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당일 30점 - 수험생들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수능 현장의 모든 것
손형욱 지음 / 다산에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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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수능시험은 11월 10일이다. 앞으로 정확히 딱 10일 남았다. 지금 시점이면 수험생들은 그동안의 실력을 정리하는 기간이다. 그리고 오답에 대한 나만의 대책을 세워나가는 기간이다. 아마 기우일지도 모르지만 수능 당일 발생할 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불안감도 생길 시기다. <수능 당일 30점>이라는 책은 책 제목처럼 당일 시험에서 30점을 더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당일 예상치 못한 실수나 사고로 30점을 날리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책의 저자는 조금 생소한 이름이지만 2005년 수능에서 전과목 1등급을 받으면서 경희대 의과대학과 카이스트에 동시 합격한 손형욱 씨다. 2004년 수능에서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시험을 망치고 재수를 하면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수능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뇌과학 서적과 불교 서적 등을 통해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의 약점을 극복해서 그 다음해에 이와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그런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도 자신이 망친 시험을 다른 수험생들이 반복하지 않게 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책에서는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수능 100일전부터 시작한다. 원서 접수 사진 촬영부터 선택과목을 정하고, 시험특별관리 대상자인지 확인하고 독감 예방 등이 해야할 일들이다. 반면에 지금부터는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은 지 공부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렇게 수능 60일전, 수능 30일전, 수능 7일전, 2일전, 1일전, 당일 순으로 진행된다.

  책을 읽다보면 수능 당일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건에 대해 꼼꼼하게 해결 방안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이 교육청과 교육과정평가원을 들락날락거렸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수험생  뿐만 아니라 현직 수험지도교사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수험생에게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수험장에서 일어날 지도 모를 일에 대한 대비를 하기위해 이 책을 꼭 읽기를 권한다. 이 책에는 수능 당일 수험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 30가지에 대한 대처방안이 소개되어 있다.

  책에 나온 재미난 팁 한 가지. 수능 당일 늦잠을 자서 아무리해도 제시간에 지정된 시험장에 도착할 방법이 없을 경우에는 가장 가까운 시험장에 가서 여긴 줄 알았다고 우기란다. 잘못 찾아간 시험장에서도 시험을 치는 것은 가능하단다. 그렇다고 수능 당일 늦잠을 자는 경우 없는 수험생은 없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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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 - 스물여섯 챔피언 김주희의 청춘노트
김주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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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권투를 시작했고, 그래서 권투 만큼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는 스포츠는 없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정말 그랬다는 이야기를 책으로 직접 읽게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스물여섯 챔피언 김주희. 사실 내가 처음 김주희 선수를 알게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 CF를 통해서였다. 미즈사랑이라는 대출업체 광고.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는 스물여섯의 챔피언 김주희 선수가 4개 기구 통합 세계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세계 여자 복싱계에서 한 선수가 같은 체급에서 6대 기구 이상을 차례로 석권한 것은 유일한 기록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책이다. 너무나 어려웠던 어린 시절 IMF로 공장이 문을 닫아 실업자가 된 아버지와 집나간 어머니. 어려서 배고픔때문에 육상을 하게되었지만 돈이 드는 것을 알게 되고는 그만두고, 우연히 언니가 다니던 권투도장에 언니 운동복을 가지러 갔다가 권투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피나는 노력으로 16살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자 프로복서로 데뷰하고 2년 후 IFBA 챔피언을 시작으로 그녀의 챔피언 행진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챔피언 벨트를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과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고, 잦은 부상때문에 고생도 해야 했다. 그래도 그녀는 이겨냈다. 그녀를 이기게 만들었던 것은 진짜 헝그리 정신이었다. 살아있는 한 꿈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마음, 그리고 아무리 아프고 고달픈 상처도 그 순간을 넘기면 아름다운 상처가 된다는 것이다.

  김주희 선수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중부대 엔터테인먼트학과 06학번으로 졸업도 했고, 교육학 전공으로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프로복서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9일 완도에서 열린 여자국제복싱평의회(WIBC) 챔피언 결정전에서 태국선수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로서 그녀는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플라이급 통합 챔피언에 이어 WIBC 챔피언까지 거머쥐게 돼 5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으며, 세계 여자 복싱계에서 한 선수가 같은 체급에서 차지하게 된 챔피언의 기구 숫자를 7개로 한 개 더 늘렸다.

  부제에서 청춘노트라고 밝혔듯 이 책은 김주희 선수의 수기에 가까운 책이다. 어쩌면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던 연습노트의 연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자기계발서적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고 부끄러워진다. 나는 저 나이에 무엇을 했을까?

  이십대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니 삶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모든 분들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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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리티 성문화사 - 세계의 숨겨진 성문화 이야기
후쿠다 카즈히코 지음, 임명수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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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처럼 찌는 듯한 더위나 살을 에는 추위가 아닌 봄, 가을에 나는 보통 출퇴근을 걸어서 한다. 걷는 경로가 주로 골목길인 관계로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들고 읽으면서 걷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가끔은 들고 다니면서 못 읽는 책이 있다.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예술관련 서적과 성(性, Sex)과 관련된 책이다. 물론 그림 한 장 없이 글로만 구성된 책은 예외지만 아직은 우리나라의 정서에 성(性)과 관련된 책을 공개적으로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섹슈얼리티 性문화사』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자행되거나 유행되었던 성과 관련된 문화를 무려 236가지나 다루는 정말 보기 드문 책이다. 방대한 분량도 분량이지만 정상적인 성행위 보다는 상식에서 벗어난 수음(자위), 동성애, 시간(屍姦), 집단혼음(그룹섹스), 그리고 사디즘, 마조히즘과 같은 변태 성행위에 대한 사실들을 정치·사회·문화적 역사, 문학, 종교, 민속학, 미술사, 복장사 등 광범위한 역사적 자료를 검증하여 실증한 것을 토대로 기술되었다. 그래서 글자 그대로 '세계의 숨겨진 성문화 이야기'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책이다.

  책은 사실 여성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는 이야기지만 가장 오래된 직업인 매춘의 유래에서부터 동성애의 유래, 고대의 피임법, 불륜의 역사들, 화장술, 고대 인도와 중국의 성문화 등 고대의 성문화로 시작된다. 이후 책은 중세, 근세, 근대, 현대로 각 시대에 따른 성과 관련된 문화의 변천이 소개되지만 특정시대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도 다수 다룬다.

  재미있는 것은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대부분의 인물은 역사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아리스토텔레스, 클레오파트라, 플루타르크 등 고대 인물은 물론이고 중세의 보카치오, 에라스무스 등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는 근세, 근대, 현대에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각 각의 내용마다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 또는 판화 등을 실어 재미를 더해 주었고, 인명이나 특정 단어에 대한 각주가 각 장마다 배치되어 이해를 도와주었다. 특히 각 에피소드가 2장으로 정리된 것은 누구 말마따나 성에 관한한 잡학 사전임을 자처할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관심 있게 본 부분은 일찍부터 성 해방을 이룬 나라의 이야기였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서독,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 나라에서 매춘과 포르노 잡지가 해금되었지만 성범죄와 매춘이 오히려 줄어들었나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은 지금도 규제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성기 사진으로 떠들썩한 사건이 생각났다. 그다지 대단한 것도 아닌데 난리를 떠는 것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현실은 그다지 선진화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든다.

  성문화를 유교 논리가 아닌 풍습이나 문화라는 개념으로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양성평등의 문제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남성 중심의 성문화가 유사이래로 이어져 내려왔는지를 알게되면 놀랄만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기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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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스마트 - 똑똑한 조직을 만드는 탁월한 리더
이정규 지음 / 한빛비즈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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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스마트라는 용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본래 스마트(smart)하다라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재빠른, 교활한, 건방진 등 부정적인 의미가 섞여있다. 그런데 스마트 폰의 등장으로 인해 '아는 것이 많은(wise)' 또는 '똑똑한' 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가장 가깝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요즘은 스마트 TV, 스마트 경영, 스마트 전략 등 스마트가 빠지면 안 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뭐든 다 잘한다는 개념이 되어버린 것이다. 

  서양에서 이론적으로 많이 배우고 공부한 사람을 '북 스마트(book smart)라 부르고, 배우지 못했더라도 풍부한 인생경험, 현장경험으로 관록이 있는 사람을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라 부른다고 한다. 즉 이론에 능한 것이 북 스마트이고 실전에 강한 것이 스트리트 스마트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사회는 이 둘을 모두 겸비한 사람을 원한다. 이를 서구에서는 딥 스마트(deep smart)라 부른다고 한다. 이는 모든 조직의 구성원에게 필요로 하는 덕목이지만 특히 리더를 꿈꾸는 자에게는 꼭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딥 스마트』는 국내 1호의 대학 자회사인 (주)트란소노 대표이사이자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겸직교수인 이정규 박사가 25년이 넘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학습과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을 다섯 가지의 큰 틀로 정리한 리더 또는 관리자를 위한 일종의 지침서다. 아니 리더만를 위한 지침서가 아니라 직장생활이나 조직생활을 하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지침서다. 다만 내용이 리더에게 정조준 한다는 점만 이해하고 읽으면 자기계발서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책은 다섯 파트로 설명한다. 모든 것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온다는 믿음, 중간관리자가 체득해야할 조직관리 논리,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즈니스의 판단기준, 딥 스마트가 되기 위한 전문역량 개발법, 그리고 각종 문서의 작성법, 이렇게 다섯 파트다. 그리고 각 파트마다 저자가 스스로 터득한 열 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었고, 필요에 따라 중간에 관리자가 꼭 알아두어야 할 점들을 비즈니스 핵심 스킬로 따로 다룬다.

  책에서 강조하는 점들은 대단히 많다. 물론 25년의 현장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이기에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핵심만 끄집어내서 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신 이 책이 리더에게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핵심만을 정리해서 요약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경영서이지만 자기계발서이기도 한 책. 저자는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딥 스마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신 속성과정을 통해 급조되는 일만은 없기를 바란다. 리더가 가져야하는 덕목 중에는 당장의 판단을 요구하는 것도 있지만 조직을 위해서는 조금 느슨하게 바라봐야 할 때도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꾸준하게 채워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책을 자주 접하다 보면 그 책을 추천하는 글을 자주 보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적잖게 나온다. 그래서 추천글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왜 우리가 멘토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절찬하고 추천했는지를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머리 아픈 일이 생겨도 해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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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초콜릿 - 두 자매의 삶, 달콤한 초콜릿, 꿈을 함께해준 소중한 사람들
프랜시 박.진저 박 지음, 문수민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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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에서부터 달콤 쌉싸름한 맛을 풍기는 책이 있었다. 재미교포 2세로 초콜릿 전문점을 운영하여 성공을 거둔 두 자매의 이야기로『초콜릿 초콜릿』이라는 책이다. 한국계미국인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기도 전에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4남매. 이 책의 주인공은 4남매 중 프랜시와 진저 두 자매다. 이 책은 이 두 자매가 워싱턴의 주요 법률회사가 밀집되어 있는 번잡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오즈(oz)라는 이름의 건물에 '초콜릿 초콜릿'이라는 가게를 열고 워싱턴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만들게 된 과정을 그린 자전적인 에세이다.

  이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게 된 계기는 안타깝게도 한국전쟁이다. 남쪽 출신의 아빠와 북을 탈출한 엄마. 어쩌면 분단의 비극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가족인 셈이다. 아빠는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에 꿈을 품고 공부하던 학생이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통일이 좌절되는 것을 보고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책은 초콜릿 전문점이 황무지나 다름없는 워싱턴 번화가에 번듯한 가게를 차리고 성공하겠다는 꿈을 키우는 두 자매의 일상이 그려져 있다. 가게를 처음 차리면서부터 두 자매에게는 시련이 닥친다. 악덕 인테리어를 만난 것이다. 그래서 불행하게도 가게가 제대로 모양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개업을 해야만 했다. 대신 이 둘은 가게 안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다가 밸런타인데이에 밀어닥친 손님들로 인해 가게가 터져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썰렁한 가게가 되곤 했지만 둘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손님이 없어 속상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상처 받았을 때도 이들에게는 그 순간의 어려움을 녹여주는 달콤 쌉싸름한 맛의 초콜릿이 있었던 것이다. 초콜릿을 입에 넣는 순간 모든 것을 달콤함으로 녹일 수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진 것은 너무나도 미국적인 두 자매의 일상이었다. 물론 아동기부터 미국에서 자랐으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한 부모를 둔 자매라 한국인의 맛을 조금은 느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초콜릿이라면 과자의 일종으로만 알고 있었던 내가 이 책을 통해 많은 종류의 초콜릿이 있다는 사실과 놀라운 가격의 고급 초콜릿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수확이었다. 책에 나오는 그 많은 이름들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예쁜 삽화로 책을 꾸몄고, 글로 풀어내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종류의 초콜릿의 이름으로 소제목을 뽑은 것을 보면 정말 아름다운 동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내 주변에는 초콜릿의 달콤 쌉싸름한 맛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었다. 책 말미에 집에서 만드는 초콜릿 하우스트뤼플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놓았다. 가장 중요한 재료는 역시 사랑이었다. 마무리로 위에 뿌릴 사랑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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