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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기획자의 시선 - 브랜딩 실무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양봄내음.권병욱 지음 / 유엑스리뷰 / 2022년 10월
평점 :
나는 마케팅 일을 하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브랜딩에 관한 세미나 또는 책에 관하여 찾아보는 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첫 파트에는 브랜드 및 브랜딩에 대한 오해로 시작하여 그래서 이것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비즈니스를 브랜드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란 가치 그리고 관계라고 말한다.
관계를 만들기 위해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려면 가치로부터 시작된다. 이 가치는 경험을 통해 증명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제품,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가 가치를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으려면 계획을 하는 단계부터 브랜드적 관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소비자들이 얼마나 그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달 전, 밀리의 서재 마케팅 디렉터의 강연을 들으러 갔던 적이 있다. 그 내용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가치'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는 어떤 제품에 대해 결정할 때 무엇이 더 가치있는 게 뭔지를 고민한 후 선택한다는 것이었다. 즉, 브랜드라는 건 가치에 대한 이야기라고 들었다. 결국 마케터란,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며 우리 가치가 먹힐만한 그룹이 어딘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첫 챕터를 읽으면서 그날 들었던 강연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소비자와 관계를 만드는 직접적 대상이라고 볼 수 있는 브랜드의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에서는 브랜드를 '살아있는 자산'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 이런 브랜드 정체성에 관해 사용되는 용어는 다양하고 해석도 다 달라 이를 정의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정리해 주었다.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어떤 존재의 정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존재에 대하여 표현해 둔 것입니다. 브랜딩이라는 긴 여정을 위해 이해관계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 일이 결국 브랜드 정체성을 잡는 일입니다."
이런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걸 어떻게 전달할 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긍정적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에 대한 고려와 우리 제품, 서비스와 관계를 맺어 나갈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계가 일방향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듯,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하여(마음을 얻기 위하여) 매력적인 정체성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한다.
챕터 3으로 넘어오게 되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p168) 에 대해 나온다. 우리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라고 말하기보다 사람들이 그런 감상을 자연스레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핵심이 있다고 설명하는데 이 경험이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걸 설명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오늘 다녀왔던 '밑미'라는 곳이 떠올랐다. 밑미라는 곳은 '진짜 나를 만나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오프라인 공간, 제품, 프로그램 등을 제시한다. 그중 영감의 방이란 곳을 예약했는데 그곳에서의 경험이 인상적이었다.
독립서점과 같이 다양한 책과 노트, 카드 등이 진열되어 있는 곳을 지나 자갈이 깔린 곳을 지나면 독립적인 방이 있다. 그 방 안에는 단 한 점의 예술 작품 그리고 사운드스케이프가 있는데 작품을 감상하고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지를 제공한다. 나는 이 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잠시 힐링을 그리고 쉼을 경험했다. 직원들 모두 친절했고 방에서 잠깐 동안 작품을 감상하며 오로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얻었던 것 같다. 나는 여기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얻었고 이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이처럼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통해 어떤 경험을 갖는가' 라는 부분은 꽤 중요한 포인트란 생각이 든다.
브랜딩은 타인과의 관계의 초석이 되는 '가치'를 만들고 모두가 그 가치에 몰입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쯤에서 소감을 정리하고자 한다.
몇 주간 야근이 잦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일을 열심히 하고는 있었으나 번아웃이 왔으며 그때 내가 나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은 '나는 누구지?' 그리고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떤 가치가 있나' 하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그 답을 찾고자 '어떻게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를 담은 '해피워커캠프'를 신청했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중에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고 이직에 대해 생각하는 이도 있었으며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알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그 모든 과정을 지나면서도 여전히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에 대해 묻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비롯해 브랜드에 대해 알아가고 배우게 되면서 더 욕심이 생긴다. '가치를 만들고 그 가치에 몰입하게 만드는 일이 브랜딩이라면 나는 그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이 책을 통해 나는 작게나마 몇 달 동안 나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워가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그 과정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 그것이면 나의 일이 '가치 그리고 의미' 를 지닐 수 있을 거란 마음이 들었다. 나처럼 일에 대한 회의감을 갖고 있거나 평소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어떤 존재의 정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존재에 대하여 표현해 둔 것입니다. 브랜딩이라는 긴 여정을 위해 이해관계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 일이 결국 브랜드 정체성을 잡는 일입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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