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임레 케르테스 지음, 박종대, 모명숙 옮김 / 다른우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이채로운 소설에는 보통의 홀로코스트 소설에서 나타나는 이분법(독일군은 나쁜 놈들이고 유태인은 피해자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수용소의 힘들고 애옥한 삶은 사실적으로 그려지되 분노나 절망과 같은 정서보다는 삶이란 그저 견디면서 이겨 나가는 것이라는 담담한 태도가 더 두드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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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9-30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호불호는 꽤 갈리는 편인데, 내 관점에서 보자면 홀로코스트를 다룬 문학 중에서는 단연 최고라 할 만하다. 소설은, 섣부른 이분법이나 즉각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비극의 한가운데에서 담담하게, 견디며 살아가는 인간 존재의 모습만을 부각시켜 보여준다. 그렇다. 이 소설은 비극과 증오만 전부인 것처럼 보여주는 여타의 수용소 소설과는 달리, 비극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고, 비극을 어떻게 하면 잊지 않을 것인지를 밀도 높게 그려낸다.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