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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의 내일 - 내 일을 잡으려는 청춘들이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
김난도.이재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7월
평점 :
요즘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는 무엇일까? 물론 계층마다 다양한 화두가 등장하겠지만 수많은 청춘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는 청년실업이다. 일자리 부족에서 오는 실업대란으로 좌절하는 수많은 청춘들. 그래서 각 대학마다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청춘들을 내몬다. 오죽하면 알바렐라(신데렐라처럼 시간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알바생), 올드보이(취업을 하지 못해 졸업을 미루는 장(長)학생)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을까?
‘내 일(My Job)이 없으면 내일(Tomorrow)도 없다’는 생각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란도 샘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그리고 <KBS 파노라마> 팀이 한데 뭉쳤다. 일본,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를 다니면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아 나섰고, 그렇게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김난도의 내:일>이다.
책을 요약하자면 기피되는 블루칼라 일자리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 만든 브라운칼라, 프리랜스에서 더 진화한 노마드 워커,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쇼셜사업, 적게 일하고도 높은 효율을 내는 여유 경영의 힘, ‘가장 로컬한 것이 가장 글로벌하다’는 기치를 실천하는 컨트리보이스,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시작하는 마이크로 창업 등을 미래의 일자리 전망을 예측하는 6대 잡 트렌드로 정의한다.
그리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춘 구직, 자신만의 브랜드 가지기, 취업을 위한 실질적인 직업교육, 국경의 한계를 넘는 글로벌 잡마켓 잡기,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만족과 행복을 얻는 일자리 찾기 등이 나만의 천직을 찾기 위한 5대 일자리 전략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것이 있었다. 청년실업을 극복하기 위해 펼쳤던 선진국들의 정책들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책과 대비가 되어도 너무 대비가 되었던 것이다. 그냥 단순하게 네덜란드의 사례만 가지고 비교해도 그렇다. 네덜란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평등하다. 바로 ‘동일노동-동일임금’이라는 고용차별금지법이 노동정책의 큰 축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동일노동-동일임금’에 대해서는 끝까지 언급조차 없었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턴제도만 해도 그렇다. 독일의 인턴제도는 접근하는 방법이 인력양성이 목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턴제도는 기업에 값싼 노동력을 억지로 제공하는 실업대책일 뿐이다. 그래서 독일은 인턴으로 들어간 회사에 대부분이 취업하고 인턴이 끝나면 숙련공 대우를 받아 평생직장으로 삼는 반면, 우리나라는 인턴에게 허드렛일이나 시키고 인턴기간이 지나면 인턴으로 재고용을 하지 않는 한 해고해버린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11가지의 트렌드 중 새롭다고 느껴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대신 “취업,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는 충분한 해답이 되었다고 본다. 결국 자신에게 맞는 일,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 그것도 아니면 최소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도 찾는 것이 최종 목적. 이를 위해서는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청춘을 위한 책이라지만 솔직히 정부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나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먼저 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기업인 역시 마찬가지다. 제발 선진국의 제대로 된 정책이나 선진 기업의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KBS 파노라마>에서 2부작으로 방송되었는데, 아래에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혹 이 링크가 깨지면 KBS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