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충격 - 심리학의 종말
이일용 지음 / 글드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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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知能)에 대한 정의는 참 다양하다. 민중국어사전에 의하면 두뇌의 작용, 지혜와 재능으로 나온다. 여기서 두뇌의 작용이란 생물체가 미지의 상태․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부연설명이 첨가되어 있다. 또 위키 백과사전에는 도전적인 새로운 과제를 성취하기 위한 사전지식과 경험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사실 우리가 흔히 거론하는 지능이란 사전적인 의미와는 좀 다르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바로 IQ가 아닌가 싶다. IQ intelligence quotient 점수(지능지수, IQ Score) 즉 머리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점수. 그런데 이를 잘못된 개념이라고 반박하는 책이 나왔다. <지능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책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심리학의 종말’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내가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책 소개 글이었다.

 

 

‘사고력의 원리’와 ‘지능의 정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책에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학습과 사고, 그리고 인생 3가지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이 3가지를 각각 독립적인 학문으로 다루어야 하지만 현실에는 그런 학문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스스로 이 3가지 학문인 학습학, 사고학, 인생학을 직접 만들기로 한다. 이후 1995년부터 20년간 연구를 통해 깨닫게 된 사실은 ‘지능’이라는 개념의 올바른 이해 없이는 이 3가지 학문의 이론을 정립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지능의 정체’를 밝혀낸 과정을 이 책을 통해 공개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내린 결론은 ‘지능’이란 ‘스스로 욕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며,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욕구’를 발생시키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 ‘욕구’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추론하고 예측하는 2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떠한 생명체도 스스로 욕구를 창출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욕구를 다른 욕구로 ‘착각’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그런데 만약 생명체에 ‘기억’이 있으면 욕구를 ‘착각’할 수 없기 되기 때문에 ‘지능’의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왜냐하면 ‘기억’이 있다면 ‘욕구’를 모른다는 사실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억’은 없으며, 우리가 ‘기억’이라고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은 ‘생각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제일 먼저 든 느낌은 당황스러움이었다. 어렵지 않은 용어를 사용해 쉽게 이해는 가는데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이다. ‘지능’에 대한 심리학이나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한 글이 하나도 없었고, 저자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과학적인 근거 역시 없다는 사실이 그랬다. 다만 스스로 터득한 사고학의 추론, 즉 가설을 제시하고 이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역설 추론법’과 ‘기본형 반전법’ 등 자신이 만든 사고학의 2가지 사고기법을 근거로) 밝힐 뿐이다.

 

그래도 찬사를 보내고 싶은 것은 참고할 자료 없이 오로지 스스로 사고를 통해 이러한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저자가 ‘지능 개발법’과 ‘사고력 개발법’을 나중에 나올 사고학 관련 책에서 제시한다고 하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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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아 기다려라 2015-01-1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생활14년을하면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딱 1가지가 제발!!!! 생각좀해~~~
그래도 이렇게 사고의 중요성에대한 책과 글들이 계속 나온다는것에 안도감이 들어요~읽어봐야겠어요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 - 박수길 대사의 외교관 36년, 한국 외교의 회고와 전망
박수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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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것이 1991년이었다. 올해가 2014년이니 유엔 가입한 지는 올해로 겨우 23년이 되었다. 유엔 가입신청을 최초에 한 것이 1949년이었으니 가입하는 데만 무려 42년이나 걸렸다. 그것도 88 서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로 국제사회에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주된 요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들이 몇이나 될까?

 

  짧은 유엔 가입기간에도 우리나라는 자랑스러운 인물이 두 명이 있다. 한 사람은 대한민국 제33대 외교통상부 장관이었고, 2006년에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되어 2007년부터 재임했고, 2011년 192개국의 만장일치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재임 중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한국의 UN통’으로 불리며, 2009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39차 유엔협회 세계연맹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출되었고, 2012년 제40차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전원 합의로 재선임 된 박수길 유엔협회 세계연맹 회장이다.

 

  박수길 유엔협회 세계연맹 회장의 회고록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이 상당히 긴데, <박수길 대사가 들려주는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라는 책이다. 그동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야기는 여러 차례 책으로 소개되었지만, 대부분이 자기 계발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박수길 대사의 책은 대한민국 외교사의 중요 사건에 대한 뒷이야기를 진솔하게 회고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책에는 김만철 일가 탈북사건, 김현희의 KAL기 폭파사건,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등 대한민국 외교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나온다. 각 사건과 협상에 대해 당시 상황을 비교적 세부적으로 다룬다. 하지만 대사가 유엔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1996년 이전의 사건들은 남북한이 치열한 외교전을 하던 시절이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이 국내외 정치적인 계산이 깔렸었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사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에 대한 외교사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집었던 책인데, 결과적으로는 약간 실망이 앞선다. 김만철 일가가 원했던 ‘따뜻한 남쪽나라’라는 말은 남한을 상징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이를 북한과의 외교전을 염두에 두고 남한으로 가자고 설득하는 과정, KAL기 폭파범 김현희에 대한 대사의 확신 등이다. 김현희에 대해서는 비록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대통령선거에 맞춰 귀국시킨 사실은 당시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엔이 기동하는 구조나 역할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점은 이 책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아프리카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르는 가봉의 봉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왜 많은 국민이 거리에 나가 환영을 해야 했고, 기념우표까지 발행해야 했는지에 대한 답이었다. 그것은 바로 미개한 나라일지라도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당당한 유엔 가입국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비가입국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에 대한 역사적 의의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북한을 합법적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유엔 동시 가입은 1972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 꺼낸 이야기였다. 동시가입의 전제는 당연히 상대를 인정하자는 것이었다.

 

  남북한 유엔 가입은 그동안 상대를 합법적 국가로 인정하지 않던 남북이 국제무대에서 서로를 국가로 인정한 것으로서, 한반도에서 남북 간 정통성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공존의 시대를 열었다는 데에 역사적 의의가 있다. -p85

 

  외교관을 꿈꾸는 사람 또는 외교 신참자라면 꼭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이 책에는 외교관들이 알아야 하는 외교가의 뒷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외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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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수업 - 나를 넘어 나를 만나다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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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를 읽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니체의 작품을 읽은 것이 아니고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책을 읽었다. 서울대학교 박찬국 교수가 쓴 <초인수업>이다.

 

  니체는 인간의 정신발달 단계를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그리고 최종으로는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물론 사람들에 따라 낙타의 정신에서 머물기도 하고, 사자의 정신에서 머물기도 한단다. 쉽게 풀어쓴 것을 요약하면 낙타의 정신은 인내와 순종의 대명사로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절대적인 진리로 알면서 무조건 복종하는 것을 말한다. 사자의 정신은 사회의 가치와 규범에 반항하는 시기로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니힐리즘(nihilism,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최종 아이의 정신은 니힐리즘을 극복하고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를 말한다.

 

  운명에 대한 니체의 견해도 눈길을 끈다. ‘하면 된다’는 자유의지의 철학에 대해 니체는 ‘단죄의 철학’이라고 불렀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실패한 사람은 부모 잘못 만났거나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사회는 실패한 사람은 성공할 만큼 노력하지 못했다고 단죄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패배주의로 모든 것을 운명 탓으로 돌리는 숙명론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사람을 만든다는 점에서 부정한다. 니체가 취하는 것은 운명애(運命愛)의 철학이다.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역경을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고 감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니체는 그렇게 험난한 살았다.

 

  저자는 니체의 운명애의 철학을 가장 잘 구현한 사람으로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든다. 그는 일본 경영의 신으로 꼽히고, 자신의 성공 비결을 ‘하늘의 세 가지 큰 은혜를 입고 태어난 덕분’이라고 했다. 가난하게 태어났고, 허약하게 태어났으며, 못 배웠다는 것을 세 가지 은혜라고 했다. 가난했기에 부지런한 습관을 익혔고, 허약했기에 건강의 소중함을 일찍 깨닫고 부지런히 단련하여 건강해졌으며, 초등학교 4학년 중퇴했기 때문에 상대가 초등학생이라도 무엇인가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려고 한 덕분에 다양한 지식과 지혜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은 죽었다.’라는 말은 니체를 가장 유명하게 한 말이다. 이는 니체가 신을 어떻게 보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니체는 신은 인간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니체가 본 예수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온 신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상징주의자라고 보았다. 지금처럼 신격화된 것은 바울이 성경에 옮기면서 복음(福音)을 화음(禍音)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원래는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가 되어야 하는데 예수를 믿고 천국에 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종교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인간을 교육하는 방법을 니체는 길들이는 방식과 길러내는 방식으로 나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대부분 길들이는 방식에 익숙하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자신에 대해 자존감이나 긍지 등을 갖지 못해, 부모를 만족하게 하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열패감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니체가 바라는 방식은 길러내는 방식이었다. 니체는 ‘그대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했다. 자신이 타고난 소질과 성향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었다. 그러면서 니체는 남의 평가에 민감한 이유를 우리 안에 존재하는 노예근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 노예는 언제나 주인의 평가에 기뻐하고 슬퍼했다는 것이다.

 

  책을 덮으니 뒤표지에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안일함을 탐하는 ‘말세인’으로 살 것인가!
      고귀하고 기품 있는 ‘초인’으로 살 것인가!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왜 하나도 없을까?’ 한 번쯤은 고민했던 이러한 인생의 질문들. 이 한 권의 책으로 그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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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회사에서는 이상한 사람이 승진할까? -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걸림돌을 비켜가는 48가지 비법
제프리 제임스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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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종종 한 번씩 의문을 품는 것이 있다. 회사에서 왜 능력 있고 성실한 직원이 승진하지 못하는지를 말이다. 능력 있고 성실한 직원을 좋아하지 않는 상사는 없다. 그런데 막상 인사발령이 나면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생긴다. 왜 그럴까? 정답은 회사에서는 일만 잘한다고 승진시켜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과 실적을 제대로 인정받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왜 회사에서는 이상한 사람이 승진할까?>라는 책으로 제목이 참 길다. 이 책은 비즈니스 분야의 파워 블로거인 ‘제프리 제임스’가 언론계에 몸담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지난 CEO부터 성공한 벤처 기업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장인까지 수천 명의 비즈니스맨을 만나 그들의 성공 비법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책은 회사에서 꼭 알고 대처해야 할 48가지의 비법을 7장에 걸쳐 다룬다. 제1장부터 제4장까지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법을 다룬다. 상사, 동료, 부하 직원, 그리고 자기관리 순이다. 제5장에서는 비즈니스의 핵심인 소통하는 방법과 인맥을 다룬다. 그리고 제6장과 제7장은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응급사항을 다룬다. 가령 실수했을 때 뒷수습이나 거짓말에 속지 않는 방법 등이다.

 

  책을 읽다 보면 느끼는 점이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꼼꼼히 읽을 필요가 없다. 장마다 그 장에서 다룰 각종 비법을 맨 앞에 간략하게 요약해 놓았다. 각 비법의 말미에는 친절하게도 TIP이라는 코너를 두어 비법의 요약을 다시 반복한다. 결국, 같은 제목의 비법을 소개, 설명, 요약 순으로 세 번 반복하게끔 한다. 물론 세 번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소개와 요약은 건너뛰어도 각종 비법을 터득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처음에 내용을 대략 상상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 보니 좀 섬뜩한 표현이 눈에 띄었다. ‘종신고용’이 사라진 시대에 살고 있다는 문구다. 저자는 연봉과 각종 복지혜택이 보장된 직장에 일하더라도 프리랜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꾸준한 자기관리도 중요하지만, 회사사정에 의해 실직자 신세가 되는 것도 한순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대비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흥미를 끄는 부분은 제7장 43번째 비법인 ‘회사의 경영 전략을 유리하게 이용하라’는 부분으로, 잊을 만하면 종종 등장하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하는 경영 전략에 대한 저자의 통쾌한 역설이었다. 현실성 없는 ‘식스 시그마’, 대규모 인원감축을 예고하는 ‘업무 재설계’, 논쟁만 앞서는 ‘매트릭스 경영’, 안전한 결정만 반복하는 ‘합의경영’, 평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핵심역량 제도’, 돌발 상황에 취약한 ‘목표관리’, 하나 마나 한 ‘최적관리’, 정치 싸움만 키우는 ‘상대평가’, 세력 다툼으로 끝나고 마는 ‘기업 재구축’ 등이다. 소제목에 이미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혹시 모를 정리해고나 기타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문제가 될 부분만 지적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연봉협상과 같이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약간 포함된 것을 제외하면 직장인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직장 새내기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만, 이 책에서 언급하는 것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법을 전수만 받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모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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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아 기다려라 2014-12-2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책을읽으려고 잡았는데 도움이 될것같아요^^
특히 7장43번째 비법은 인사쟁이로 12년을 근무한 제가 느끼는 그대로~~
 
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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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바로크 시대의 거장 루벤스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라는 스케치가 있다. 원래 그림 제목이 없었던 무명의 스케치였는데 1983년 12월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미국의 폴 게티 박물관에 드로잉 경매 사상 최고가인 32만 4천 파운드(6억 8천만 원 상당)에 팔려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작품이 가로 38.4센티 세로 23.5센티 자그마한 크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가에 팔렸다는 것이 화제를 모을 만도 하다.

 

  그런데 이 그림은 대략 1617년경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에는 조선과 로마는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그림이 그려지게 되었으며, 급기야는 그림 속의 모델이 누구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금까지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 잡혀갔다가 이탈리아에 노예로 팔려간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소년이라는 것이 다수설로 받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림 속의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철릭이라는 조선 초기의 평상복이고, 어른 옷이라는 점에서 이 설은 설득력을 잃는다. 왜냐하면, 노예로 팔려간 소년이 어른 옷을 소지하고 갔다는 것도 이상하고, 모델이 입고 있는 철릭 또한 조선 초기의 것으로 임진왜란 이전의 것이라는 것이다.

 

  소설 <한복 입은 남자>는 이 그림 속의 주인공이 누구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조선왕조실록에서 갑자기 엉뚱한 이유로 사라지는 한 사람에 주목한다. 그의 이름은 바로 장영실이다.

 

  장영실은 노비의 신분으로 태어나, 능력을 세종대왕에게 인정받아 미천한 신분에서 면천되어 종3품 대호군에서 정3품 상호군이라는 관직까지 이른 조선 전기 당대 최고의 과학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세종이 온천욕을 위해 이천을 다녀오던 중 장영실이 설계한 세종대왕의 가마가 부서지는 사건이 일어나 임금에 대한 불경죄로 곤장을 맞고 퇴출당한다. 그리고는 역사에서 자취를 감춘다. 임금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이다.

 

  소설은 방송국 PD인 진석이 루벤스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라는 그림을 소재로 특집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기 위해 ‘조선의 복식’이라는 전시 프로그램을 취재하러 간 과학관에서 ‘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100대 발명’이라는 전시에서 비차(飛車)를 보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그가 본 비차는 뜻밖에도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비행기 설계도와 똑같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형 아래서 만나게 되는 키 작은 서양여자. 둘은 비차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정도로 서로의 갈 길로 헤어진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과학관 주변 식당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신 작가라는 작가가 한 명 더 있음).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엘레나 꼬레아이고 이탈리아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대학생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한복 입은 남자’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초면에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는데 ……

 

  진식이 방송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엘레나. 엘레나가 진식에게 해석을 부탁하는 엘레나 집안에 대대로 전해져 왔다는 비망록이 소설의 전반을 이끈다. 도대체 비망록에 담긴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일까?

 

  이후 소설은 비망록에 남겨진 이야기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밝혀지게 되는데 ……

 

  소설을 다 읽고 난 뒤 제일 먼저 한 일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소설의 내용이 정말인지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그만큼 이 소설이 역사적 진실과 너무 어우러져 마치 실록을 재구성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이 장영실의 역사는 세종24년(1442년)에 실록에 실린 이야기를 끝으로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확인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대신 장영실이 설계했다는 신기전과 자격루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오랜만에 이야기에 몰입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정식 출판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읽었는데도 말이다. 스토리가 그만큼 잘 짜여 있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흥미진진하게 잘 구성했다는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같은 소재로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소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과 다른 점이라면 그림의 주인공을 안토니오 코레아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베니스의 개성상인>의 저자 오세영이 역사를 전공했다는 사실이 관심을 끈다. 그리고 다른 루벤스의 그림에 이 모델이 등장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성 프란시스 하비에르의 기적'이라는 작품이다.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역사적인 인물들을 조연으로 출연시킴으로써 소설의 완성도를 더 높였고, 나오자말자 한·중 합작 영화를 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사실 영화가 더 기대된다. 아마 세계적으로는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만큼은 큰 호평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깊어가는 가을,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이 한 권의 책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금상첨화다. 그렇다고 꼭 특정 장르의 독자일 필요는 없다. 소설 한 편을 계기로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질 기회를 가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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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아 기다려라 2014-12-29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꼭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