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부아르 오르부아르 3부작 1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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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죽음을 각오해야 했고 전후에는 차별과 빈곤을 겪었던 2인조의 국가를 향한 복수극이 시작된다. 이 책은 전쟁의 참혹과 자본(가)의 탐욕을 비판하면서도 나아가 국가가 희생자들을 농락할 수 있다면, 희생자들 또한 국가의 얼굴에 얼마든지 가래를 뱉을 수 있다는 것을 '전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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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9-09-1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내 마음을 자극했던 인물은 (작품의 주역들인 사기극을 벌이는 상이군인 2인조나 싸이코패스로 보이는 도나프라델이 아니라) 하위직 공무원으로서 평생을 살아 온 조제프 메를랭이었다.
메를랭은 사교성과 주변성이 조금도 없는 사람이고 다수의 사람들에게 불쾌감과 경멸감을 불러일으키며 매사에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는 퇴직 예정자이다. 그야말로 ‘비호감의 극치‘라고 할만한 인물이지만 적어도 자신의 직무에 한해서는 성실하고도 정직한 태도를 보이면서 도니프라델의 비리와 탐욕을 끝까지 파헤치는 데 성공한다. 그는 금전적인 유혹에 끝내 굴복하지 않았고, 조직으로부터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혀져서 소외와 모멸을 당하는 것도 감수한다. 그리고 전쟁에서 희생된 젊은이들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살아간다.
근년에 읽었던 소설들 중에서 이 작품에 필적할 만한 책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