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가지 장점을 갖춘 한국문학 입문서. 첫째는 평이한 문장으로 문학사의 흐름을 포착한다는 것. 둘째는 세계문학사에 박식한 저자로서 세계와 한국(문학)의 차이를 냉철하게 비교 분석한다는 것, 셋째는 갈수록 출판사 리뷰와 흡사하다고 여겼던 그의 글에 다시금 날카로운 비판정신이 돌아왔다는 것!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21-04-1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인 생각이나 이런 입문서를 국문학자가 썼다면 (전문성이나 논리성이 이현우의 저작보다는 더 높았을지라도) 이만큼 재미진 글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문학을 본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우리네 고전의 가치에 대해서는 상찬할지라도 이것이 유럽문학이 기존에 이룩한 성취와 비길 만한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평하기 어렵다. 박하게 말해서 국문학 교육이 주된 밥벌이인 사람이라면 ‘한국문학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필수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이들은 나에게 때때로 한국문학이라는 보람을 지키는 수문장이면서, 한국문학이라는 무덤을 지키는 묘지기로 보인다.
‘로쟈‘ 이현우는 고전의 의의를 정확히 짚으면서도 해당 작품이 내재하고 있는 한계와 단점을 냉철하게 지적한다. 간단히 말하면 조세희나 황석영의 작품들이 아무리 빼어나더라도 이는 에밀 졸라나 오노레 드 발자크가 오래전 구축한 문학적 성과와 비교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현우가 국문학이 주업이 아니라 ‘러시아문학‘이 그의 본업이기에 이런 비판과 분석이 가능했을 것이다.
요즈음 드는 생각인데 비판정신과 소신발언이 있기 위해서는 어떤 ‘외부‘가 필요하다. 자신이 발 디딘 구조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면 그 ‘외부‘를 상상하는 행위라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