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퇴장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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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의 만년작들은 회고적인 수필(한국 노작가들)이나 고매함이 가득한 인생론(오에 겐자부로)으로 빠지지 않는다. 그는 노년에도 냉철한 자기비판과 처절한 내면응시가 드러나는 글을 쓴다. 육체적 쇠락이란 지린내와 썩은내의 동의어이자, 유령이 되어가는 과정이란 것을 핍진하게 알려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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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9-0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에 겐자부로의 만년작들이 사소설이라는 형식 안에서 끊임없이 거시적인 테마(일본의 우경화 반대, 과거사 반성 등)를 추구하려 하고, 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구십대 노인이 십대 소녀에게 느끼는 애욕을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형상화한다면, 필립 로스는 그러한 거시성이나 환상을 단호하게 추방해 버리고 나이 든 병자의 육체와 정신(만)을 잔혹하리만치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그리하여 노인이 젊은이에게 느끼는 만감(애정, 성욕, 질투, 염려, 부러움 등등)이란 결국에는 이 세계에서 사라질 자(유령)의 부질없는 감정에 불과하다는 것, 전작인 ˝에브리맨‘에서 보여주었던 노년이란 해당자에게는 그야말로 전쟁이자 대학살이라는 것을 이 작품은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