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 하나코는 없다 The Last of Hanak'o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13
최윤 지음, 브루스 풀턴.주찬 풀턴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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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소설이라는 헌사는 이 작품에 붙여야 한다. 한 여성이 속좁고 속악한 남자들의 시선을 통해서 희화와 능멸의 대상(하나코)이 되어가는 과정을 구체감있게 그려낸다. 특히나 남자들의 무지와 찌질을 적절히 포착하면서도 장진자라는 인물을 거인처럼 형상화하는 솜씨는 그야말로 기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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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11-2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소설에서 이른바 ‘거인같은‘ 여성 인물들을 만난 경험이 나로서는 드물다. 이 거인스러움이란 단순히 재력 및 생활력의 강함이나, 지적 수준의 높음이나, 태도의 쿨함과는 그 결이 조금 다르다. 굳이 말하자면 이 사회의 주류인 남자들을 자신들과 마찬가지인 인류라는 종種의 일원으로 인식하고 상대하는 것이다. 조금도 기죽지 않고!
‘하나코는 없다‘에서 장진자와 그녀의 친구는 노래를 부르라며 윽박지르는 남자들에게 눈물을 보이거나 통사정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미친 듯이 웃으면서 가방을 집어들‘고 어둠과 한기가 가득한 바깥으로 나간다. 그리고 이들은 훗날 촉망받는 독창성을 지닌 한 쌍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대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