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미 시스터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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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秀作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우나 노작勞作임에는 분명하며 중심인물(수경)보다 주변인물(준후-은지)이 더더욱 매력적이었던 소설. 오늘날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주소를 톺는 작업도 돋보이나 그보다도 호감이 갔던것은 가난에 던져진채 마음속에 불을 지피며 살아가는 십대남녀, 준후-은지 커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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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2-04-0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이 작가는 물질적 빈곤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찰할 줄 알며 이 시대의 비루와 남루를 들여다보려는 진지한 탐구 정신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나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소설 속 중심인물인 수경과 그녀의 남편 우재의 심리와 일상이 상당히 심심하게,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읽혔다. 만일 이 소설이 장문의 르포였다면 격찬했을 테지만 픽션이라는 장르에 위치지어 있다면, 수경-우재는 그렇게까지 흥미로운 캐릭터는 아니다.
작가는 후기에서 (자신과는 거리가 있는 아래세대인) 청소년들을 쓰기가 어려웠다는 소회를 밝히는데 차라리 큰맘먹고 이들을 밀도 깊게 형상화했다면, 더욱더 대단한 소설이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차갑고도, 때로는 뜨거우며, 때로는 세상의 전복을 꿈꾸면서, 그럼에도 세상의 추악과 겨루려는 태도를 이 소설 속 십대들이 얼마간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