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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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희망과 미래가 없다는 것, 구성원들의 존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처럼 신랄하게 드러내는 책은 간만이다. 떨거지 취급받는 이십대가 행복을 찾으려 국적을 바꾼다는 얘기는 이 땅의 다수 사람들이, 버림받은 이방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프게 보여준다. 시대정신을 담은 흔치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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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5-3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누군가 나에게 21세기의 젊은 한국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묻는다면 나는 그 대답으로 네 권의 책을 말머리에 올릴 것이다.
ㅡ김의경 ˝청춘파산˝, 김사과 ˝천국에서˝, 장강명 ˝표백˝, ˝한국이 싫어서˝

2) 젊은작가상을 읽고 마요네즈 한 사발과 비계 덩어리를 먹은 느낌이었는데, 이 글을 읽고 나니 그 느끼함과 메스꺼움이 조금 가셨다.

교외 2015-06-02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다맨 님 이 책을 김치처럼 받아들이셨군요. 소설에 관한 수다맨 님의 평 항상 잘 보고 있답니다.
저는 이 소설이 시대를 마치 `호주나라` 사이트처럼, 유학 블로그처럼 반영하고는 있지만 정신이라고 할 건 담지 않았다고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단편적인 묘사들은 생생한데 인터넷 댓글에서 보는 성토와 다르지 않았구요. 저는 화자가 헬레니즘 시대에 폴리스를 떠난 개인주의자들과 통한다고 보았습니다. ˝헬레니즘 시기의 제국에 곧바로 응답하는 개인주의적 철학˝이요.(가라타니 고진의 철학의 기원에서 인용합니다..수다맨 님 이 책 보셨는지요)
한 국가 단위로 이루어지는 대다수의 비판과 개선 노력에 대해서 외부로의 이동을 들고 나오면, 이런 시점은 한 국가 단위의 사고를 상대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나간다는 건 세계에 대한 대응을 꼭 한국 안에서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 될 수 있죠. 하지만 소설에서는 나간다는 행동만 있고 그래서 뭘 하느냐 했을 때는 맛있는 거 먹는다뿐이었습니다..만약 이 소설이 번역되어서 호주 사람이 읽는다면 한국 안좋구나 외에 무슨 의미를 가질지 모르겠습니다.

수다맨 2015-06-02 08:57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합니다^^
˝헬레니즘 시대에 폴리스를 떠난 개인주의자˝라는 고진의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어쩌면 제가 장강명의 소설을 지나치게 고평을 한 것은 아닌가 약간의 반성도 듭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탈주(나간다)와 더불어, 나가도 실은 제자리에 있는 것이자, 우리 모두 국가를 벗어날 수 없으며 실은 난민 인생에 불과하다는 통찰이었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여기까지 생각하지 않았을런지 모르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더군요. 물론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을 ˝국가가 싫어서˝로, 또는 ˝국가와 싸우러˝라는 대주제로 확장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이 정도만 해도 당대 삶의 지도를 얼마만큼 그려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얼마 전 ˝젊은 작가상˝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흥미와 애착이 배가된 점도 있기는 합니다. 읽을만한 작품이 없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 책 다 읽고나니 뒷목을 잡고 싶더군요. 지식의 무절제한 나열을 새로운 전위라 여기는 작가와, 그것이 혁명이자 탈구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맞장구치는 평론가들까지, 그 이상한 우정과 협력이 참으로 기이하게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