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앨리스처럼 살기, 이상한 나라에서.


drink me! 키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말을 하는 토끼, 목을 치라고 외치는 여왕, 웃음만 남기고 사라지는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루이스 캐럴이 칼리지 학장의 딸인 앨리스 리델을 위해 즉석에서 지어서 들려주던 이야기를 수정해서 출간한 것) 어른이 읽어도 좋다.


다만, 영어로 읽었을 때 느껴지는 언어유희를 번역본을 통해서는 크게 느껴지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상한 나라, 그리고 앨리스.


어제는 모든 것이 평범했는데 갑자기 달라졌다면 사람은 의심을 하게 된다. 이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나’에 대해서.


도대체 난 누구지?


장자의 꿈까지 가지 않더라도, 의문이 든다. 나는 과연 내가 맞는 것인지, 어제의 나와 지금 이 순간의 내가 동일한 인물인지.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고, 기말고사를 보고, 방학을 기다리고, 개학식에 친구를 빨리 만났으면.


내가 기억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기억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고,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는데 지금의 나는 내가 맞는 것일까?


존재에 대한 의심이 들면서, 내가 내려야 할 수많은 결정에 대해서 머뭇거리게 된다.


어떤 게 좋은 선택일까?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미리 말을 해 주었으면. 미리보기가 있었으면.
몇 년 후의 내가 나타나서 너 절대 그러면 안 된다, 후회해! 라고 얘길해 주었으면.


그러나 우리는 리허설이 없는 실전에 살고 있다.
마치 앨리스처럼, 이상한 나라에서.
조금은 씩씩해져볼까.
체셔 고양이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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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8-0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클래식이 오탈자가 많다고 어디서 봤는데 정말 그런지요? 펭귄을 한 번 읽어 보고 싶은데 :-)
책 마다 다른지요?
시원한 밤 되세요~

방랑 2016-08-02 09:23   좋아요 1 | URL
저는 괜찮았어요~ 이번책은 오탈자 문제라기보다는 번역상의 차이 같아요. 번역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이야기나 노래가 엄청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영어 원서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초딩 2016-08-02 09:29   좋아요 0 | URL
아 :-) 감사합니다. 원서 ㅜㅜ 원서 항상 읽으려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맨날 주저해요. 시원한 하루 되세여!!!

방랑 2016-08-02 09:31   좋아요 1 | URL
저두요ㅎㅎ 원서는 나중에 보더라도 일단 다른 책부터 읽어야겠어요~ 더운데 건강조심하세요ㅎㅎ 더운 날은 시원한 음료에 책 보는 게 최고죠! 에어컨 밑이나 선풍기는 필수...

cyrus 2016-08-02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펭권클래식판 앨리스의 주석이 본문 뒤에 있어서 읽기가 불편했어요. 본문과 주석을 번갈아서 보는데 책에 몰입하기가 힘들었어요. ^^

방랑 2016-08-02 10:54   좋아요 1 | URL
저는 주석은 넘기고 본문만 먼저 봤어요ㅎㅎ 확실히 본문 밑에 바로 있으면 보기가 편하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