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 괴물
임철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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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바탕을 보여주는 단편집. 베스트극장에 나올법한 범박한 작품도 없진 않으나 이웃과 세계를 향한 온정과 슬픔을 간직한 몇몇 글들에선 광휘가 흐른다. 특히나 '세상의 모든저녁'과 '흔적'은 사회적 자의식을 잃지않은 노년의 작가가 도달한, 고결한 기품의 경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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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7-03-27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보았는데 유려하면서도 서정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그는 이제 ‘광주‘나 ‘‘황천‘이라는 시공간대에서 벗어나 좀 더 친근한(그러나 여전히 팍팍한) 일상과, 이웃의 세계에 마음을 기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대기, 괴물‘과 같은 이른바 ‘예전 임철우식‘ 작품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이 이 작품집에서 가장 완성도가 낮게 여겨졌다. 한국 역사의 비극적인 사건들(월남전, 한국전쟁, 세월호 등등)을 한 인물의 일생에 녹여내는 방식을 취하는 작품인데, 장편으로 집필된 글이라면 모를까 중편이란 형식에 쓰인 수법으론 적절치 않아 보였다. 작가의 욕심과 서사의 흐름이 서로 맞지 않는데도 이 작품이 표제작으로 실린 이유는 아마도 작금의 시대적 분위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