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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 가끔 잘 짜여진 소설 한 편을 보는 듯 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뜻밖의 행운과 운명 같은 만남, 마음 따뜻해지는 여정, 당연한 수순처럼 찾아오는 이별.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들이 그 속에 펼쳐지며 낯선 세계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예가 손미나 작가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손미나 작가의 여행 에세이는 정말 행운과 행복의 연속이다. 소중한 인연과의 만남, 절대 잊지 못할 추억, 아쉬운 이별. 읽는 이로 하여금 감탄과 질투, 그리고 울렁임을 선사해주는 그녀의 글은 그녀가 여행자로서, 또 작가로서 얼마나 타고났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녀의 신작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역시 특별함으로 가득 차 있다. 10년 전 석사과정을 함께하고, 파리에서 마지막으로 본 것을 끝으로 5년이 지난 친구 이야와의 사랑스러운 재회, 아마존 체험을 유쾌하게 만들어준 탐험대장 띠또와 푸에르토 말도나도 시에서의 여정을 책임져준 택시기사 오스카, 두 번의 만남 속에 한없이 고맙고 소중한 인연을 맺게 해준 쿠스코 가이드 그레고리와의 만남. 그 외에도 그녀에게 행복과 자연에서의 삶에 대한 자신들만의 철학을 이야기해준 사람들까지. 어떻게 그런 인연들을 가질 수 있는지. 읽는 내내 좋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진 것 같은 그녀가 한없이 부럽고 신기했다.

 

게다가 그녀의 여행이 특별한 것은 인연뿐만이 아니다. 그 지역에 사는 주민마저도 보기 힘들다는 콘도르를 두 번이나, 그것도 각각 다른 개체로 본 것, 감자 요리 전문점이라는 특이한 가게를 발견한 것, 바다사자들이 새끼를 낳는 그 경이로운 순간을 목격한 것, 거의 운명처럼 그레고리를 다시 만난 것, 먹구름 사이에서 무지개가 생겨나는 과정을 지켜본 것 등 셀 수 없이 많은 행운들이 그녀와 함께 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녀의 여행이야기가 전부 사실인지, 지어낸 얘기가 아닌지 의심스러워한다고 밝힐 정도라고 밝힐 정도로(248p) 대단했다. 운 나쁘게 계획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그 역시 어떠한 행운으로 돌아오는 과정들을 보고 있자니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었다. 그게 너무 지나쳐서 나와 여행은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녀같이 타고난 사람만이 진정한 여행자이며 여행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닐까. 나 같은 사람은 그저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울렁임을 느끼는 것만으로 만족하는게 돈도 아끼고 시간도 아끼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슬플 정도였다.

 

그 정도로 완벽하고 멋진 이야기로 가득한 것이 바로 손미나 작가의 여행 에세이였다. 특히 이번 책은 한국 사람들에게 제법 낯선 곳 페루에 대한 것이다 보니 보다 놀랍고 신기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책 구성에서 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들이 적다고 느끼고, 심지어는 그녀의 사진 실력마저(!) 의심할 정도로 그녀의 글은 많은 것을 품고 있었다.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지금 당장 그곳에 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완벽한 여행자, 손미나 작가. 그녀의 글에는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즐거움을 주며 저마다 자신만의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니 늘 그녀의 글이 기다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음은 또 어디의 이야기를 가지고 올지. 벌써부터 이렇게 기대되는걸 보니 나의 여행 앓이는 한동안 계속될듯 싶다.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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