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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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읽어 온
모리사와 작가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
한 여성의 일생을 따라 걸으며
다섯 살, 초등학생, 스물 아홉, 쉰하나로
나이 먹어가는걸 보게 된다.
험난한 인생살이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삶이든 나름대로 독특하니까.
평범한 인생이란 어디에도 없으니까.
나만의 보물찾기를 해보고 싶어지는 이야기.
역시 모리사와 아키오 ^ ^b


<저자 후기>
[미코의 보물상자]는 미코의 모델이 된 `제리탄`이라는 여성과의 만남으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할 수 있는 기회는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제리탄`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딸 이야기가 나오면 무조건 눈물부터 흘렸지요.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엄마와 딸 이야기를 만들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유흥업소에 나가고 힘든 간병 일을 하면서도 그녀는 무척 밝고 예의 바른 데다 행복하게 웃는 여성이었습니다. 강인함과 현명함을 겸비한 그녀의 모습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스토리도 캐릭터도 거의 대부분 저의 창작으로 탄생한 것입니다. 거기에 `제리탄`이 경험한 현실을 살짝살짝 흩뿌렸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읽은 후 미래가 조금이라도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면 무척 기쁠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아무리 상처를 입혀도
상처 입지 않게끔 만들어져 있어.˝
˝응?˝
˝진짜 그래.˝
˝.....˝
˝마음은 상처 입는 게 아니라 연마되는 거거든.
거칠거칠한 사포 알지?
사포로 문지르면 따끔따끔 아프겠지만
한 번 두 번 문지르다 보면
결국 반들반들 빛이 나잖아.˝
˝......˝
˝치코 마음도 사포로 닦이고 있었으니
굉장히 아팠을 것 같아.
하지만 그 덕분에 지금
반짝반짝 빛나는 마음을 갖게 됐잖아. 바로 여기.˝
˝응...., 알겠어. 고마워, 엄마.˝
대답한 순간, 내 눈물샘도 터져버렸다.
p280-281

나이 든 엄마의 옆얼굴이 사랑스러웠다.
고생과 행복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골고루 느끼며 살면
분명 이런 얼굴이 되리라는 건방진 생각도 해본다.
p.288

엄마는 어릴 때부터 매일 작은 보물찾기를 하면서
살아왔다. 어릴 적 나에게도 이렇게 묻곤 했다.
˝치코, 오늘 보물은 뭐야?˝ 그 때문에 즐거운 일,
기쁜 일, 감사한 일,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서
기억에 담아두는 습관이 생겼다.

나는 다시 수첩을 넘겼다.

이름, 결정! `사치코`행복한 아이로 하자!/
배가 빵빵하네.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사치코 때문에 엄마도 행복해/
입원 준비. 사주고 싶은 장난감이 많다는 게 기쁘다/
오늘 예정일인데, 조금 더 엄마 배에 있고 싶은가?/
나 혼자 출산하는 게 아니야.
사치코와 함께이니 힘낼 수 있어!/
사치코는 아직 배 속이 좋아?
엄마는 빨리 만나고 싶은데/
평소엔 치코라고 불러야지/
배가 좀 아프다.진통일까.../
치코 손톱 귀여운데, 잘라줄 때 무섭다/
치코가 처음 웃었다.기뻐서 눈물이 났다./
치코 잘 자는 날. 무럭무럭 자라네/
나나짱이 보내준 천사 잠옷을 입혀보았다. 귀여워!/
젖을 빠는 힘이 나날이 강해진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눈물이 멎지 않는다.
치코, 고마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다음 해도 그다음 해도 엄마의 `오늘의 보물`은
거의 대부분 나에 관한 것이었다.
p29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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