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 동굴벽화에서 고대종교까지
전호태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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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표지를 보니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를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울산에 살고 있으면서 반구대암각화 견학을 하면서 전문가의 해설을 듣기도 하고 실제 암각화를 멀리서 바라보기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 날개를 보니 신기하게도 이번 작가인 천호태교수님은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와 반구대암각화 유적보전 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계신다고 한다. 표지가 암각화로 보인게 우연이 아니였나보다.
내가 울산 사람이다보니 책날개에 울산에서 활동하시는 이력들만 눈에 띄게 보였다. 울산광역시에서 문화재위원으로 계시고 울산대 박물관장등을 역임하셨다니 어쩐지 반가운 마음이 들고, 지금까지 출판해내신 책들이 책날개에만 8권으로 많으니 문화재쪽으로 많은 학식을 가지신 대단하신 분이라는걸 알수가 있었다.

이번 책은 빨리 부지런히 읽어야 겠다는 부담감이 컸다. 일단 책 제목과 설명에서 이 책이 고대사상을 이야기할 것이라는 짐작을 했는데, 책을 받아보니 굉장히 두껍다. 508페이지의 장서이다.
고대사상을 담은 장서이니 어려울터인데 내용이 많으니 부지런히 읽어야 서평기일에 간신히 맞출수 있겠다는 부담감이 확 밀려왔다.
그런 생각으로 책을 펼쳤고 우선 '책머리에'부터 읽었다.

" 모교의 후배 교수가 갑자기 강의 하나를 부탁해왔다. 꼭 좀 해달라며 내밀었던 제목이 '한국의 고대 사상'이다. 아니 웬 고대 사상이냐고 물으니 새로 개설했는데 강의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새 강의의 개설을 이런식으로 하는구나 싶어서 작가님의 모교가 대체 어디인지 책 날개로 돌아가보았다.
"서울대 국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그렇구나.
교수님은 이 때 제안받았던 '고대인의 사고'라는 주제로 16개의 강의안을 만드셨다고 하시는데, 그때 16개의 강의안 쓰셨던 것을 다듬어서 이번 책의 16개의 목차로 만드셨다고 한다. 그 당시의 글을 잘 다듬는 과정에서 대화형식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서 이번책의 책 출판까지 이르렀다고 하신다. 제목과 표지에서 보였던 호기심은 목차를 살펴보면서 더욱 커지게 되었는데, 목차구성이 '생각의탄생'이라던지, '인간과 신', '신앙' 같은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앙과 사상을 담고있는 제목들이라 내용이 더욱 궁금해지고 기대가 되었다. 처음에는 아들과의 대화형식의 책이라 낯설다는 느낌이 크고 마치 아동용 역사동화를 읽고있다는 느낌에 살짝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첫 부분 낯섦을 잘 버티면 새로운 지식이 밀려온다.



어릴때에 접하는 단군신화는 순전히 동화책이였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한 이야기구성으로 인간을 사랑하여 홍익인간을 펼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환웅과 곰과 사자가 동물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어린이용 신화였다.
동화처럼 알고 있었던 단군신화를 국어선생님께서 역사적으로 들려주셨을때가 생각난다. 환웅은 북쪽에서 내려온 군사집단이였을거고 곰과 호랑이는 그 집단에게 속해지기 위해 머리를 숙이며 다가온 주변 부족이였을 거라고 했다. 각각 곰과 호람이를 신으로 섬기던 곰부족과 호랑이 부족중 환웅의 선택을 받은 것은 곰부족이였고, 곰부족은 부족장의 딸을 환웅의 처로 받쳤을거라는 설이였다.
그렇게 알고 있었던 단군신화를 이번 책에서 순전히 신화적인 해석으로 풀고 있었다. 환웅을 있는 그대로의 신 으로 보는 것이다. 환웅은 땅의 신이고, 땅의 신이 보기에 곰이 가장 멋지니 곰의 모습으로 하늘의 여신인 웅녀와 인연을 맺어 단군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신화라는 것은 그 당시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는 신의 모습을 담고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동화형태의 단군신화만 접해봤지 원문형태의 단군신화는 접해볼 생각도 안했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통해 처음듣는 단군신화의 신화적인 이야기가 낯설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인간의 사상에는 지역적인 부분과 문화적인 부분도 있지만 시대적인 부분도 있다. 여기에서는 고대의 사상부터 다루고 있으므로 구석기시대의 사상부터 등장하는데, 내 관심을 크게 끌었던 것은 교수님이 시대별로 달라지는 신의 모습을 비교분석해 주시면서 부터이다.
칼융이 인간에게는 원형이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신화에도 공통적인 원형이 존재하는데, 태초에 등장하는 신들은 전부 거대 거인화였고 여신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선사시대에 등장하는 신들의 모습이다. 신석기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의 사상속 신들은 태초의 신들의 모습과 비슷하여 거대했으며 어머니신이였다. 우리나라는 신석기시대에는 큰여신님 혼자 하늘을 다스리거나, 하늘이 큰여신님이라고 생각했던거 같다. 그런 태초의 신들은 청동기 시대에 와서 자식같은 신들에 의해 쫒겨나거나 갇히거나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믿는 주신은 어머니신에서 남신으로 바뀌게 된다.
신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사상과 소망이 인격화하는 것인데, 사람들의 사상이 바뀌었으니 신도 바뀌는 것이다.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의 소망은 생명과 먹이였으니 생명을 주관하는 여신의 모습과 사냥에 먹이가 스스로 오게 만드는 곰뼈같은걸 신으로 모셨을 거다. 신석기시대의 사람들의 소망은 농사지을때 적절한 날씨이니 하늘에 큰여신의 모습의 신을 만들고 섬겼을 것이다. 청동기시대의 소망은 국가의 체계와 권력이니 청동과 검에 신이 내리고 승리로 이끈다고 믿었을 것이다. 바뀐 신들과 함께 바뀐 신들을 섬기는 방법과 바뀌게 된 사상부분을 읽는것이 상당히 재밌고 신비로웠다.

이 책은 사상과 관념, 신앙과 종교처럼 보이지 않아서 존재할 수도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허상인가? 영혼은 실제인가? 영혼이 실제가 아니라면 조상신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제사지내는 대상은 과연 누구이고 무엇을 바라며 행하고 있는 일일까?
정말이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어디까지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인간의 마음이 허구를 상상할 수 있고, 그 허구를 믿는 능력이 설계되어진 건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다. 인간은 보는 존재가 아니다. 다만 믿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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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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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출판되고 있는 '현대지성 클래식'시리즈 책들은 전부 [완역본]이라는 문구가 달려있다. 세계문학을 완역으로 번역해서 출판을 한다는 의미인데, 여기에서 완역이란 '원문을 편집하지 않고 원작가가 쓴 원본을 있는 그대로 번역함'을 의미한다.

조사해보니 예전에는 번역하는 과정에서 편집을 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중역이나 편역본이 많았다고 한다. 논문의 형식을 띄는 설명하는 글들은 편역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거라 생각된다. 다양한 형식으로 출판함으로써 독자들의 기호를 맞춰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학장르는 이야기의 형식을 띄고 있고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성이 있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담긴 완역본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외국어를 익혀서 원문을 읽는것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상 힘들기에 원문과 가까울수록 좋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다.

세계문학이 우리나라에 들어올때에는 외국어에서 한국어로 언어가 바뀌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번역가가 누구인지, 어떤 스타일로 번역을 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번역된 스타일에 따라서 글을 읽을때에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데미안 책을 읽을 일이 있어서 책을 찾아 읽었는데, 평소 읽어오던 출판사책이 아닌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데미안책을 한번 읽어보았다. 다른 책은 초반에 읽다가 이전의 책에 익숙해져버린 탓인지 어쩐지 거부감이 들어서 책을 덮어버리고 기존의 책을 다시 찾아 읽었다. 분명 글의 기본 스토리라고 하는 뼈대는 같을텐데 문체가 달라지니 읽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졌던 것이다.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독서를 하다보면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게 되고 선호하는 출판사도 생기게 된다. 분명 다양한 작가의 책을 출판해내는 출판사들인데 신뢰하게 되는 출판사가 생겨버리는 것이다. 신뢰하는 출판사들 중에 한곳이 바로 이 책의 출판사인 현대지성 출판사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를 좋아하게 되었다.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를 처음 만난것은 도덕경이였는데, 도덕경 내용자체가 뛰어나서 내용에 빠져들고 책에 빠져들고 표지에 빠져들게 되었다. 첫 책에 대한 호감은 전염되는것 처럼 같은 표지를 가지고 있는 다른 책도 덩달아서 좋아하게 되는 효과를 낳았다.

초록색의 단정한 고전의 느낌을 가지는 표지에 호감을 느낀상태로 두번째 책인 '걸리버 여행기'를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외로 책 내용이 굉장히 재밌고 가독성있게 잘 읽혀서 이후에도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책이 눈에 보이면 일단 신청하고 받아서 읽어보리라는 욕심이 생겼다.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나오는 책들은 최근에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는 책들이기에 현대우리말에 맞게 번역이 된듯하다. 원본책 자체는 19세기 고전이지만 옛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안들고 현대동화를 읽는듯 문체가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읽히는 점이 좋다. 그래서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쉽게' 접해보고 싶으면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접해보라고 추천을 해주곤 하는데, 추천 해줄때 번역이 의역을 넘어선 초월번역이라는 말을 꼭 해준다. 엄청나게 쉽게 읽히니 말이다.

이번에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중에 29번인 '올리버 트위스트'가 도착을 했다. 책을 받았을때 제일 처음 보게 되는 표지디자인에서 익숙한 친구를 만나듯 반가운 마음이 흘러나왔지만, 책을 손에 잡고 무게를 느낀순간 긴장감도 같이 느끼게 되었다. 책이 엄청나게 두꺼웠던 것이다. 이번 올리버 트위스트 책은 600페이지가 넘어가는 엄청난 장편인 벽돌책이었다. 다른책이 이런 페이지를 가지고 있었다면 조금은 책에 대한 거부감이 밀려왔을지도 모를 일인데, 어쩐지 이번 책에는 거부감이 들기는 커녕 기대감이 들었다.

출판사가 현대지성 클래식이니깐 지금까지 처럼 쉽게 번역되었을거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무엇보다 강한 호기심이 들었던 것은 책의 작가가 영국의 대문호인 '찰스 디킨스'였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세익스피어를 가져서 행운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찰스 디킨스를 가져서 더 행복하다"라고 영국인들은 말한다고 한다. 그만큼 당대 최고의 인기작가이자 영국인들과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았고, 또 지금도 사랑이 이어지는 작가가 바로 찰스 디킨스이다.

이번 '올리버 트위스트' 책은 19세기의 산업혁명 시대를 비판하는 사회 풍자소설이다.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인물의 출생부터 일대기를 그린 서사소설인데 작중 올리버의 엄마가 홀로 떠돌다가 아이를 구빈원에서 낳았기에 올리버는 구빈원 출신이 되고야 만다.

처음 구빈원이라는 단어에 낯섬을 느꼈는데 구빈원은 빈민을 구제하는 곳으로 이 당시 사회가 빈민 구제법이 시행되고 있음을 알수있다. 나라에서 빈민을 구제해주기 위해 법도 정하고 구빈원도 만든다고 하면 언뜻 잘되어있는 사회라고 볼수있는데, 찰스 디킨스는 이 구제법과 구빈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면서 그만의 해학을 보여준다.

소설은 처음부터 제도가 가지고 있는 왜곡과 인간 내면의 악을 끄집어 내면서 비판과 풍자가 시작되는데 그의 날카로운 시선과 우리가 진정 깨우쳐야 될 점이 무엇인지 시사해준다.

누군가는 찰스 디킨스에게 왜 구제법을 풍자했냐고 물을 수도 있겠는데, 이는 찰스 디킨스 본인이 빈민가 출신이라 빈민들에 대한 삶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이 소설의 배경은 허구의 산물이 아닌 현실이였던 것이다.

"사실 올리버에게는 성가시고 귀찮지만 인간이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의례인 '호흡'이라는 중차대한 임무가 남아 있었다."

한가하게 독서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나인데, 최근들어 배우고 익히는 일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유튜브로 타로영상도 봐야하고 인간과 상징도 복습해야 하고 독서모임에 선정도서도 읽어야 한다.

최근들어 굉장히 바빠짐에 따라 이런 벽돌책을 읽어낼 시간적인 여유가 전혀 없었는데, 이 책을 꾸준히 붙잡고 내 시간을 쏟아가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소설의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진진하니 재밌었던 덕분이였다. 다른 책이였다면 아마 이렇게 못 읽어냈으리라.

소설속에는 고아가 감당해야 할 현실이 지극히 처참한 형태로 그려진다. 고아는 부모도 없고, 처음부터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로 세상에 나오기에 태어나면서 부터 극빈이다. 그냥 빈민도 아니고 극빈민이다. 어린아이와 고아인 어린아이는 전혀 다르다. 세상에 홀로 우뚝 서버려 아무데도 기대고 의지할곳 없는 어린아이가 바로 고아다.

그런 아이를 돌봐주려 나라에서는 구빈원을 운영하지만 구빈원의 관리들이 왜곡되고 삐뚤어져서 인간의 악을 가지고 있으니 이 자체가 현실이자 풍자가 된다.

불쌍한 어린아이가 이제 안불쌍해지려나 싶으면 악당을 만나서 더 험한꼴을 당하게 되고, 이 아이의 인생은 이럴 수밖에 없나 하고 포기하려 하면 누군가 슬며시 희망을 준다. 그래 인생이 나쁠 수만은 없다며 좀 살아보라고 응원을 할라치면 또 악이 집어삼킨다.

선과 악의 고리에 번갈아가면서 빠지는 이 순환고리에 앞으로 아이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를 작가는 뛰어난 글솜씨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갔다.

한 인물의 성격과 행동에 대한 캐릭터구성이 매우 뛰어나고 인간 내면을 잘 묘사해놨으며, 읽는 독자들이 책을 놓을수 없게 높은 몰입력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읽을수가 있었다.

이야를 진행시키는 그의 필력과 상황의 묘사와 글을 쓰는 솜씨 모두가 합해져서 그를 천성이 작가인 이야기꾼으로 보이게 했다.

"사람은 눈을 꽉 감은 채 완전한 무의식 속에서 5일 밤을 내리 잘 때보다, 반쯤 눈을 뜬 채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반쯤 의식하는 5분 동안에 더 많은 꿈을 꾼다."

보통 일정이라면 아무리 바빠도 저녁 10시면 잘 준비를 하고 이불속에 들어가버리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아무리 늦어도 12시 이전에는 잠들어 버리는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하지만 10시무렵에 낸시가 '우리편'이 되는 순간을 접하면서 부터 스토리가 후반부를 달리며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랐기에 책을 놓을 수없게 되어 결국 새벽 1시가 넘어서 까지 책을 읽어버리는 독서의 열정을 불태우게 만들었던 책이다. 뒷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덮고 자러갈수가 없었던 것이다. 초반부터 주인공의 삶의 스토리가 계속 꼬이고 꼬여서 마지막에도 꼬일까봐 불안하고 현실적인 결말로 끝날까 걱정되어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엄청 높았었는데, 결말을 보니 작가의 찰스 디킨스는 아직 꿈이 있는 다정스런 이야기꾼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무래도 마지막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서인데, 이 부분에 대한 감상은 저자 서문글과 같이 읽으면 감동이 배가 된다.

찰스 디킨스는 이 이야기가 어느 잡지에 실렸던 이야기라고 설명을 해주는데 실리기 전부터 도덕적인 측면에서 반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을 미리 했었던 듯 싶다.

그런 예상에도 계속 이 이야기를 싣기를 원했던 것은 그는 이런 이야기에서 어떤 의무감을 느꼈던 듯 하다.

" 나로서는 가장 추하고 불쾌한 이야기에서도 가장 순수하고 선한 교훈이 얻어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나는 이것이 널리 인정되고 확립된 진리라고 항상 믿어왔다."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희망의 상징을 창조시켜놓고 그를 태생부터 악의 구렁텅이에 빠뜨렸지만 그가 빛을 잃지 않기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환경이 아무리 타락하고 주변인물이 아무리 먹물을 내뿜는다 하여도 선한 백조로 태어난 아이는 까마귀속에서도 물들지 않는 선함을 지니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든 빈민들이 사는 곳이든 선한 의지는 어디에서든 있으며 그 선함을 주변이 꺽을수는 없다고 이야기해주는 듯 하다.

자신의 타락과 어둠에 대해서 주변환경이 그랬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사방에서 먹물을 뿜어대는데 내가 물들지 않고 어떻게 버틸수 있었겠느냐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돌이켜봐야 할 것은 같은 환경속에 있더라도 물들지 않고 본인의 자세를 꿋꿋히 지키는 자들은 분명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를 통해 의지의 선함을 보여주고 낸시를 통해 우리 내면속에 솟아나오고 싶은 선함의 본능이 있었노라고 이야기해주려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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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엇지 최태성 한국사 강의만화 1 : 전근대편
최태성 지음, 김연규 그림 / 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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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엇지' 가 무슨말인지 아시나요?

다음엇지는 만화의 순 우리말 이라고 해요. '다음은 어찌될까'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그림으로 나타낸 이야기이죠. 처음에 만화의 형태는 4칸의 그림형태를 띄었다고 하는데요. 이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호기심을 가지라는 의미에서 '다음엇지' 라고 불리었다는데요. 일본식 한자용어인 '만화'에 밀려버려서 자취를 감추었다니, 안타깝네요.

그런 '다음엇지' 단어를 최태성선생님이 살려서 책 제목에 붙여주셨으니, 이 책이 '다음엇지 최태성 한국사' 가 되었지요.

'다음엇지' 형식을 띄고있는 책속으로 바로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프롤로그가 있네요. 왜 프롤로그는 우리말로 안쓰여있나요ㅎㅎ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프롤로그에는, 한국사는 우리의 역사! 우리 이야기이기에, 암기로 넘어가지 말고 이해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실들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우리가 역사에서 사람들을 맍나지 않기 때문에 시험보는 수단에만 그치게 된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1권인 전근대사에서는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주신다고 하시는데요. 과거의 사실들, 과거의 사람들과 지금의 나를 모두연결하는 소통을 통해서 역사를 알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하시네요.

프롤로그 뒤쪽 내용에서는 2권의 키워드인 '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요. 각 시기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를 가지고 그 문제의 해방을 위해 사람들은 꿈을 가지면서 헤쳐나갔다는 내용이 나와요. '자식들에게 평등한 세상을 물려줄것이라는 꿈', '우리 자식들은 독재 정권이 아닌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세상에서 알게 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거죠.

그리고는 '다음 세대의 후손들은 지금의 우리가 어떤 꿈을 위해 살았다고 이야기할까요?' 라는 말 풍선이 나오는데요. 순간 멈칫 하면서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역사를 큰 흐름으로 살펴보면, 사람들은 그 큰 흐름속에서 헤엄치며 살아온 것인데요. 지금 우리 역사의 흐름은 어떤 모습이고, 저는 어떻게 헤엄치고 있으며, 미래의 후손들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해줄까요?

'더 나온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라고 하시며 프롤로그는 끝이나고, 본격적으로 '고대' 편으로 시작하는 본 내용으로 들어가 봅니다.

'다음엇지' 형식으로 이루어진 한국사 책은, 최태성 선생님으로 추정되는 캐릭터가 나와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이야기를 이뤄나갑니다. 그냥 선생님 캐릭터만 따라가면 역사여행을 한편씩,한편씩 끝낸다는 기분이에요.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해서 사람들의 의식주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요. 돌에서 떼어냈다고 뗀석기라 불리는 도구가 나오는데요. '뗀석기 4종 세트'만 암기쪽에 들어가니, 홈쇼핑 컨셉으로 뗀석기 4개인 '주먹도끼,긁개,밀개,슴베찌르개'를 팝니다.

이 컨셉은 다음 장인 신석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져서 '간석기와 친구들' 을 홈쇼핑식으로 파는데요. ' 돌보습, 갈판,갈돌, 그물추,가락바퀴' 를 '현명한 신석기인의 선택! 간석기와 친구들' 이라며 파는 그림을 넣어서 간단하면서도 한눈에 쏙 들어오게 잘 표현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다음엇지' 형식으로 이루어진 책은 하나의 사건을 다룰때는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진행되기에 쉽고 재미있게 볼수가 있는데요. 어떤 제도라던지 법과 관련된 정치적인 용어가 등장하면 어쩔수없이 딱딱해져버리게 되는거 같아요. 사실 역사가 어려웠던 이유가 그 시대의 제도들이였거든요. 그래도 이번기회에 꼼꼼히 읽어보려니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한권의 책에 구석기인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 들어가있는데요. 사실 하나의 시대만 하더라도 한권이 나올수 있는 분량이잖아요. 그 많은 내용이 한권에 압축해 들어가 있으니, 정말 중요한 내용만 압축되어 들어가 있는거 같아서 책속의 내용만은 잘 읽어둬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군다나 만화그림으로 표현된 책이고, 대부분이 그림이니 말풍선과 글이 들어갈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적거든요.

표지에는 '전체관람가 하룻밤 완독' 이라 적혀있던데, 전 한 3일은 걸리지 싶어요. 서평이벤트에 쉽게 쓰여있겠다싶은 한국사책만 나오면 무조건 신청하고 보는데요. 그 이유가 저도 역사공부가 되고, 아이에게도 공부가 되면서, 아이와 함께 역사책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으면 해서였어요. 이번 책은 정말 잘 선택했고 제가 보기에나 아이가 보기에나 굉장히 좋은 책이 와서 잘 읽었다고 생각이 되네요.

지금까지 한국사책이라면 정말 조선시대까지만 딱 봤던거 같아요. 조선의 왕들만 반복적으로 만나보고 역사공부를 해왔다고 생각했던거죠. 다시금 생각해보니 근현대사를 다루는 책은 잘 살펴보지 못했던거 같아서, 이번 책의 2권에 이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현대사편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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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소담 고전 명작 시리즈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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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는 신이 필요 없었다.

멋진 신세계니까!"

Brave New World

'멋진신세계'를 받았어요. '멋진신세계'를요. 디스토피아의 최고작이라고 불리우는 '멋진신세계'. 제목을 굉장히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디스토피아를 대표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멋진신세계'와 '1984'를 꼽는다고 말했습니다. 책의 제목을 듣는 순간 '먼진신세계'는 바로 기억이 되었고, '1984'는 잘 기억이 되지 못하였지만요.

어쩐지 '1984' 책은 기회가 되어서 바로 읽혔고,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을 선정도서로 선정이 되어서 또 읽었고, 다른 출판사의 책이 생겨서 다른 사람의 번역버전으로 한번 더 읽었지요. '1984'는 독서모임에서도 선정이 많이 되는 책이였던거 같아요. 새로운 시각이였고, 놀라웠고, 함께 이야기할 내용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째서였을까요? 멋진신세계 책만은 읽을 기회가 잘 생기지가 않았어요. 어쩌다가 독서모임에 선정도서로 선정이 되었는데요. 그 당시에 안타깝게도 참석하지 못해서 사람들에게 후기를 물어보니 책이 굉장히 불쾌했고 다시는 읽고싶지 않는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찾아서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잊혀져 가던 책이 '멋진신세계' 였지요.

tvN에서 [책읽어드립니다] 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시작하였어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10분에 방영되는 프로인데요. 전현무 mc를 중심으로 설민석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주신다는 내용의 프로이지요. 설민석선생님은 이전에 역사강의해주시는 내용으로 티브이에서 한번 봤던 적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의 왕과 영웅과 전쟁과 독립운동을 마치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혼의 말투로 목의 핏대를 잔뜩 세워서 열강을 해주시기에 기억에 많이 남았었던 분이셨죠. 그당시에 많은 인기를 얻으셨었는데요. 이렇게 '책읽어드립니다' 프로에서 한번 더 보게 되어, 이 프로는 꼭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꼬박꼬박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되었죠.

그런 '책읽어드립니다'에서 '멋진신세계'가 나왔답니다.

'책읽어드립니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자, 서점들은 '책읽어드립니다' 코너까지 만들었다고 해요.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책들을 따로 모아서 진열해놓고 프로그램에 나온 책들이라는 팻말까지 세운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인기에 힘입어서, 출판사들은 프로그램에 나왔던 책들을 재출판하기에 이르렀어요. '책읽어드립니다' 방송도서라는 띠표지를 붙이고 재출판을 한다니 티브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수가 있었네요.

더군다나, 서평이벤트까지 벌이시니 물들어올때 노젓는다는 표현이 알맞은거 같았어요. 덕분에 제가 노젓는 배에 잽싸게 탈수가 있었지요. 네! 서평이벤트에 당첨이 된 것이랍니다. '멋진신세계' 책은 사람들이 소담출판사쪽이 번역이 잘되어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담출판사쪽 책을 읽고 싶었는데, 딱 알맞게도 소담출판사책을 받아보게 된것이였죠.

'멋진신세계' 책을 선물받듯이 기쁘고 즐겁고도 흥겨운 마음으로 받아들고는 잔뜩 기대하면서 본 책 내용을 읽어가기 시작했어요. 보통 책을 받으면, 표지를 좀 살피고, 책 날개에 작가가 어떻게 쓰였는지 살피고, 말머리 등등을 조금은 살피고, 본 내용으로 들어가지만요. 이번 책은 기대가 굉장히 커서 살펴볼 겨를도 없이 받자마자 바로 본 내용으로 들어갔어요.

굉장히 읽고 싶었거든요.

책을 초반에 읽으면서....왜 사람들이 이 책이 불쾌하고,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는지를 단박에 이해해 버렸습니다.

저도 조금 불쾌하고 속에서 약간의 거부반응과 '아..이게 모야' 라는 표정이 찡그려지는 반응이 자연스레 나왔어요.

디스토피아의 대표작이라고 유명한데다가, 이 책의 제목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책 자체가 유명하기에,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독서모임에 선정도서로 일단 선정해보려 한 적이 있었거든요. 직접 읽어보지 않았어도 유명한 책을 선정하면, 유명한 만큼 실패를 안하더라고요. 신기하게도요. 그런데...이 책은 조금 생각해봐야 해요.

'1984' 와 '멋진신세계' 둘다 배경이 미래세계에요. 사람들을 세뇌시켜서 정신을 지배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요. '1984'에는 그래도 아직 과거의 향수와 저항과 사랑이 존재하는데요. '멋진신세계' 에는 너무 처절할 정도로 애착과 소유와 욕망과 저항, 사랑이 존재하지 않아요. 사람을 그저 고깃덩어리로 보는거죠.

 줄거리

A. F. 즉 헨리 포드가 T형 자동차를 대량으로 생산해낸 해를 기원으로 삼은 시대의 세계국(World State)에서 사람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까지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된다. 이들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전기 충격을 통한 세뇌로 각자의 신분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정해진 노동 시간을 끝내면 자극적이고 단순한 오락들로 시간을 보내며, 항상 소마(soma)라는 약을 통해 환각과 쾌락을 느낀다. 누구도 불만이 없고, 만인은 만인의 소유이며, 심지어 죽음까지도 무의미한 세계. 이 완벽한 유토피아에서는 모두가 다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와 격리된 보호 구역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이곳으로 초대된다. 존은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처음 보는 놀라운 과학 문명에 감탄하지만, 자유를 빼앗긴 채 아무 생각 없이 순응하며 살아가는 거짓된 행복에 점차 환멸을 느낀다. 결국 야만인 존은 고통과 불행을 달라고 부르짖고는 홀로 외딴 등대로 가는데……. 그곳에서 과연 그는 갈망하던 원시적인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인가.

  

'멋진신세계' 책에는 '3S정책'이 있어요.

대중들을 우민화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요.

3S는, 즉 스크린(screen:영화), 스포츠(sport), 섹스(sex)에 의한 우민정책이라고 하네요.

대중을 3S로 유도하면 대중이 우민화가 된다는것인데요. 대중이 우민하여 정치적 자기 소외,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지배자가 마음대로 대중을 조작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말한다고 해요. 이런 우민화가 식민지정책에 있어서 순치(馴致)정책의 한 전형이라고 하는데요. 스포츠와 스크린이 우민화의 한 종류라는 놀랍네요.

하지만 정말 대박은 '3S정책'중에 Sex'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이 초반에 불쾌하다고 이야기하고, 독서모임에서 선정하기에 주저하게 된 원인이 이 '3S정책' 중에 Sex부분인데요.

'멋진신세계'에서는 가족이라는 형태가 없어요. 사람은 대용혈액이 들어있는 유리병속에서 인공수정이 이루어져서 태아상태를 거치면서 탄생의 과정을 거칩니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아이들은 부모라는 개념을 모르고 심지어는 '어머니','아버지'와 같은 단어에 역겹도록 세뇌를 당해집니다. 이들에게는 가족도 없고 부부도 없으며, 연인이라는 개념이 없이, 자유연애를 하도록 교육이 돼요.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서 보통적인 상식이라고 하면, 남녀의 연애의 결말은 결혼이다. 에요. 젊은 남녀가 결혼해서 함께 살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며, 가족이라는 공동체속에서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것이 보통의 상식이라고 배우고, 그것이 당연하게끔 느끼고 자라고 커왔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살아왔고, 저도 이렇게 살며, 우리아이도 이렇게 살기를 바라고 원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논리도 단지 어려서 부터 이렇게 교육받았기 때문에 생긴 가치관중 하나일까요? 저도 결혼관에 대해서 세뇌당한 걸까요? 제 자유의지가 맞을까요?

가끔 결혼이라는 제도속에 들어오지 않는 독신들을 보면 어쩐지 부럽기도 하거든요. 멋진 신지식인같아 보여요.

헉슬리는 우리가 각종 오락거리와 마약과 향락으로 가득찬 시덥잖은 사회로 전락해버리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해요. 멋진신세계속에서 사람들이 쾌락에 의해서 통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느끼는 쾌락이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스포츠와 스크린과 연애는 인간에게 분명히 쾌락을 주죠. 힘과 환호와 열정과 기쁨을 주는 것은 분명해요. 연애는 충분히 기쁜것이지만, 연애만으로 인간은 살아갈수 있는 존재가 맞을까요?

인간은 쾌락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마약으로 마비시키고 환락을 준다해도, 인간은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지 않을까요?

나중에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번뜩 드네요.

지금 제가 결혼이라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멋진신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자유연애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갈거라고 생각하니 번뜩 우리아이 얼굴이 떠오르네요. 다른건 몰라도 아이는 함께하고 싶은데 말이에요.

직장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해서 '멋진신세계'가 꼭 나쁘지만은 않은데? 라고 생각해 버렸던 것은 왜 일까요?

'멋진신세계' 에서는 태아상태부터 이미 계급이 정해지고, 직업이 정해져서 그 직업이 적성에 맞게끔 태아상태를 조절해줍니다. 높은 기온에서 일해야 하는 태아에게는 높은 온도를 쬐었을때 보상인 혈액을 흘려보내주죠. 그러면 보상과 연결지어져서 높은온도는 자기에게 이롭다고 세뇌당하는거에요. 이런식으로 태아부터 시작된 세뇌는 유아기에도 이어지고, 성인이 되어서 자기 삶에 아무런 불만은 커녕 자기의 맡은 일을 좋아하고 성실하게 일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들은 직장에서의 만족도도 높지만, 계급에서의 만족도도 매우 높아요. 처음부터 본인의 계급을 인정하고 좋아하게끔 세뇌당하기 때문이에요. 지배계급은 하층계급을 멍청하다고 비난하고 자기계급을 좋아하는 동시에, 하층계급은 지배계급은 우리보다 더 머리를 쓰며 공부해야하고 치열하게 살아야함에 비난하고 자신의 계급인 하층계급이 편하다고 좋아합니다.

일하는데 있어서 불평불만이 없고 만족만이 있는거에요.

지금 우리 아이들이 초,중,고까지 12년을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와 학원에 들락날락 거리며 놀지 못하고 죽어라고 학업에 열중하고 고통받는 이유는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잖아요. 그런데도 취업후에는 어떤가요? 계속해서 불평과 불만이 넘쳐나는 이상한 부조리를 반복하고 있어요.

'멋진신세계'에서 태아상태를 인위적으로 손대는 내용만 없앤다면 (뒤에서 알파들세상의 부작용도 나옵니다) 직장문제는 오히려 지금의 대한민국이 디스토피아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저는 지금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를 읽고 이해하고,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데미안' 포함하여, 카를 융에 대해서 까지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저기 꼽혀있는 모든 책이 단 한권 '싯다르타' 만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니, 열정이 넘치지 않나요?

책에 나오는 동시성과 전체성이라는 개념이 굉장히도, 너무나도 좋더라고요. 그렇게 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에 한걸음 다가가던 저에게 '멋진신세계' 가 다가왔던 거였어요.

이제 좀 깨달음의 문틈으로 무언가 보이는가 살짝 엿볼라던 찰나에 읽었던 '멋진신세계'는 깨달음의 문을 다시 굳게 닫아버렸답니다.

다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어요. 세상이 편해지고 모든게 만족스러우면 신이란 필요 없는 거거든요. 신이란 세상이거든요. 세상이 사람들에게 만족만을 주는데, 깨달음이 뭐고 자기구현은 또 뭐겠어요. 그거 다 행복해지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멋진신세계 사람들은 이미 행복한데요.

기가막힌 타이밍에 '멋진신세계'를 읽었다는 느낌과 모든 사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될거같아요.

마지막에 나왔던 통제관과 존의 대화를 읽으면서 어느순간 통제관에게 설득당하고 사상교육을 받게 되었나 봅니다. 이렇게 사상교육과 세뇌가 무섭습니다.

다시 비판적의식을 가지고 깨어있는 사람이 되도록 정화의식을 조금 치뤄야 될것 같아요.

원래대로라면 바로 '싯다르타'를 이어서 읽어야 되지만, 잠시 다른 책을 읽으면서 '멋진신세계' 의 감정이 정화되길 기다려봐야겠네요.

그리고 조금 정리가 되면, 마지막에 통제관과 존의 대화는 다시 정독을 하면서 천천히 읽어봐야겠어요. 이 책의 모든 주제와 핵심내용과 철학이 그 한부분에 다 들어가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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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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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화면에 "다산북스 열독 응원 프로젝트" 택배가 인수되었다는 메시지를 담은 팝업창이 떴다. 택배가 온다는 메시지는 언제나 선물을 받는 것과 같은 기쁨을 안겨주지만, 이번 메시지는 기쁨과 함께 설레이는 두근거림도 안겨주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3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벤트로 이미 첫째 주의 소설책을 마무리했고, 둘째 주의 소설책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둘째 주의 소설책이 유난히도 기다려지는 이유는 둘째 주의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프레드릭 배크만'이였기 때문이었다.

수시로 택배 어플에 들어가서 내 소설책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몇 시에 도착할 거라는 배송 메시지를 받고, 택배 배송을 완료했다는 메시지를 받고서, 기대에 부풀어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현관문을 열고 바닥에 놓여있던 택배 포장 비닐을 손으로 집어 올렸을 때, 포장 속에 들어있는 책이 굉장히 얇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최근 '베어 타운'과 '우리와 당신들'의 엄청난 벽돌 책을 감당하고 난후라, 이번 책이 두껍더라도 즐겁게 읽어보자며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기다렸었다. 어쩌면 벽돌 책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책이 얇은데 양장본으로 두껍게 처리가 되어있으며, 이 얇은 책 속에 책갈피 끈도 들어있다. 얇지만 쉽게 읽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무심코 긴장하게 되었는데, 가만 보니 제목이 '일생일대의 거래'로 제목이 심상치가 않다.

가장 놀라운 건 표지에 있는 처음 보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얼굴이었는데, 이 책이 그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표지에 자신의 얼굴을 실었을까 생각하니, 이 얇은 책은 최대한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밤이 되길 기다렸다가 조용하고도 고요하게 읽기 시작했다.

내가 그의 책을 처음 보았던 건 '오베라는 남자'였다. 도서관에 꽂혀있던 수많은 책들 가운데 파스텔톤의 부드럽고 따뜻한 표지가 눈에 들어왔었다. 책을 빌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오베라는 캐릭터 설정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고집불통 꼰대 할아버지.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밀려와서 그대로 책을 덮어 버리곤 반납해버렸다. 그렇게 '오베라는 남자'는 나에게 거부감만을 안겨준 채로 다시 빌리지 않은 책 목록에 자리를 잡았다.

그 후에 우연찮게 '브릿마리 여기 있다' 책을 읽게 되고 할머니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는 깊게 빠지게 되었다. 그 후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책도 찾아서 읽어보았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책도 감명 깊게 잘 읽은 책으로 내 속에 남아있게 되었다. 그 후 프레드릭 배크만이라는 작가의 팬이 되고 그의 신간이 나오는 족족 읽어보고 깊이 빠지게 되었다.

그가 소설을 쓰는 방식 또한 마음에 쏙 들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나 이해하기 어려운 공동체 심리나 소외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오베라는 남자는 왜 꼰대처럼 늙게 되었는가, 같은 건물에 살지만 서로 남남인 것 같은 개개인의 사람들은 어떤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는가, 브릿 마리는 왜 자신의 집을 떠나는가, 노인의 치매를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는가.

그리고 다 같이 살아가는 마을에서 어떻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발생하는가.

이는 마치 인자한 아버지가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한 어린아이에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풀기 어려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깊게 설명해주기 위해서 소설로 풀어서 써준 내용 같다.

그 부분이 이번 책에서도 표현되어 있다

" 나는 자식 농사에 실패했다.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인생에 대해 가르쳐주어야 하는데,

너는 실망스러운 결과물이었다."

그의 책은 모두 아들에게 쓰는 선물 같았다. 모든 책이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 애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였다.

이번 책도 물론 그랬다. 작가인 프레드릭 배크만도, 소설 속의 주인공인 아빠도 아들에게 사랑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쩐지 책을 펼치는데 설레고 두근두근 대는 감정이 들었다.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이리라.

책 속의 내용은 아들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이다.

초반 부분은 추억을 회상하며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 그리운 마음이 드는데, 중반으로 넘어가게 되고 스토리가 파악이 되면 미친 듯이 두근거리게 된다.

그리고 다 읽었을 때, 결국은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맺히고 다시 책의 첫 부분으로 돌아가서 한 번 더 읽게 된다.

그리곤 생각해본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크리스마스 직전의 어느 날 밤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의 아내와 아이들은 그가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조금 지쳐있었다고 표현하는 그.

그는 그 고요한 밤에 잠든 가족들을 쳐다보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 행복한 꿈을 꾸며 잠들어 있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이번 책이 유난히도 내 마음을 흔들고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미친 듯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이유는 나도 작가와 같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어서다.

아이의 탄생을 바라보며, 성장을 바라보며, 내가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나와는 다른 아이의 모습들과, 내가 기대하고 바라게 되고, 그것이 아이를 위한 일인지 나를 위한 일인지 알 수 없게 되는 삶의 모든 순간과 살아가는 우리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어쩐지 두근대는 마음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삶을 제대로 생각해보고 싶거든 죽음을 생각해 보라는 말이 있다. 죽음이란 모든 것과 헤어지는 것. 아이와의 헤어짐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아픈데, 나는 내 일생을 건 제안을 할 수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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