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초콜릿 - 두 자매의 삶, 달콤한 초콜릿, 꿈을 함께해준 소중한 사람들
프랜시 박.진저 박 지음, 문수민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에서부터 달콤 쌉싸름한 맛을 풍기는 책이 있었다. 재미교포 2세로 초콜릿 전문점을 운영하여 성공을 거둔 두 자매의 이야기로『초콜릿 초콜릿』이라는 책이다. 한국계미국인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기도 전에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4남매. 이 책의 주인공은 4남매 중 프랜시와 진저 두 자매다. 이 책은 이 두 자매가 워싱턴의 주요 법률회사가 밀집되어 있는 번잡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오즈(oz)라는 이름의 건물에 '초콜릿 초콜릿'이라는 가게를 열고 워싱턴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만들게 된 과정을 그린 자전적인 에세이다.

  이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게 된 계기는 안타깝게도 한국전쟁이다. 남쪽 출신의 아빠와 북을 탈출한 엄마. 어쩌면 분단의 비극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가족인 셈이다. 아빠는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에 꿈을 품고 공부하던 학생이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통일이 좌절되는 것을 보고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책은 초콜릿 전문점이 황무지나 다름없는 워싱턴 번화가에 번듯한 가게를 차리고 성공하겠다는 꿈을 키우는 두 자매의 일상이 그려져 있다. 가게를 처음 차리면서부터 두 자매에게는 시련이 닥친다. 악덕 인테리어를 만난 것이다. 그래서 불행하게도 가게가 제대로 모양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개업을 해야만 했다. 대신 이 둘은 가게 안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다가 밸런타인데이에 밀어닥친 손님들로 인해 가게가 터져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썰렁한 가게가 되곤 했지만 둘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손님이 없어 속상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상처 받았을 때도 이들에게는 그 순간의 어려움을 녹여주는 달콤 쌉싸름한 맛의 초콜릿이 있었던 것이다. 초콜릿을 입에 넣는 순간 모든 것을 달콤함으로 녹일 수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진 것은 너무나도 미국적인 두 자매의 일상이었다. 물론 아동기부터 미국에서 자랐으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한 부모를 둔 자매라 한국인의 맛을 조금은 느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초콜릿이라면 과자의 일종으로만 알고 있었던 내가 이 책을 통해 많은 종류의 초콜릿이 있다는 사실과 놀라운 가격의 고급 초콜릿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수확이었다. 책에 나오는 그 많은 이름들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예쁜 삽화로 책을 꾸몄고, 글로 풀어내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종류의 초콜릿의 이름으로 소제목을 뽑은 것을 보면 정말 아름다운 동화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내 주변에는 초콜릿의 달콤 쌉싸름한 맛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었다. 책 말미에 집에서 만드는 초콜릿 하우스트뤼플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놓았다. 가장 중요한 재료는 역시 사랑이었다. 마무리로 위에 뿌릴 사랑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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