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신세계' 책에는 '3S정책'이 있어요.
대중들을 우민화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요.
3S는, 즉 스크린(screen:영화), 스포츠(sport), 섹스(sex)에 의한 우민정책이라고 하네요.
대중을 3S로 유도하면 대중이 우민화가 된다는것인데요. 대중이 우민하여 정치적 자기 소외,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지배자가 마음대로 대중을 조작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말한다고 해요. 이런 우민화가 식민지정책에 있어서 순치(馴致)정책의 한 전형이라고 하는데요. 스포츠와 스크린이 우민화의 한 종류라는 놀랍네요.
하지만 정말 대박은 '3S정책'중에 Sex'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이 초반에 불쾌하다고 이야기하고, 독서모임에서 선정하기에 주저하게 된 원인이 이 '3S정책' 중에 Sex부분인데요.
'멋진신세계'에서는 가족이라는 형태가 없어요. 사람은 대용혈액이 들어있는 유리병속에서 인공수정이 이루어져서 태아상태를 거치면서 탄생의 과정을 거칩니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아이들은 부모라는 개념을 모르고 심지어는 '어머니','아버지'와 같은 단어에 역겹도록 세뇌를 당해집니다. 이들에게는 가족도 없고 부부도 없으며, 연인이라는 개념이 없이, 자유연애를 하도록 교육이 돼요.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서 보통적인 상식이라고 하면, 남녀의 연애의 결말은 결혼이다. 에요. 젊은 남녀가 결혼해서 함께 살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루며, 가족이라는 공동체속에서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것이 보통의 상식이라고 배우고, 그것이 당연하게끔 느끼고 자라고 커왔어요. 제 주변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살아왔고, 저도 이렇게 살며, 우리아이도 이렇게 살기를 바라고 원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논리도 단지 어려서 부터 이렇게 교육받았기 때문에 생긴 가치관중 하나일까요? 저도 결혼관에 대해서 세뇌당한 걸까요? 제 자유의지가 맞을까요?
가끔 결혼이라는 제도속에 들어오지 않는 독신들을 보면 어쩐지 부럽기도 하거든요. 멋진 신지식인같아 보여요.
헉슬리는 우리가 각종 오락거리와 마약과 향락으로 가득찬 시덥잖은 사회로 전락해버리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해요. 멋진신세계속에서 사람들이 쾌락에 의해서 통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느끼는 쾌락이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스포츠와 스크린과 연애는 인간에게 분명히 쾌락을 주죠. 힘과 환호와 열정과 기쁨을 주는 것은 분명해요. 연애는 충분히 기쁜것이지만, 연애만으로 인간은 살아갈수 있는 존재가 맞을까요?
인간은 쾌락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마약으로 마비시키고 환락을 준다해도, 인간은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지 않을까요?
나중에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번뜩 드네요.
지금 제가 결혼이라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멋진신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자유연애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갈거라고 생각하니 번뜩 우리아이 얼굴이 떠오르네요. 다른건 몰라도 아이는 함께하고 싶은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