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충전중 -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행복 에너지 채우기
김근하 지음 / 서사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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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안에서 나의 감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나를 상하게 하기도 하다. 어떤 사건들은 시간이 흘러도 현재진행형인마냥 날 계속해서 괴롭게 하기도 하며, 어떤 감정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상대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내 앞의 좋지 않은 일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저자의 삶에도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치유의 스토리를 가진 강사'라고 부른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저자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듣고 저자의 책을 보고 싶어졌다. 회복탄력성을 알기 전과 알게 된 후로 그녀의 삶이 나뉜다고 하는데,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회복탄력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회복탄력성을 꾸준히 훈련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뜻밖의 상황에 놓여도 이성적으로 자신을 관찰하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 동일한 경험을 하더라도 역경에 맞설 수 있으며, 슬프거나 우울해도 그러한 감정에 오랫동안 매몰되지 않을 수 있다.' 복탄력성이 무엇이기에 이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일상에서 방전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에너지를 비축해두거나 틈틈이 에너지를 채우는 법을 알고난 후 저자의 삶의 바뀔 수 있었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은 신체적, 정서적, 영성적 영역에서 채울 수 있으며, 네 가지 에너지가 균형있게 채워졌다면, 우리는 회복과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1~3장에선 에너지를 알아차림, 회복, 확장이란 회복탄력성의 세 가지 핵심 개념에 대해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핵심적인 키워드가 '회복탄력성'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았다.


챕터 1에서는 '에너지고갈'에서 다룬다. 각 장마다 저자의 풍성한 예시를 볼 수 있으며, 직접 우리의 삶에 적용해볼 수 있는 질문들이 있다. 실제적으로 우리의 삶에 회복탄력성을 훈련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는 이 장에서 특별히, '왜곡된 신념' 을 다루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우리는 어떻게 왜곡된 신념을 가지게 되는가?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그렇다. 이 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잠깐 소개하자면,) '왜 이렇게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에 기반해서 세상을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의 이같은 해석은 진실이 아닌 경우가 더 많을 것인데, 이 때에 우리의 에너지는 고갈되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장을 보며, 실제론 거절받지 않았으나 거절받았다고 느꼈던 나의 감정들이 떠올랐다. 나는 거절감에 민감한 사람이다. 아마 나의 부모로부터 온 거절감으로 인해 내 안에는 '내가 거절받는 존재' 라는 것이 세팅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절감을 자주 느껴왔다. 혹은, 내가 가장 친했었던 친구와 관계가 틀어지고 난 이후의 트라우마일 수도 있겠다. 스스로 이러한 감정을 조절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런 나의 감정에도, 나의 잘못된 신념이 적용될 수 있는 것 같다. 상대가 나를 거절하지 않았음에도 그렇다라고 믿게 만드는 나의 신념 밑에는 '거절 받은 경험'들이 잔재해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라면, 나의 그러한 왜곡된 신념들을 들여다보고, 건강한 방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챕터 1에서는 이 외에도,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대화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이어서 챕터 2 '에너지 충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챕터 2의 첫 부분에는 회복탄력성의 세 가지 핵심 개념에 대해 다룬다. 첫 번째는, 에너지 알아차리기이다. 알아차림은 충전을 위한 중요한 신호인데, 이런 신호가 없다면 우리는 번아웃되기도 한다. 내가 종종 느끼는 감정이라 굉장히 와 닿았다. 그리고 에너지 충전 및 확장이 있다. 내가 어느 때에 힘을 얻는지 알고 있다면 우리는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고, 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장벽에 부딪쳤다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들을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감정과 필요를 보다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챕터2의 앞부분에는 '번아웃 체크 리스트'가 있다. 한 번 테스트해본다면, 내가 어느 단계(방전, 충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에 있는지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챕터 2에서는 '기억자아 연습하기' 란 내용이 있다.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경험자아와 기억자아라는 것이 뚜렷이 구분되어 있는 존재라고 한다. 경험자아는 내가 경험하는 것을 느끼는 자아이고, 기억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평가하는 자아이다. 내게는 기억자아라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특별한 단어처럼 다가왔다. '그때 그 말은 상대에게 적절한 표현이었는가?'.'이 일을 통해 배울 점은 무엇인가?' 등으로 재해석하는 자아라고 한다. 기억자아를 통해 우린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으며, 어떤 일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기억자아를 잘 활용해야겠다, 내 삶에서 자주 끄집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챕터3엔 에너지를 확장하는 법에 대해 나와 있다. 자신을 성찰고, 긍정정서를 이끌어내며, 타인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서 다룬다. 영적 에너지가 높아지는 순간은 자신을 돌보는 일과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균형을 이룰 때라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타인으로 인하여 고통받기도 하지만, 도움 받는 순간들이 더 큰 것 같다. 좋지 않은 영향력을 주고 받는 관계도 있겠지만, 좋은 영향력을 주고 받는 관계들도 있으며, 우리는 저마다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바라며 관계하길 원할 것이라 믿는다. 다만, 대화법에 대해 미숙하고, 나와 타인의 감정에 대해 알아주는 것에 미숙할 뿐. 이 책은 우리에게 보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다. 저자는 우리 자신과 타인으로 인하여 고통받는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대화할 수 있도록, 좋지 않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회복하고 성장하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를 둘러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으며, 우리의 기억들이 재해석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 하다. 읽다가 보면, 어느 순간 무기력해져 있던 감정에 힘이 생길런지도 모르겠다. 회복탄력성을 경험해보고 싶은가? 이 책을 자신에게 적용해보길 권유한다.


스스로가 고통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자신의 고통을 들어주는 존재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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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가면을 쓰고 산다 - 진짜 내 마음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심리코칭
김미숙 지음 / 대림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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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가면을 쓰는가?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작용되는 나의 모습이다. 관계라는 관점이 아니라면 우리는 구태여 가면을 쓸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은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나'에 대해 말해 준다. 관계 안에서 비춰지는 '나'의 안에 있는 심리에 관하여, 여러 작용들에 관하여 여러 예시들을 통해 '그건 이렇기 때문에 그런 감정과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제시해 준다.

 이 책을 통해 얻어지는 관점이 있다면 관계를 통해서 나를 비춰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P69에서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면 우리는 서로에게 지혜의 눈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부분이 나온다. 우리가 관계 가운데에서 스스로를 바라볼 때에, 어떤 방어기제에 의해 스스로를 감추거나 어떤 모습들을 연출해내고자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선상에서 상대를 향할 때에, 그리고 그 상대를 이해하고자 할 때에 우린 어쩌면 스스로를 감추기 위한 노력을 애써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가 상대를 향하고 있다면, 또 상대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동시에 그것은 나를 이해하게 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자신에게 수용되고, 타자의 어떤 모습들과 부분들이 나에게 수용될 때에, 그 때 더 이상 내가 가면을 쓰고 있는지 아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해한다는 것, 수용한다는 것은 너와 내가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해와 수용은 반드시 교차 지점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그 교차지점이 발생함으로 인해 너와 나는 가면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아도 된다. 그랬을 때에 저자의 말처럼, 사애드이 고통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가면을 통해 '가면을 쓰느냐 마느냐에 대한 시시비비에 연연할 필요가' 없게 된다.

 관계의 의존된 형태들에 대해 다뤄지는 부분들이 이어 눈에 띄었다. '동반 의존'에 대하여 P84에 저자는 말한다, '다른 사람과 상황이 내세우는 요구에 의해 은밀히 통제되고 조종되는 사고 행동 패턴이 둘 이상의 관계에서 드러날 때' 우리는 그것을 동반 의존이라 부른다고. 관계는 수평적인 선상에 있을 때에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직장 내의 관계들을 제외한다면. 누군가에 의해 통제되고, 컨트롤받는 관계가 지속될 때에 우리의 관계는 '거울로써의 기능'들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 관계를 통해 나를 볼 수도 없을 뿐더러, 타자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옳바른 이성적인 판단과 감정의 부분들이 해제되며, 의존적인 관계들은 주체성이나 독립성들- 즉 혼자서 설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게 만들며, 삶의 어떤 부분들에 대해 의존적이게 만든다. 그것은 그 의존하는 대상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대가 무너지면, 나도 같이 그 소용돌이 속으로 잠기게 되어지는 형태. 저자는 동반 의존 관계에 있는 사람치고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또 시간이 지나면 그 의존도는 더욱 심해진다고. 그러니 관계에는 '나'와 '타자-대상'이 존재해야 하며, 그 관계 안에서는 어떤 경계(=구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야 함께 존재할 수 있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그래서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홀로 존재하는 동시에 함께 존재해야만 한다. 관계가 굉장히 아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것은 관계가 '나'를 비춰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어 기제가 존재하고, 갈등과 아픔이 존재하며, 우리는 대상과 대상의 연결고리 안에서 살아가기에 서로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 안에서 우리는 나자신과 직면하기도 하고, 회피하기도 하며, 자책하기도 하고, 수치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그 안에서 나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또 더불어 타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를 용납해야 한다는 것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대상-타자'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있다면, 그리고 서로의 취약점들을 이해하고 때로는 서로를 끌어주며 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될 때에 어쩌면 가면의 문제-나를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 의 문제는 우리의 인식에서 분리되거나 사라지게 될 수도 있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와 너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많은 관계 안의 소용돌이에서 나를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관계 안에서의 많은 충돌과 부딪침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관계 앞에서 나는 왜 나를 숨기고자 하는가, 감추고자 하는가, 회피하고자 하는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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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우울할까 - 멜랑콜리로 읽는 우울증 심리학
대리언 리더 지음, 우달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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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우울할까, 라는  이 책의 제목이 궁금했다. 이 책의 제목에 대한 물음이 궁금했다. 그리고 내가 우울한 이유를 찾고 싶었다. 난 왜 우울을 느낄까, 왜 우울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궁금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단어, 멜랑콜리는 장기적이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이라고 사전에 나와있다. 이 책은 우울에 대해 다루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상실과 애도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아주 깊은 얘기들을 끄집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에서 시작해 상실과 애도에 대한 얘기들이 예술과 창조로 연결된다. 이 책은 특히 프로이트의 얘기를 자주 인용하는데, 애도와 멜랑콜리아는 상실이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둘을 구별하자면, 멜랑콜리아환자는 무엇을 상실했는지가 늘 분명치 않으며, 애도하는 사람은 상실대상을 어느 정도 아는 것. 우린 상실한 사람과 그 사람에게서 상실한 것을 구별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멜랑콜리아는 자존감의 저하와 자기 생각을 말로 분명히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상실된 것은 무엇인가란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상실이란 단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려졌다. 상실이라는 것이 어쩌면 허무와 공허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구멍과 비어있는 무언가를 형성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상실이란 건 비어있음이 아닐까, 결핍된 것이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들. 그러면 그 비어있는 공간을 우린 무언가로 채워야 할 것이고, 그 자리가 예술과 창조로 우릴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갈망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들. 내게도 예술과 창조적인 어떤 행위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난 그것을 갈망하는데..라는 생각들이 들었다. 이 책의 멜랑콜리아 환자를 묘사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했고, 많은 답답한 부분들이 해소되었던 것 같다. 실존과 관계되는 존재론적인 비난, 자기자신이 부적격하다는 것, 자기자신만을 탓하는 것..스스로를 꾸짖고 싶어하는 욕구..어쩌면 이런 욕구와 특징들이 내가 살아가는 것을, 내가 삶 안에 머무르려는 욕구를 저지시키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또한 살아간다는 것,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단 느낌을 자아내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자기비난은 내화된 다른 사람을 향한 비난이라고 한다. 내 안에도 '상실된 대상'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것은 무엇일까. '(상실된) 대상의 그림자가 자아에 드리워졌기 때문에'. 그 그림자를 찾고 싶다. 만약 내 안에도 그런 그림자가 있다면. 그래서 알고 싶다. 나는 무엇을 비난하고 싶은 것인지. 우울이 아주 오래전 부터 지속되어왔다는 것을 알기에.. 난 도대체 무엇을 비난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비난은 때때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나자신에게 상처를 지속적으로 주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 멜랑콜리아의 자기비난은 죄의식에 빠져 있다란 얘기가 나온다. 최악의 인간이고 사랑받을 가치도 없는 인간이며 대죄인이라는 확신. 이 문장을 보니,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폐라는 말을 번복하는 나에게, 도움을 계속 쳐내기만 하는 나에게, 넌 너자신이 그런 도움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언니의 말. 그렇다. 나는 .. 나자신에게 그럴 권리, 그럴 가치를 모두 다 빼앗아버렸다. 난 나자신을 자꾸 죄인으로 몰고가는 것 같다. 조금 더 깊은 감정안에선, 나의 존재조차도 죄로 몰고 간다. 그래야 모든 부정적인 말과 상황과 관계에 대해 해석할 수 있으니까, 란 나의 핑계를 덧붙이며. 그리고 부재는 결코 분노 없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단 얘기들, 분노는 의식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나는 분노를 느끼지 못한다. 나자신에 대한 분노는 느껴도,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 분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억제할 뿐더러, 분노하지 못한다. 무쪼록 분노가 의식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단 문장이 신기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애도에 대해서도 얘기하는데, 난 애도할 일이 일어난 적이 없는지라.. 공감하며 읽어내려가기는 힘이 들었다. 특히 난, 애도와 우울을 예술과 창조로 연결시킨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예술은 우리가 슬픔에 접근할 수 있게 하려고 존재한다고 한다. 또한 상실로부터 무언가가 창조될 수 있다는 얘기들. 상실은 결코 완전히 보상받을 수 없다는 얘기도 눈에 들어왔다. 또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단 얘기와 그렇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작가와 예술가가 보여준다는 얘기. 그런 작가와 예술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작품들은,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해방시키므로.

계속해서 많은 예들과 눈길이 가는 많은 문장들이 나의 내면속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볼 수 있게끔 해주었다. 조금 어렵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그냥 몇 문장들이 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실망은 없었다. 뻔한 말과 뻔한 해답이 아닌, 색다른 관점들과 새로운 사실들을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얘기해주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결국 멜랑콜릭 주체들에게는 '그들을 해방시켜줄 시가 필요하다'란 얘기로 끝을 맺는다. 창조와 예술에 대한 가능성, 우리의 인식과 언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행의 놀라운 치유력이란 책이 많이 생각났는데, 이 책 역시 창조와 복원력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런 책들을 통해, 또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끼는 우울과 또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상실이라거나 결핍들이 .. 내게 해로움만을, 부정적인 것만을 주는 것은 아닐런지도 모른다는 생각. 내 삶이, 내가 겪는 과정들로 인해 완전히 패배한 것이 아닐런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냥 조그마한 가능성을 보았다. 이 책을 통해. 그리고 나의 내면을, 나의 감정을,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무쪼록 난 이 책을 통해, 나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애도를 겪었던 사람들이나, 우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세세히 읽어내려가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혹은 포괄적으로 보는 게 더 편할 것 같다. 나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이해되지 않은 채로 넘기며 읽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에. 가볍지 않은 책이기에, 더 가치를 느꼈던 책. 우울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얘기해준 책이 아닐까 생각되었던 책이다. 무쪼록 난 이 책을 통해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 좋다. 예술과 창조에 대한 가능성. 나의 우울을 보는 관점, 나의 과거를 보는 관점이 이 책으로 인해 달라진 거 같다. 우울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던 책이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띄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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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1-12-2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
 
마음을 여는 기술 - 심리학이 알려주는 소통의 지도
대니얼 J. 시겔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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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심리학. 왠지 별개인 것 처럼 다가온다. 내게는 그랬다. 지금까지 본 심리학 관련 책들 중에서 뇌와 밀접하게 연관시켜서 얘기해주는 책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정에 대해서, 생각에 대해서, 그리고 치유방법들에 대해서 얘기해준 책들을 주로 봐서 그런지, 이 책이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표지에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마음을 여는 기술이라는 제목에 이끌려서, 보게 된 책. 그러나 다른 책들과 다르게 이 책은, 우리들의 뇌에 관하여 얘기해준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마인드사이트. 이 마인드사이트는 뇌의 통찰과 공감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이 마인드사이트를 통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뇌와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지를. 또한 이것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 속에서 중요한지를 얘기해준다. 자신을 이해할 때 소통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자기자신을 알아야만 타인과 공명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는 것을. 즉, 이를 위해..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스스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마인드사이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1과 2로 크게 구분되어있다. 1에서는 뇌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호흡이 긴 예시들을 통해서 쉽게 접근한다. 또한 생각과 감정이 절대적인 현실이 아니라는 것. 일개 정신활동임을 얘기해준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통합된 상태로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리고 나자신과 나자신이 연결되어있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해준다. 이를 통해, 인간은 혼자 분리되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2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들을 통해 접근함으로 인해,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주의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뇌가 변함으로써, 우리의 감정적인 문제들과, 우리의 반응, 더불어 우리의 삶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얘기해준다. 주의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변할 수 있다니, 참 신기했다. 이 장의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비춰볼 수 있으며, 마인드사이트의 다양한 면모들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린 나자신을 비롯한, 타인을 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며, 마인드사이트를 통한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뇌와 우리의 심리가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를, 말이다. 깊이가 있는 책이나,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많은 부분들에 대해 독자가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었으며, 나의 반응 혹은 나의 감정들에 대해 다시 동떨어져 생각해볼 수 있었고.. 감정 안에 갇혀있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워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감정에 휩싸여있지 않는 법을. 특히 뇌와 심리의 연관성에 대해 잘 알게 되며, 더불어 좀 더 다른 측면으로 우리자신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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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심리학 - 위기 극복을 위한 로라 데이의 12강의
로라 데이 지음, 채인영 옮김 / 허원미디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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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넘어야 할 에베레스트 산이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한 번 씩은 꼭 위기라는 것이 찾아온다..

그게 어떠한 형태로 찾아올지, 혹은 언제 찾아 올지 모르지만,

이런 위기는 항상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자기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만들며,

부정적으로 모든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고, 하루하루가 힘겨워 지게 한다..

그런 위기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 위기 앞에서의 우리들의 상태는 어떠하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지

로라데이는 얘기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즈음, 나 역시 위기 상태 였다..

모든 것들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며, 타인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고

무력감과 우울상태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나를 고립시키고, 그런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내 안의 틀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였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합리화 시킴으로써 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려 하였다..

분명 나를 힘들게 하고, 끝으로 몰아넣었던 상황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의 내 생각과 감정을 놓지 못하고, 두려움속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사실 두려웠었다.. 내가 그 위기 속에서 믿고 있는 것들이 깨지는 것이 두려웠으며,

다시 희망과 믿음을 가졌다가 그것들이 깨지게 될 위험에 대해 두려워 하였으며,

내가 과연 다시 전과 같은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두려웠었다..

 

이 책은 그런 두려움속에 갇혀 있는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부여해 주었으며,

내가 그토록 두려워 하던 것들에 대해 긍정을 심어 주었으며,

어떻게 하여야 나 자신을 그런 위기 속에서 컨트롤하고, 끌어올릴 수 있는 지 알려주었다..

특히, 이 책속의 여러 연습문제들은, 다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에 치중하느라 생각하지 못하였던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과 그들에게 미치는 나 자신의 영향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내가 가지고 있었던 부정적인 믿음들을 깨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믿음과 생각들을 모두 깰 수 있게 도와 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위기를 환영하라고 말해 준다..

위기가 나를 찾아온데는 긍정적으로 생각할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으며,

위기란 우리에겐 버거운 도전이자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위기란 또 다른 모습의 축복이며 인간을 성숙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선 위기의 긍정적인 면들을 일깨워 준다..

위기를 통해서 우린 분명 잃는 것과 얻는 것이 있다..

모든 것들은 양면성이 있듯이..

위기에 대해 우린 항상 잃는 것만 생각했으며,

위기가 내게 준 피해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그 속에서 빠져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위기를 통해서 우린 분명 많은 것들을 깨닫고, 그 속에서 지혜를 얻으며,

전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질 것이며,

변화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기가 우리를 낭떠러지로만 몬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낭떠러지로 몰아가는 건 우리 자신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 꼭 상황이나 타인이 우리를 바꾸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 자신에게도 그런 변화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단 걸 알았다..

 

위기 앞에서의  나침반 역할을 해준 이 책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

난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를 이 책 속에서 얻었으며, 과거의 나 자신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관점을 달리 할 수 있었으며, 시야와 생각의 폭이 넓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위기를 맞게 될, 혹은 위기앞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기억하자.

위기란 우리의 인생을 좀더 극적인 방법으로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찾아온 위대한 기회다.

당신은 좀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실패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잘되던 일이 흐트러지고 망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위기를 그렇게 볼 수 없는 사람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추어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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