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의 제야
고종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한 편(‘피터 버갓씨의 한국일기‘)은 흥미롭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자유주의자 먹물들의 일상‘이라는 영역내에서만 안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간결하고도 부드러운 문체의 힘은 특출하나 글의 넓이를 삶의 넓이에만 맞추려고 하는 저자의 태도는 진실성은 있으되 확장성은 부족하다는 인상을 내게 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20-10-16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종석이 ‘누이 생각‘이나 ‘카렌‘과 같은 작품보다는 ‘피터 버갓씨의 한국 일기‘ 같은 소설을 많이 썼다면 그이의 문운과 작품성이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설을 쓴 김병익은 ‘삶의 본원적 슬픔‘을 형상화화는 작가의 능력을 고평하나 내가 보기에는 고종석의 진정한 장기는 ‘권력과 명예를 가진 먹물(들)의 희화화‘이다.

고종석은 몇 해 전에 뇌출혈로 쓰러졌고 (그 전에 절필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의 소설 집필은 버거워 보인다. 어쩌면 지금 시국까지 필력을 유지했다면 고종석이 조국이나 안희정 같은 이들을 모델로 삼아서, 코믹한 풍자소설 한 편은 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