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 - 스물여섯 챔피언 김주희의 청춘노트
김주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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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권투를 시작했고, 그래서 권투 만큼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는 스포츠는 없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정말 그랬다는 이야기를 책으로 직접 읽게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스물여섯 챔피언 김주희. 사실 내가 처음 김주희 선수를 알게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 CF를 통해서였다. 미즈사랑이라는 대출업체 광고.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는 스물여섯의 챔피언 김주희 선수가 4개 기구 통합 세계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세계 여자 복싱계에서 한 선수가 같은 체급에서 6대 기구 이상을 차례로 석권한 것은 유일한 기록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책이다. 너무나 어려웠던 어린 시절 IMF로 공장이 문을 닫아 실업자가 된 아버지와 집나간 어머니. 어려서 배고픔때문에 육상을 하게되었지만 돈이 드는 것을 알게 되고는 그만두고, 우연히 언니가 다니던 권투도장에 언니 운동복을 가지러 갔다가 권투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피나는 노력으로 16살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자 프로복서로 데뷰하고 2년 후 IFBA 챔피언을 시작으로 그녀의 챔피언 행진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챔피언 벨트를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과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고, 잦은 부상때문에 고생도 해야 했다. 그래도 그녀는 이겨냈다. 그녀를 이기게 만들었던 것은 진짜 헝그리 정신이었다. 살아있는 한 꿈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마음, 그리고 아무리 아프고 고달픈 상처도 그 순간을 넘기면 아름다운 상처가 된다는 것이다.

  김주희 선수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중부대 엔터테인먼트학과 06학번으로 졸업도 했고, 교육학 전공으로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프로복서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9일 완도에서 열린 여자국제복싱평의회(WIBC) 챔피언 결정전에서 태국선수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로서 그녀는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플라이급 통합 챔피언에 이어 WIBC 챔피언까지 거머쥐게 돼 5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으며, 세계 여자 복싱계에서 한 선수가 같은 체급에서 차지하게 된 챔피언의 기구 숫자를 7개로 한 개 더 늘렸다.

  부제에서 청춘노트라고 밝혔듯 이 책은 김주희 선수의 수기에 가까운 책이다. 어쩌면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했던 연습노트의 연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자기계발서적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고 부끄러워진다. 나는 저 나이에 무엇을 했을까?

  이십대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니 삶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모든 분들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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