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이 기록집으로 나왔다면 격찬했을 테지만 소설집으로 묶인 것을 보자니 고평을 하기가 망설여진다. 시대의 기록물로서의 역할은 충실하나 구조적인 모순에 길항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심리에 공명하는 저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정신의 치열성보다 서사 전략의 영민함이 더 두드러진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9-12-09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나는 지적인 꾸밈이 많은 글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런 류의 글에는 정말로 지적인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고 쓴 적이 있다.
지금은 상술한 문장을 조금은 비틀어서 쓰고픈 유혹을 느낀다. ‘나는 전략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글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런 류의 글에는 정말로 전략적인 무언가가 빠져 있다.‘ 출판사와 편집자는 이 소설집을 (이미 시대의 고전이 된) ˝난쏘공˝과 ˝원미동 사람들˝과 동렬에 놓으려는 듯한데 나로서는 이러한 저의가 다소간 유감스럽게 느껴진다. 실존하는 ‘부천시 원미동‘과 실존하지는 않는 ‘낙원구 행복동‘에는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애환과, 그 애환을 자신의 통각으로 기꺼이 수용하려 했던 저자들의 진정성과 염결성이 공통적으로 있었다, 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장강명의 신작에는 이런 것들이 잘 보이지 않으며 소재에의 집착, 소재에의 가공만이 더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