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날
김한수 지음 / 창비 / 199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집과 방이라는 테마에 천착해서 밀도 깊은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있다. 멀리로는 조세희 윤흥길이 떠오르고 가깝게는 김혜진 김애란이 생각난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는 지식인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세상의 외곽으로 몰린 이들을 직시하며 야성과 투지를 간직한 작품을 쓰던, 김한수라는 작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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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1-11-15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한국 문단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른바 ‘야성의 분출‘이라고 부를 법한 분위기가 이 작품집에는 약여하고도 돌올하다. 지식인 문학가들 작품에 나타나는 좌고우면이나, 밀레니엄 세대 문학가들이 보여 주는 따뜻함이나 담담함 같은 것이 이 책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한수는 가난의 현장을 핍진하게 표현하고 약자들이 받는 차별과 고통의 시간을 독자의 눈을 시리게 할 정도로 가차없이 형상화한다. 이 뜨거움과 비릿함은 작금의 문학에서는 사실상 증발하거나 아니면 외면당한, 김한수 문학의 가치이자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