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비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14
이부세 마스지 지음, 김춘일 옮김 / 소화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처절한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인간 존엄의 가치를 그려낸 전후 문학의 걸작이다. 이부세 마스지는 감정을 절제한 건조하고 묘사적인 문장으로 피폭의 참상을 착실히, 생생하게 그려낸다. 하루키의 소설들은 수없이 시장에 쏟아지는데, 왜 이 훌륭한 걸작은 품절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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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수다님이 이런 말씀하시면 읽고 싶어서 근질근질거리게 됩니다. 전 처음 듣는 이름이군요....
궁금합니다.

수다맨 2013-12-30 19:45   좋아요 0 | URL
이부세 마스지(1898~1993)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본에선 국민 작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 합니다. 실제로 다자이 오사무가 이 분을 스승으로 모시기도 했구요.
"검은 비"는 히로시마 태생인 작가가 원폭(이 책에서는 피카돈이라 나오더군요)의 참상을 사실적인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흔히 원폭을 그려낸 작품들이 함부로 선악(미국은 악/일본은 선)의 관점에 기대거나, 현실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격앙된 감정만 분출한 것들이 다수라고 하던데, 이부세 마스지는 이 책에서 감정과 (특정한) 관점을 섣불리 드러내기 보다는 원폭을 겪은 사람들의 디테일을 충실하게 그려내는 데 열중합니다. 바로 이 점이 이 소설을 걸작으로 만든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고진도 "역사와 반복"이라는 책에서 (스쳐 지나가듯 쓰기는 했지만) 이 책이 히로시마 사건에 대해서 쓴 책 중 가장 뛰어난 책이라 말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