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전략 - 완벽함에 목매지 말고 ‘페어링’에 집중하라!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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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대중들에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에 앞서 발표하는 것이 있다. 베타 버전 또는 베타서비스라고 불리는 것으로, 공식 제품을 공개하기 전에 무료 또는 제한적으로 배포하여 제품을 테스트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완성품에 가깝지만 거기서 멈추고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수용하고 변화하며 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진화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 속에 고객들의 흥미와 호감을 얻고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베타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것이 바로 책 <베타 전략>이다.


<베타 전략>은 1등이 되는 방법이나 완벽에 대해 다루는 대신, 변화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늘 1등, 선두, A급, 일류가 되길 원하며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어버리는 현재엔 완벽함이란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완벽함이 아닌 '페어링', 즉 관계에 집중해야 하며 관계에 맞춰 변화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β 전략이다.


좀 더 풀어 말하자면 β 전략이란 '변화에 대한 영리하고 민첩한 대응'과 '관계에 대한 전략'으로, 이를 통해 완벽히 아닌 끊임없고 끊김 없는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기업과 고객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에 모두 적용되고 필요한 것이다.


1부 완벽함을 잊자와 2부 훌륭함도 잊자에서는 완벽함과 훌륭함을 잊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완벽함과 훌륭함 대신에 추구해야 하는 것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완벽함 대신 포장과 옵션을 통해 계속 새로움을 주고, 원하지 않을 때는 굳이 주지 않는 절제를 가지라고 한다. 이어 훌륭함을 위해 다 내어주고 기대치를 높이는 대신 조금씩 줘서 그때그때 만족감을 높이고 계속해서 무언가가 진행되게 함으로써 중독되게 하고 잊지 못할 '순간'을 제공하라고 이야기한다. 완벽할 필요도 훌륭할 필요도 없으며, 오히려 이를 추구하다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유동적이고 관계적인 β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3부 오직 순간의 진실이다에서는 순간 되지 않고 관계가 연속적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고객(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계속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때로는 제3자를 끌어들이기도 하면서 페어링, 즉 상호작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정리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제목부터 그리 친숙한 용어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제법 흥미롭게 읽었다. 무엇보다 <매개하라> <멋진 신세계> 등의 전작을 통해 일반적인 경제경영서와는 다른, 인문학, 철학, 문학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다양한 시각으로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위한 방향을 이야기하는 특유의 통찰력과 필력을 보여준 저자인 만큼 이번 책에서도 여러 이야기와 시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취향이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들려준 사무엘(개)과 사만다(고양이)의 일화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이니스프리, 이케아 등의 기업 사례, 전략과 관련된 경영이론, 그리고 <중용>을 비롯한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여러 장르를 아우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단점이라면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만큼 잠깐 정신을 놓아도 '내가 뭘 읽었더라...'하면서 다시 되돌아가는 경우가 잦다는 거랄까. 그마저도 다시 읽으며 새로운 것을 느끼는 즐거움이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기업과 고객 사이뿐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고 다양한 시각으로 현재와 관계에 대해 바라볼 수 있는 만큼, 경제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경제경영서라는 부담감 없이 읽으며 새로운 시각을 얻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제법 좋은 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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