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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휴식
구가야 아키라 지음, 홍성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우리는 현재 만성 피로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단 한순간도 피곤하지 않은 때가 없다.
가장 활발해야 할 낮 시간에도 반쯤 감긴 눈으로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거나 시도 때도 없이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커피와 에너지 음료의 도움을 받는 것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주말과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원하는 만큼 늦잠을 자고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삼림욕을 하고 휴식을 취해도 피로는 가시지 않는다.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말에 너도 나도 공감을 표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넘쳐날 지경이다.
정보과잉 시대인 만큼 온라인
매체에서,
책에서,
주변 사람들의 입에서 수많은 방법들이 정론처럼
이야기된다.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만성피로’만 쳐도 뜨는 글의 수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거나 홍보성 강한 글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믿을만한 정보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방법이
너에게도 맞으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 <최고의 휴식>도 휴식을 취하고 피로를 없애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중
하나다.
좀 신랄하게 말하자면 넘쳐나는 정보 속에 또 하나의
정보가 더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구별되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진다.
바로 과학적 연구로 그 원리와 효과가 증명된
“마인드풀니스”라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다.
막연하거나 뜬구름 잡는 식의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
다른 방법들과는 달리 공신력을 갖추고 있다.
작가는 먼저 우리의 뇌가 의식적인 활동,
쉽게 말해 의도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끊임없이 작동하며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피로해 진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쉬지 않고 작동하는 우리의 뇌가 우리로 하여금
‘지쳤다’고 느끼게 만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피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몸을 쉬게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뇌를 쉬게 해야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낯설고 의심이 가는 말이지만 뇌과학을 연구한
사람답게 실제 연구 결과들을 이용해 자신의 말을 뒷받침한다.
본격적인 ‘최고의 휴식’법에 대한 이야기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게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차이점인데,
가상의 인물과 공간,
상황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통해
최고의 휴식법을 알려주는 방법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마시멜로 이야기>
같은 책들이 바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딱딱한 줄글로 압박감을 주는 다른 책들과 다르게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사람들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여기서는 “마인드풀니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다.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주인공과 그를 이끌어주는
스승이 있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혼란스러워 하면서 스승의
가르침에 따르고 점점 더 긍정적인 변화를 맞는다.
중간에 다른 인물들과의 갈등,
그리고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이 있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단순하다 못해 유치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접근을 더욱 쉽게
만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쉽게만 볼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작가가 뇌과학을 연구한 사람이기도 하고
“마인드풀니스”가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과학과 관련된 용어가 자주
언급된다.
그게 공신력을 높이는 장점도 되지만 비전공자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집중해서 읽다 보면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최고의 휴식법을 알 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의 뇌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의심할 것이다.
‘이 책이 말하는 데로 한다고 해서 피로가
해소될까?’
하고.
책에서 주인공이 끊임없이 불신하고 반발했던 것처럼
말이다.
솔직히 말해 나 역시 그런 의심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심만 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인공은 문제가 바로 앞에 닥쳤기 때문에 거의 어쩔
수 없는 수준으로 스승의 이야기에 따랐으며 결국 변화를 이끌어냈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주의를 기울여 이 책을 읽고 한 번이라도 제대로
책에 따라 시도해 보는 것.
그게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알아보는
것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나는 단지 내가 내 몫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한
발짝 내딛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자신만의 한 발짝을 내딛길 바랄 뿐이다.
P.S.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작가의 소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를 읽을 때는 몰랐는데,
<최고의 휴식>을 읽고 나니 소설에서 어려움에 처한 주인공 앞에 나타난 말하는 고양이가
주인공에게 가르쳐주는 행복해지는 방법이 이 “마인드풀니스”와 비슷하다.
“지금 여기,
현재에 집중하라”는 큰 명제는 물론 그를 위한 세부적인 방법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