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 일인지 고리키가 결코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 아닌 거 같다. 어떤 작가들 경우엔 그들이 실제 존재했다는 걸 쉽게 믿을 수 있다. 투르게네프나 D.H. 로런스 같은 작가들. 헤밍웨이는 반만 그렇고 반은 그렇지 않은 거 같다. 그는 실제 존재했으면서 또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근데 고리키는? 그는 뭔가 매우 강력한 걸 실제로 썼다. 혁명 이전에. 그러다 혁명 이후에는 글이 창백해지기 시작한다. 투덜댈 거리가 별로 없었던 거다. 반전운동가들도 같은 신세다. 그들도 전쟁이 있어야만 번성할 수 있으니까. 반전운동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도 있다. 전쟁이 없으면 그들은 뭘 해야 할지 모른다. 걸프전쟁 기간에 한 떼의 작가와 시인이 대규모 반전 시위를 계획하고 시며 연설문 등을 준비해뒀다. 그런데 별안간 전쟁이 끝나버렸다. 시위는 한 주일 뒤로 잡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위를 취소하지 않았다. 아랑곳없이 밀고나갔다. 무대에 서고 싶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래야만 했다. 그건 인디언의 기우제 춤과도 좀 비슷했다. 나 자신도 전쟁에 반대한다. 반전주의가 대중의 지지를 얻는 고상하고 지적인 그 무엇이 되기 전인 먼 과거에 난 이미 반전주의자였다. 하지만 난 직업적인 반전운동가들 중 많은 이들의 용기와 동기를 미심쩍게 여긴다 ㅡ 찰스 부코스키

 

위선과 집단을 극도로 증오했던 진정한 아웃사이더, 그의 이름은 찰스 부코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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