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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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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장편에선 잃어버린 대의와 혁명에 대한 관심을 밝혔다면 이번 창작집은 서준환 소설이 본디 추구했던 본령(쓰기/말하기란 무엇인가)으로 되돌아온 인상을 준다. 의식적 배열과 정돈보다 가상과 망상의 교직과 집적으로 소설을 구성해나가는 그의 작법은, 현재 한국 전위문학의 최첨단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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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6-12-1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한국에서 출간된 소설들 중에서 난해하기로는 가히 첫 손가락에 꼽힐 책이다. 서준환의 대다수 작품들은 독자의 편안한 독서를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들은 원형과 중심(이것을 철학적인 일자一者라고 바꾸어 불러도 좋으리라)에 대한 급진적인 해체를 추구하면서 개개의 미소한 사물들이 얽히고 설켜서 만드는 혼종과 착란(이것을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緣起라고 바꾸어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에 주목한다. 시작과 끝, 실제와 허구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실체 없는 혼돈이 도리어 질서의 바탕을 이룬고 있다는 난해한 역설을 그의 텍스트는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