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의 일
김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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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은 작품의 흐름이 희화나 과장으로 치닫는 것을 차단하면서 비탄과 절망이 가득한 현실의 모습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회사에 젊음을 바친 어느 중년 남자의 성실성과 헌신성이 어떻게 배반당하는지, 그렇게 내몰린 자의 내면과 미래상이 얼마만큼 망가지는지를 다루는 이 필력은 깊고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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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0-08-03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디까지나 내 판단이지만 최근 여성적/퀴어적인 쟁점을 담아낸 작품들은 평단에서 종요롭게 인식하면서 노동적/계급적인 문제를 파고드는 소설들은 ㅡ장강명 정도만을 제외하면ㅡ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읽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혁진의 ˝사랑의 이해˝와 이번에 읽은 김혜진의 작품은 (서로 환경과 풍경의 다름은 있을지라도) 이 땅에서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내면성과 시대상이 충실하게 형상화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들의 작품이 좀 더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