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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피트 - 혼자는 외롭고 둘은 괴로운 너와 나의 안전거리
조범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평점 :
'4피트'란, 연인이나 가족에게 허용하는 거리보다 멀지만, 무대와 관객석 사이의 거리보다는 가까운 거리이다. 이것은 가장 적절한 '사회적 거리'를 뜻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관계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어떤 관계들은 어렵게 느껴지며, 어떤 관계들은 소통하고 다가가는 것에 있어서 고민이 되기도 한다. 조직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연구해왔던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관계에 대하여 고민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솔루션들을 제공해 준다.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이 책을 보게 되었고, 내용에 대한 만족도 외에도 중간중간 책 속의 일러스트의 사진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어내려가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고 해야 할까. 책의 표지부터 나는 너무 마음에 들었고, 직장 내 있을 수 있는 관계의 어려움들을 여러 예시와 함께 솔루션을 제공해주어 실제로도 활용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 P19에서는 자기만의 공간에 관하여 언급하며, 이 공간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습관적으로 생기는 물리적 거리라고 한다. 이 공간은 눈을 마주치는 횟수, 웃음의 빈도, 대화를 나눌 때 친밀한 정도들을 통하여 형성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요소들은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접근하거나 회피하도록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여 어떤 균형 거리를 형성해준다고. 나는 사람을 대할 때에 이러한 차이가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다가가기가 조금 더 편하고, 어떤 사람과는 편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저마다 이런 자기만의 공간이 다르며, 경계가 일정하지 않고 다양하기에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정서적인 상태에 따라서도 개인의 공간이 달라지기도 한다. 심리 불안이나 정서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기만의 공간을 넓게 형성해 다른 사람과 더 먼 거리를 둔다고 한다. 또 상대의 특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이러한 개인의 공간은 대인 관계를 반영하게 되는데, 우리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다양한 사람들과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며 관계할 수 있을지를 이 책을 통하여 더 알아보고자 한다.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데에는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그것은 각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거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도널드 키슬러 박사에 따르면, 우리는 상대를 어떻게 대할지 결정할 때, '상대에게 얼마나 순응할 것인지, 통제할 것인지' 와, '상대에게 얼마나 친밀하게 대할 것인지, 적대적으로 대할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한다. 힘과 호감이 관계를 형성하는 두 가지 요인이며, 이 두 가지를 사용해 상대방과 자신의 관계를 나름대로 설정하게 된다. 나는 지배적인 성향인지, 순응적인지, 우호적인지, 배타적인지 체크해볼 수 있는 체크지가 주제의 뒷편에 있어서, 관계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상사와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직장 내 관계를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된다. 뒷부분에는 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도 점검해볼 수 있는데, '열정중독'이라는 부분이 내겐 특히 더 와닿았다. 열정이 늘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압박이나 강요로 열정이 만들어지게 되었을 때에, 그것이 집착이나 중독의 형태로 나타나 개인과 조직에게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건전한 열정은,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성취를 통해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가짜 열정에 빠졌을 때에,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를 하지 못하게 되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자주 경험하게 된다. 나는 가짜 열정에 자주 빠져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일에 집착하게 되고, 일로 인해 개인의 시간을 가질 때에도 제대로 쉴 수 없었었다. 긴장되어 있었고, 이 책에 나온 부분과 같이, 강박적으로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었다. 이러한 가짜 열정은,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도록 한다고 한다. 또, 일이 전부이며, 일을 자신의 정체성과 지나치게 가깝게 여길 경우에, 작은 실수로 '자존감 상실'을 겪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중요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감정과 관련하는데, 이것이 손상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존감이 떨어질 경우, 작은 일에도 쉽게 불안을 느끼며, 그냥 지나가도 될 일들에 짜증을 내고, 화를 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회피하게 되며, 스스로 고립되려는 경향이 강해지게 된다. 일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가 해가 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노력과 행동을 돌아보는 '정서 중심적인' 대처 방법, 자신이 마주한 상황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상황에 대한 '해석'을 바꾸는 방식, 문제의 근본 원인을 생각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며 가장 적절한 대안을 선택해 행동하는 방식 등을 제시해 주었다.
끝으로, 일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첫걸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조언해준다.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그것이 지닌 의미를 높게 평가할수록, 일에 대한 몰입도와 성과가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또 성장하는 사람들의 네 가지 습관과 자신에게 던져 볼 몇 가지의 질문들을 통하여, 어떻게 일과의 거리를 두며,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맺을 수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이 책의 뒷편에 보면, '거리 두기 하나로 아흔아홉 가지 갈등을 해결하는 공간과 관계의 심리학'이란 문장이 있다. 그렇다. '거리 두기 하나로' 많은 갈등과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모든 관계의 변수는 '거리'라는 것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사회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과, 관계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조언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일과 타인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0514/pimg_7187461162194659.jpg)
완벽하지 않더라도, 작은 성취들을 쌓아야 한다. 남들이 사소한 것을 두고 ‘성취‘라고 부른다고 비웃을지라도, 그 작은 경험들을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 이런 경험 없이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천 번 되뇌는 것과, 아무리 작더라도 작은 성취 한 번을 쥐고서 ‘할 수 있다‘고 천 번 되뇌는 것은 다르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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