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 명문 사립 고등학교의 새로운 엘리트 만들기
셰이머스 라만 칸 지음, 강예은 옮김 / 후마니타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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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엘리트들이 그들만의 영역을 만들어서 특권의식을 남용했다면 신엘리트들은 공정과 능력을 강조하면서 본인들을 고난의 극복자이자, 개방적인 실력자임을 역설한다. 전자가 대놓고 스스로를 귀족이라고 자임한다면 후자는 민주사회를 주장하면서도 본인들도 ‘특권자‘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은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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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5-22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따르면 구엘리트들은 그들만이 선택받은 자들이며 사회적 관계를 계급 간의 이동이 불가능한 피라미드 형태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자기들만의 고립적 영역 내에서만 교유하며 이러한 폐쇄성은 일종의 특권으로서 기능한다.
반면에 신엘리트들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한다면 ‘마치 사다리에 오르는 것처럼‘ 계급의 상향 이동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사회를 해석한다. 즉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신분이나 혈통이 아니라 내공 연마와 기회 활용이다.

문제는 신구 엘리트들 모두가 사회적인 약자와 하층에게 (노골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차별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술했듯이 전자는 대놓고 스스로를 귀족이라고 자임하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경멸한다. 후자는 본인이 민주적이고도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위너(Winner)가 되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무엇보다도 의지와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그의 물질적 배경(집안, 자산, 인맥, 학맥 등)은 간과되고 그가 자신의 능력(만)으로 공정주의 사회에서 승자가 되었다는 착시가 생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만큼 기회와 혜택을 받지 못했음에도 결국에는 경쟁 과정에서 낙오한 이들에게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노오력의 부족‘을 들먹이며 비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