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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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데 인내심은 꼭 필요한 덕목 중에 하나이다. 특정한 상황이나 사람을 상대할 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내심은 살며 생각하고 상상하고 견디고 나아가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당장 눈앞에 있는 무언가를 선택하는 유아적인 태도에서 나아가 인내심을 가지고 시야를 넓히며 조금씩 성장함으로써 사람은 더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즉 인내심이란 삶의 마디 마디에서, 아니 삶 그 자체에서 필요한 요소이다.


특히 이 인내심이 빛을 발할 때는 부모나 교사, 또는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아이를 대할 때이다. 앞서 걸어간 선배로서, 대부분의 과정을 겪고 성장한 성인으로서, 우리는 수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제 겨우 한 걸음을 내딛는 아이의 서투른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지고 보고 있으면 조바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른의 섣부른 간섭은 아이의 성장을 망치기 십상이다. 아이는 우리가 그랬듯 경험과 이야기를 쌓아가며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어른들이 할 일은 인내심을 갖고 아이를 기다려주며 조언을 건네고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 <틀 밖에서 놀게 하라> 역시 결국 인내심에 관한 내용 이자 그 심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책 <틀 밖에서 놀게 하라>는 아이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태도와 교육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필요한 요소로 햇살(Sun), 바람(Storm), 토양(Soil), 공간(Space), 4가지 S를 꼽으며 하나씩 꼼꼼하게 들려준다. 부모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부터 세세한 방식까지, 깨알 같은 조언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내가 아이였을 때 누군가 나를 이렇게 대해줬었더라면' 싶은 부분도, '내가 아이를 교육하게 된다면 이렇게 해야지' 메모하게 되는 부분도 모두 담겨있다. 심지어 꼭 아이를 교육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활용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만한 내용들도 있었다.


물론 이 책 역시 다른 교육 서적과 마찬가지로 정답지는 아니다. <틀 밖에서 놀게 하라>는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을 수상한 저자가 그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것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사람인만큼 그 내용이 특히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아이와 부모는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교육과 방법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이에게 필요한 태도는 이 책에 나와있는 것 외에도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교육 서적 역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이 책에 나온 내용을 모두 있는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 한 권에 들어있는 아이가 창의력 인재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태도만 해도 무수히 많으며 이를 위해 어른이 해야 할 역할 역시 어마어마한데, 읽다 보면 아이를 제대로 도와줄 수 있을지 어른으로서 아이를 케어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의심이 들 정도다.


즉 참고서로 삼되 정답지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이자 꼭 가져야 할 태도가 있다면 바로 인내심이다.


부모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를 휘두르는 대신 아이의 느린 걸음을 기다려줘야 한다. 갓난아기가 첫걸음을 내디딜 때 아기의 손을 잡고 앞으로 질질 끌고 가지 않는 것처럼 매 순간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의 생각과 상상과 경험과 배움을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이의 생각을 묻고 경험을 제공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서포트 하는 것. 자유를 빙자한 방목도, 지나친 간섭도 아닌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 이를 위해 부모 스스로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기다리고,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 책을 읽으며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인내심'에 대한 것이었다.


리뷰인 만큼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갔는데, 책 자체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면, 제법 괜찮았다. 각각의 태도와 관련하여 '왜'와 '어떻게'가 세심하게 담겨 있는 데다가 작은 팁들과 한 장 요약까지 있어 참고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 내용 자체가 쉽게 설명되기 때문에 현실에 적용해보기도 쉽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나갈 한 사람으로서 활용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만한 내용들도 있어서 아직 아이나 교육과는 연관성이 적은 나도 나름대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미래는 물론 현재를 위해서라도 한 번 정도 읽어보면 괜찮을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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