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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사람이란 관계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 살 수 없는 존재인 만큼 관계로 인한 문제와 고민은 한 사람의 일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많은 생각과 고뇌를 하게 만들며, 때로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때로는 아픔에 눈물짓게 만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모든 관계와 고민과 고뇌가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면 좋으려만, 해가 바뀔수록 오히려 처음 겪는 낯선 경험들만 늘어난다. 고민의 깊이는 깊어지고 고뇌의 시간은 길어지며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된다. 그러다보면 누군가의 짧은 경험담이나 조언이라도 듣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게 되고, 책, 강연, SNS 할 것 없이 도움이 될 만 한 것들을 찾아 헤매게 된다.
토크 유튜버 오마르의 책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는 그런 이들에게 좋은 선배이자 친구이자 멘토가 되어준다.
먼저 저자인 오마르는 ‘오마르의 삶’ 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5분 내외의 담백한 토크만으로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 토크 유튜버이다. 그는 살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에게? 겨우?’라고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지만 그 자신에게는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 같은 고통을 안겨주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런 그의 이야기는 책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를 통해 다시 한 번, 또는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라기 보다는 저자가 유튜브 채널에서 다룬 주제와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든 것이다. 2017년부터 그가 주력으로 다뤘던 ‘아주 다양한 문제들’이라는 콘텐츠를 각 챕터별로 정리하고 다듬은 책이다. 즉 팬들에게는 개인 소장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팬 서비스 도서로, 책을 통해 처음 저자와 그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 독자들에게는 밑줄 그어가며 공감을 표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고민과 고뇌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갈 수 있게 해주는 지침서로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크게 세 가지 챕터로 되어 있으며, 순서대로 “나를 ‘불편’하게 하는 속 ‘편한’ 사람들”, “연애도 ‘체력’이 필요해”, “안 만만해지기 연습” 이다.
저자는 각 챕터별로 우리가 살면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유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준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챕터 “나를 ‘불편’하게 하는 속 ‘편한’ 사람들”에서는 ‘젊은꼰대’나 자기 혼자 ‘내가 좀 솔직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 두 번째 챕터 “연애도 ‘체력’이 필요해”에서는 혼자 잘해주고 혼자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에 대해, 처음에는 잘해주다가 사귀는 순간부터 변하는 이들에 대해,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지 이야기해주며 그동안 속으로 앓았던 이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따질 힘도 얻을 수 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속 시원한 사이다이자 가슴속에 품고 싶었던 이야기는 막말과 돌직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온 “말 쉽게 던지고 사람들에게 상처 주고 분위기 엉망으로 만들면서 그런 자신을 담백하고 쿨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변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기 말은 똑바로 하자. 그건 솔직한 게 아니라 무례하고 무식한 거다.”라는 문장이었다. 본인 말에 따르면 세상 그렇게 쿨하고 솔직한 사람이 없는,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상처 될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정작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기분 상해하는 누군가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쾌감과 반박하고 맞설 수 있는 힘만이 아니다.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가슴이 시원해짐과 동시에 ‘어쩌면 나도...?’라는 생각을 했다. ‘아 이 문장은 꼭 기억해 놨다가 이런 상황이 오면 써먹어야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아 이 문장은 꼭 기억해 놨다가 나 스스로도 정도를 잘 지켜야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중 한 가지를 얘기하자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온 “한 인간으로 스스로 만족할 만큼 제 몫을 하는 제대로 된 인간이 돼야 한다.” 라는 문장.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산다면 새파랗게 어린 후배들 앞에서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하지 않는 다는 것이 확 와닿으며 잘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마음먹게 되었다.
조금 다른 의미로 자신만의 섹시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사과를 할 땐 사과만, 효과적인 칭찬에 대한 이야기 등을 통해서는 앞으로 내가 가져야할 태도나 자세에 대해 생각하는데 도움을 얻었다.
물론 이 책은 저자 한 사람의 의견과 이야기이며, 그의 이야기가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저자 스스로도 이 책이 참고서이며 그냥 참고만 하라고 했으며, 읽으면서 ‘이건 좀 미묘한데’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재 2~30대가 경험하고 고민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제법 재미있게 읽었다. 메모해두고 참고할 만한 것들도 있었고, 스스로 생각해볼만한 계기도 주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던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