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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리꽃은 2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 이재이와 그의 연인 윤소인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우연처럼 만나서 첫눈에 반하고, 또 한 번 운명처럼 만나서 인연으로 엮어진 연인의 이야기이다. 조정래 작가는 모든 게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사회에서 진득한 사랑을 보여주려고 했다지만 둘의 사랑은 순간의 불꽃처럼 순식간에 타올랐다.
말도 못 붙였던 첫 만남과 '선배'라고 불리었던 두 번째 만남을 뒤로하고, 세 번째 만남에서 바로 '선배'에서 '오빠'로 호칭이 넘어가고 둘은 활활 타올랐다.
서리꽃의 주인공 이재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라면 정성을 다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간, 노력을 듬뿍 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돈에도 아낌이라는 것이 없다.
이재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서리꽃을 읽는 데에 가장 중요한 점은 작가가 '조정래'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그 작가.
조정래란 말이다.
그 작가가 처음으로 쓴 사랑 이야기다.
그것도 '아주 슬픈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를 골랐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의도치 않게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펼쳐야 할 때가 있다.
우선, 서평 도서로 서리꽃이 두 권 도착했다.
동시에 아주 예전에 신청했었던 '네가 나를 떠나면' 책이 같이 도착해 버렸다. 그리고 독서 모임 선정 도서인 '혼모노'까지 읽어 내야 한다. 동시에 읽어야 했던 이 책들 중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다.
'혼모노'는 단편들이 7편 모인 소설집이니 일단 중간에 끊기 편하겠다는 생각으로 앞쪽 단편들을 읽었다. 그리고 서리꽃 1권을 읽고, '네가 나를 떠나면' 책을 읽었다. 동시에 3권을 읽으니 책들이 서로 비교가 되었다.
작가들이 소설 주제로 어떤 소재를 선택했는지, 어떤 배경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어떤 단어들을 사용하고 어떤 문장력을 펼치는지 비교가 되었다. 역시 번역을 거치는 것보다 작가의 날것 그대로의 문장을 직접 냄새 맡는 게 좋았다.
서리꽃은 소재는 별로였을 지언정 작가의 언어가 굉장히 좋았다. 깊이있는 문장력과 '진짜'작가란 이런 것이다!를 본 것같은 그 느낌이 좋았다.
이번 서리꽃에서 작가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혼모노 사랑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짧고 간단하게 연락하는 것 말고 진지하고 신중한 연락으로. 가볍게 만나는 우연 같은 만남이 아닌 무겁게 만나는 인연을. 가짜같이 보이는 사랑 말고 '진짜'같이 보이는 사랑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단어 하나하나에 깊이가 새겨지고 문장마다 작가가 담으려 했던 무게가 느껴진다.
다만, 소재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나와 안 맞는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이재이가 주는 방식이 안 맞고 그것을 그대로 받기만 하는 윤소인의 방식이 또한 나와 맞지 않았다.
만일 이 책이 독서 모임 선정 도서가 되었다면 난 "이재이는 부잣집 도련님이 아닌 가난한 집 도련님이었어야 해요. 그래야 줄 수 없는 슬픔에 더 처절하게 아파했을 테니까"라고 토로하고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모든 곳에 오픈되는 온라인 공간 말고, 독서 모임같이 오프라인 공간이라면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다!!!!!!!!!
서리꽃은 작가님의 이름을 보고 선택한 책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기대를 많이 했고, 더 실망을 많이 했다.
이번 책은 조정래 작가의 앞전 책을 읽은 팬이 '팬심'으로 접하기 좋은 책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슐랭 요리사의 메인 요리를 놔두고 사이드 샐러드만 맛본 사람 같았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은 이곳저곳 여행을 많이 다닌다.
주인공들이 여행을 다닐 때 그 여행길을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아닌 함께 동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여행길에서는 소설 속 이재이가 아닌 조정래 작가와 함께 여러 곳을 둘러보고 역사적 배경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아주 좋은 가이드와 함께했던 여행길.
나중에 보림사는 꼭 가봐야지.
점심은 라면을 먹었다.
아주 간단하게 조리하고, 김치 하나만 꺼내서 간단하게 상차림하고, 냄비째 먹었으니 치우는 것도 설거지도 아주 간단하게 끝냈다. 혼자 먹는 점심은 늘 간단했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한 일은 늘 간단했다.
저녁은 장을 봐야 한다.
장바구니 가득 신선한 식료품들을 사고, 시간 들여 조리를 하고, 이것저것 상차림에도 신경을 쓴다. 그렇다 보니 다 먹고 나서 치워야 할 것도 산더미고 설거지하는 데에도 시간이 엄청 걸린다. 함께 먹는 저녁은 간단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위해 상을 차리는 일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사람은 누군가를 대접할 때 정성을 차린다.
좋아하는 마음이 클수록 정성은 더해져만 간다. 그러니 사랑하는 연인을 위할 때는 진수성찬이라는 마음을 차려낸다.
윤소인을 위한 이재이의 마음도 진수성찬이었다.
간단함이 없는 정성이 들어간 마음 차림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만들어 내는 '사랑'이라는 정성이 독자인 내 마음속에 정갈한 진수성찬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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