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한 인생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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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작품을 쓰고자 했다면 차라리 작가인 `요셉`의 이야기만을 썼어야 했다. 또한, 문단의 상업주의나 패거리를 비판하려 했다면 이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필력을 펼쳤어야 했다. 은희경 특유의 독설과 냉소는 그럭저럭 읽히는 소설을 만드는 데 일조하나, 감상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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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 2015-05-2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으면서 답답했습니다. 오랫동안 천착해온 속물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술자부터 갇혀 있는 느낌이었어요.

수다맨 2015-05-20 12:47   좋아요 0 | URL
일본의 오오카 쇼헤이란 작가가 어느 글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요.
˝문단 안에 살면서 문단을 고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은희경이 현대인의 속물성을 비판하고자 했자면, 소설 속 캐릭터나 배경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시도를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그런 거리감이 완전히 사라져 있지요.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합니다. 작가가 문단을 냉소하는 듯하면서도 (실은) 거기와 거리를 두려는 생각을 전혀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그렇다면 작가인 `요셉`이야기만 붙들고 늘어졌어야 했는데, 요셉의 전 부인인 `류`까지 나와서 서사의 곬마저 흐트러 놓지요. 제대로 응집되지 못하는 서사나, 거리감을 확보하지 못한 냉소와 독설이 결국에는 이 소설을 그저 그런 글로 이끈 주요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