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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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밀어붙이는 힘이 전만 못하고, 인물의 통각과 시대의 이면을 부각하는 솜씨도 떨어져 보인다. 유럽에 이슬람 정권이 도래한다는 설정은 기발하나 그 변화의 파장을 지식인의 눈으로만 포착하려 들기에 넓이와 깊이가 빈약하다. 작가 특유의 지적언어들이 설득력없이 공허하게 겉도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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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7-20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지도와 영토˝에서 보였던 우엘벡의 한계가 이 책에서 좀 더 극대화된 것 같다. 지극히도 우엘벡적인 화자(지식은 많지만 지독히 염세적이며 언제나 사랑에 목말라해서 우울해하는 인물)가 바라보는 미래상(이슬람화되어 소시민적 행복이 만연해진 유럽)이 내게는 그닥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차라리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에 바탕한) 유럽인의 갈등과 반목을 좀 더 첨예하게 그려냈어야 하지 않을까. 화자가 만일 지식인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나, 노농 계급이었다면 이같은 디스토피아적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극언을 하자면, 지금 이 작품에는 배부른 체념과 자기 연민의 무게가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