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 천재들이 사랑한 슬기로운 야행성 습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근면 성실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침형 인간'이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옛말에서 볼 수 있듯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성공의 원인으로 꼽으며, 오래전부터 아침형 인간을 동경해왔다. 일찍 일어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지고 삶이 달라진다는 경험담이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서 부추겨 왔다.


하지만 새벽 기상에 직접 도전해본 사람들 중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을 포기한 경우도 많다. 애써 아침 일찍 일어났다가 이른 오후부터 꾸벅꾸벅 졸고 피로에 절어 하루를 보내느니 자신의 수면패턴과 생활 리듬에 맞춰 살겠다는 것이다. 밤에 더욱 생산적으로 변하는 저녁형 인간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무조건적으로 아침형 인간을 추구하는 경향도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아침과 다른 저녁 시간의 매력은 무엇일까. 저녁형 인간은 어떻게 저녁 시간을 아침보다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책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에서 찾을 수 있다.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은 저녁형, 즉 야행성 인간을 위한 계발서로, 왜 밤(저녁)을 활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밤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철저한 야행성 인간인 저자의 경험담과 함께 왜 밤을 활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밤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다양한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 준다.


책에 따르면 밤은 "세상의 모든 것이 잠든 침묵의 시간이자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면서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교양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다. 이미 잠들어버린 누군가의 방해를 받을 필요도 없고, 몇 시까지 학교나 회사로 가야 한다는 시간제한도 없다(물론 내일을 위해 어느 정도 취침시간을 정해놓는 것이 좋지만, 출근과 등교와 달리 잠은 적당히 타협하고 포기할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몸도 마음도 자유로워진 만큼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좋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시간이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밤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들도 한층 자유롭고 다양하다. 끊김 없이 자유롭게 상상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독서, 낮 시간의 경직된 분위기와 제한성이 풀리고 한 층 느슨하고 다양해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TV 시청,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세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인터넷 뉴스와 댓글 읽기, 이외에도 지식도 습득하고 즐거움도 얻을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어 독서의 경우 밤에 책을 읽으면 단순히 정보를 습득한다는 느낌에서 나아가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으로, 생각의 살을 붙여가며 읽을 수 있다. 감정의 흐름이나 이야기 전개가 끊길까 걱정할 필요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소설을 읽을 수도 있고, 철학이나 과학, 사회 등과 관련된 이해하기 어려웠던 사유와 지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깊게 생각해볼 수 있다.


TV 시청의 경우 낮에 하는 TV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시청을 고려하여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 반면, 아이들이 잠든 밤에는 어른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콘텐츠들이 방송되어 여러 가지를 접하고 알 수 있다.


사실 책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책은 더 나아가 밤 시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 효율성을 높이는 지적 생산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3장과 4장에 속하는 발상력과 지적 생산술에 대한 이야기는 낮과 밤 구분 없이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일상에서 적용해볼 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소하게 도움이 될만한 팁들이라 가볍게 한 번 읽어볼 만하다.


 조금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아직 스스로가 야행성인지 아침형인지 잘 모르겠다. 그때그때 집중되는 시간이 달라서 무슨 형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다. 다만 책과 영상, 블로그 글 등 여러 콘텐츠에서 새벽 기상과 모닝루틴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아침형 인간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됐고, 지금까지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해왔다. 아침형 인간이 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스로에게 계속 실망하면서 말이다.


그런 나였기에 이 책을 제법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야행성 인간을 위한 지적 생산술>을 읽으며 밤 시간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그러니 낮과 밤에 연연하지 말고 나만의 최상의 시간, 골든타임을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만약 아침형이 되기 위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 피곤에 절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명확하고 명쾌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틈과 함께 새로운 생각과 상상을 펼쳐낼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