 안 되오!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진 마시오. 가령 자연이 당신을 박쥐로만들었다면 타조가 되려고 애쓰지 말란 말이오. 당신은 번번이자기를 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는 보통 사람과 다르다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소. 그런 생각을 버리시오. 불을 들여다보고,
흘러가는 구름을 보시오. 그래서 어떤 예감이 당신을 찾아들고당신의 영혼 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그것들에당신의 몸을 맡기시오. 그것이 선생님이나 아버지, 혹은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는지를, 그들의 마음에 드는지를 맨 먼저 묻지마시오! 그런 물음이 사람을 망치는 거요.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은 안전하게 인도로 걸으면서 화석이 되고 마는 거요.

봐요, 싱클레어. 우리의 신은 아브락사스요. 그는 신인 동시에 악마지요. 그는 자신의 내부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동 시에 지니고 있소. 아브락사스는 당신의 생각이나 꿈에 대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진 않을 것이오. 그것을 결코 잊지 마시오.
그러나 만약 당신이 흠잡을 데 없이 모범적인 평범한 사람이 되어 버리면 그는 당신을 버릴 것이오. 당신을 버리고는 자기의 사상을 요리하기 위한 새로운 그릇을 찾아가고 말 것이오."

다. 이 모두 부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일 뿐이었다. 각자를 위한진정한 천직이란 자기 자신에 도달하는 단 한 가지뿐이다. 그가 설령 시인이나 미치광이나 예언자나 심지어 범죄자로 일생을 마친다 해도 좋다. 그것은 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것은 결국 그리 중대한 일은 아닌 것이다. 그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임의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는 것이며, 그 운명을 자신의 내부에서 송두리째, 그리고 온전하게 끝까지 지켜 내는 일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일부일 뿐이며, 도피하려는 노력이고, 대중의 이상 속에 숨으려는 재도피이자순응이고, 자기 자신의 마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무섭고 경하게 그 새로운 생각이 내 앞에 솟아올랐다.

그는 유럽의 정신과 현시대의 특징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어디를 가도 단합과 집단행동만이 지배하고 있을 뿐 자유와 사랑이 지배하고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학생 단체와 합창단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공동체는 강제적으로 형성되 었으며, 불안과 도피와 절망감에 나온 공동체이며, 내부는 썩고낡아 곧 붕괴되고 말 거라고 했다.

나는 내 고향의 관리들, 늙고 신분 높은 신사들을 상기했다. 그들은 마치 행복한 낙원의 추억처럼 음주로 허송한 그들의 대학 시절에 대한 추억에집착했고, 마치 시인이나 낭만주의자들이 그들의 유년 시절에바치는 것과 비슷하게 이제는 사라져 버린 그들의 대학 시절의
‘자유‘를 예배하곤 했다. 어디서나 똑같았다! 어디서나 그들은행여 자기 자신의 책임을 상기시키고, 자기 자신의 길을 가도록 요구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서 자신의 과거 시절 어느 곳에서 ‘자유‘를 찾고 ‘행복‘을 찾았다. 사람들은 이삼 년간 폭음/ 을 하고 환성이나 지르다가 기어들어 와서는 관청의 성실한 관리가 되었다. 그렇다. 이건 부패했다. 우리들의 나라는 부패한것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이 대학생들의 멍청함보다도 훨씬 더멍청하고 나쁜 수백 가지의 다른 멍청함이 있었다.

"어린 싱클레어, 들어 봐! 나는 떠나지 않으면 안 돼. 자네는 아마 언젠가 나를 다시 필요로 하겠지. 크로머나 그 밖의 일 때문에 말이야. 그땐 네가 나를 부른다고 해서 나는 그렇게 쉽게말이나 기차를 타고 갈 수 없을 거야. 그럴 때 너는 자기 자신의내부에 귀를 기울여야 해, 그러면 내가 너의 내부에 있음을 알로 가야. 알겠어? 그리고 조금만 더! 에바 부인이 부탁했어.
만약 네가 언젠가 나쁜 처지에 있을 때는 그녀가 나에게 보낸 입맞춤을 어에게 전해주라고 했어 눈을 감아 싱클레어!"

붕대를 감는 것은 몹시 아팠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내게 일어났던 모든 일이 아팠다. 그러나 나는 열쇠를 발견했고, 때때로어두운 거울 속에 운명의 형상이 졸고 있는 그곳, 내 자신의 내부에 완전히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나는 단지 그 어두운 거울 위에 몸을 굽히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이젠 완전히 데미안과 같은, 내 친구이자 지도자인 데미안과 같은 내 자신의 모 습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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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8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종길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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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책장을 넘겼다가 살며시 다시 덮었던 이후 20년이 지나 다시 펼쳤다.
고등학교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사랑에 대한 해석을 지금과는 다르게 할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장이라고 표현 하기에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처절한 사랑, 끝없는 악은 어디까지인지, 사랑과 배신의 끝은 어디인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랑을 갈구하고 쟁취하고 질투하고 버리고 복수하고 그 끝엔 폭풍이 몰아치는 그 언덕에 그의 집이 있다.
사랑은 아름답고 숭고하지만 삐뚫어짐의 광기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켜버릴수 있다.

- 워더링 하이츠란 히스클리프 씨의 집 이름이다. ‘워더링‘ 이란 이 지방에서 쓰는 함축성 있는 형용사로, 폭풍이불면 위치상 정면으로 바람을 받아야 하는 이 집의 혼란한대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정말 이 집 사람들은 줄곧 그 꼭대기에서 일 년 내내 그 맑고 상쾌한 바람을 쐬고 있을 것이다. 집 옆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전나무 몇 그루가 지나치게 기울어진 것이나, 태양으로부터 자비를 갈망하듯이모두 한쪽으로만 가지를 뻗고 늘어선 앙상한 가시나무를보아도 등성이를 넘어 불어오는 북풍이 얼마나 거센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다행히 이 집을 지은 건축가는 그것을감안하여 튼튼히 지었다. 좁은 창들은 벽에 깊숙이 박혀있고 집 모서리는 크고 울퉁불퉁한 돌로 견고하게 되어 있 었다.

악몽같이 몸서리쳐지는 공포가 나를 엄습해 왔다. 나는팔을 도로 거두려 했다. 그러나 그 손이 붙들고 놓아주지않았다. 그리고 몹시 구슬프게 흐느끼는 듯한 어린아이의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가게 해주세요. 들어가게 해줘요!"
"당신은 누구요?" 하고 나는 물으면서도 그 손을 뿌리치려고 애썼다.
"캐서린 린튼이에요." 그 소리는 떨면서 대답했다. (왜 린튼이라는 이름이 생각났을까? 린튼이라는 이름보다 언쇼라는이름을 스무 배는 더 많이 봤을 텐데, ) "제가 돌아왔어요. 저는 벌판에서 길을 잃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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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법 수업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천 년의 학교
한동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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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의 어떤 순간에도 인간답게 사는 길을 포기하지 맙시다˝

한동일 교수님은 오마법 수업을 주비 하시면서 종종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셨다고 한다. 없는 살림이었디만 끼니때마다 늘 새로 지은 밥과 반찬으로 상을 차리셨다고,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그것이 수업에 임하는 선생님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 하신다고. 나도 이 책을 천천히 곱 씹으면서 맛을 음미하고 맛있게 먹었다. 라틴어 수업 그리고 로마법 수업에서는 말한다. 시대가 변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가 인간이라는걸 잊지 말고 인간답게 살자고.

로마법에는 인류가 시대를 초월하여 추구해왔던 보편적인 가게와 이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사회 구성원 간이합의와 소통이 간절히 요구되는 우리 사회에 제가 로마인들의 번과 원칙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입니다.

로마법은 숱한 압력 속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삶을 지탱하고 싶어했고, 끝내 인간답게 사는 길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나의 아집과 편견을 넘어 너와의 소통과 상생을 꿈꾸었던 로마인들이 하나하나 쌓아올렸던 돌탑과도 같습니다.
저의 로마법 수업이 파국으로 치닫는 이 사회에 큰 충격과 전환을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당신의 가슴에 작은 파동은 일으킬 수있기를, 그리고 당신의 마음에 찾아온 그 일렁거림이 ‘세계의 조용한 혁명‘으로 이어지길 소망해봅니다.

로마법 수업을 준비하면서 저는 종종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습니다. 없는 살림이었지만 저의 어머니는 끼니때마다 늘 새로지은 밥과 반찬으로 상을 차리셨지요.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저는 그게 수업에 임하는 선생의 모습이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늘 새로운 것을 가르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 매번 새롭게 느껴지도록 강의를 준비하려는 노력, 그게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소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어떤 면에서는 로마시대와 오늘날에는 큰 차이가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노골적인 신분제만 없다 뿐이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조건과 양상은 어떤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물론 오늘날에는 ‘자유인인가? 노예인가?‘라고대놓고 묻거나 신원을 조회하는 일은 거의 없지요. 하지만 지금도 우리 사회는 소속과 경제력에 대한 교묘한 질문을 통해 끊임없이사람을 가르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
"당신은 전임교수인가? 시간강사인가?"

오늘날의 사회는 얼핏 평등하고 자유롭고 자기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저그렇게 보일 뿐 현실은 뼈저리게 불평등하고, 약자는 끊임없이 강자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약자들이 미약하게나마 움켜쥐고 있던 것마저 빼앗겨 저항과 울분의 목소리를 토해내면, 그 소리는 이내 더 큰 권력에 묻혀버리지요. 여성, 소수자, 장애인, 빈자들이 지금도 머리에 피가 맺히도록 두드리고 있는 저마다의 ‘유리천장은 또 얼마나 강고합니까? 차라리 로마시대처럼 눈에 선명하 게 보이는 신분제가 있었던 사회가, 지금처럼 내 머리 위에 드리운 것이 푸른 하늘인 줄 알았더니 개인의 노력으로는 절대 깨부술수 없는 무서운 유리천장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사회보다 그 절망과 피로도는 덜하지 않았을까요?

그리하여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거듭 묻습니다.
‘페르소나‘를 가진 인간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호미네스’ 중하나로 살아갈 것인가.
나는 진정 자유인인가, 아니면 스스로 노예인 줄도 모르는 노예인가.
이 수많은 제약들 속에서 나는 과연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 인간…… 참으로 신비하고 모순된 개념이여!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또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과연 이 헌법정신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요? 명목상으로는 같은데 실질적으로 같지 않은 데서 인간은 더 큰 차별과 좌절감을 느낍니다. 자유인이지만 엄연히 다른 신분적 차이가 있었던 로마시대 두 자유인의 모습에서, 저는 겉으로는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이지만 한발 더 들어가보면 분명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사이의 불편부당과 갈등을 자주 확인합니다.

한편, 재독 철학자 한병철 선생은 이렇게 썼습니다. 독일어의
"자유롭다.frei, 평화Friede, 친구Freund와 같은 표현의 인도게르만어어원인 fri‘는 ‘사랑하다‘라는 뜻이다. 인간은 바로 사랑과 우정의관계 속에서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묶여 있지 않음으로 해서가아니라 묶여 있음으로 해서 자유로워진다. * 어딘가에 묶여 있지않음이 아니라 묶여 있어야 느끼는 ‘자유‘라는 말뜻을 통해, 이 지상 여정에서 순례자로서의 나‘ ‘단순 체류자로서의 나‘ ‘관광객으로서의 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유한한 인간의 삶, 언젠가는 죽음으로써 이곳을 떠나야 하는 삶, 결국 이 불평등한 사회에서 우리가 그나마의 자유를 찾을 길은, 사회의 일원으로 묶여 있다 할지라도 지위와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서 사창과 우정을 나누는 것뿐이 아닐는지요.

이마누엘 칸트는 "우리는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갖지 않고도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부유해진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타자와의 구분을 통해 우월적 지위를 드러내려는 게본능에 가깝다면, 반대로 타자와 구분하지 않으려는 노력 속에 묻어 있는 인격적 성숙이, 인간다운 품위를 갖춘 진정 우월한 사람으로 우리 각자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예들이다. 그렇더라도 인간이다.Servi sunt: immo homines."

저는 아내가 없습니다.
당신에겐 누나나 여동생은 없어도 아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당신, 우리 모두에겐 어머니가 있습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어머니 없이 이 세상에 올 수는 없습니다.
모든 여성이 어머니가 되진 않지만, 세상의 어머니는 모두 여성 입니다.

우리 사회는 결혼이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경제적,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나요? 한 아이를 기르려면 온 마 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요. 과연 우리 사회는 아이를 낳아 기르고 교육하기 좋은 사회일까요? 문밖을 나가면 진정한 어른들을만날 수 있는 사회인가요?

법문이나 성서에 쓰인 한 줄의 격언과 잠언이 수많은 함의와 개 개인의 사연을 품고 있듯이, 오늘 내가 맞닥뜨린 사소한 사건과 사람들 속에도 우리가 무심히 흘려넘긴 수많은 이야기와 아픔이 숨어 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이탈리아에 가서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유명관광지 말고 경치 좋은 곳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나요? 장애인 시설이나 어린이 병원 같은 복지시설이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답니다. 이탈리아는 경치가 빼어난 곳에는 호텔도골프장도, 카페도 아닌 장애인 시설이나 어린이 병원을 짓습니다. 넉넉한 주차장은 덤이요, 수려한 자연경관이 보이는 곳에서 치료받고요양할 수 있으니까요. 장애인 시설 하나만 지으려 해도 그 지역주민이 온통 들고 일어나 설립 계획이 무산되거나 더딘 진행을 보이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한 사회가 어떤 철학에 기반해있느냐에 따라 똑같은 문제라도 해결방식은 천차만별임결방식은 천차만별임을 느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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