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지 않는 바람처럼 - 12년차 집시 세라의 인생사용법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삶과 죽음에 대해 매일매일 생각한다는 너.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일까에 대해 고민한다는 너.

삶에 대한 무게가 너무나도 무거워 보인다며, 끊임없이 도망치고자 하는 너.

삶에 대한 긍정을 품지 못하며, 그리고 언제 진실되게, 활짝 미소 지었는지 희미하기만 한 너.

 

그렇다. 그런 너, 바로 나에게 이 책의 저자는 속삭인다.

 '그래, 그렇게 인생을 놀면 돼.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네 앞에 떠내려 온 장미꽃을 건져서 네 심장에 바쳐.'

 

서곡, 전주곡이라는 뜻을 지닌 Prelude.. 이 단어로써 도입을 여는 그녀는 그렇게 속삭였다 ..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구성을 지닌다 ..

한 권의 책이 아름답고 다채로운 음악이 담겨있는 CD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닌 구성으로, 독특하다 ..

각 제목마다 Track1, Track2...라는 글씨가 달려있고, 정말로 이 책을 읽는 동안 독특한 리듬과 음표들을 느낄 수 있었다 ..

그녀다운 느낌이 있는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기분 좋은 설렘이 내 마음 한 가운데에 머물도록 만들었다 ..

살아 숨쉬고 있기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움 ..

그 아름다움이 굉장히 두드러지게 자리잡아 있는 그녀의 글은,

마치 폭포처럼 삶에 대한 생동감과 생명이라는 것이 내포하는 동적인 느낌을 그대로 글에 드러나게끔 했다 ..

 

그녀는 어떻게 삶을 바라보았기에, 이런 독특한 리듬과 화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일까.

그녀는 인도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으면서, 사리에 그린 그림들을 싣고 돌아다니며 전시회를 연다.

그러는 와중에 일러스트학교에 등록해서 그림을 배우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기도 하며,

춤도 추고, 명상도 하고, 요가도 배우며 그렇게 그렇게 삶에 다가선다 .. 미소를 마음 가득 품은 채로.

그 과정 속에서 지독한 고독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하는 그녀. 유난히도 시선이 많이 가고, 공감을 했던 부분이다..

모든 사람들의 삶 속에서 외로움이라는 건 그림자처럼 우리 곁에 맴도는 감정이 아닐까.

외롭다는 말, 고독이라는 말, 그것이 내포하는 감정은 깊고도 무거워 보이기만 한다 ..

나에게도, 너에게도, 그리고 그녀에게도 그 단어는 무게를 지니는 구나.

 

이 책을 덮으면서, 난 그녀에게 다시 물어본다.

정말 그렇게 미소지어도 되는 것이냐고, 그렇게 활짝 웃어도 되는 것이냐고.

삶이라는 것에 그렇게 다가서도 되는 것이냐고, 말이다 ..

 

머리 아픈 생각과 고민들 가운데에서, 그녀의 책은 미소와 쉼표를 내게 선사해 준다..

삶의 한 순간 한 순간 무엇과 마주하게 되든, 조금 더 밝게 웃고 싶어졌다 .. 그녀처럼 ..

 

그녀의 삶은 특별하다. 다른 행성에 머무르다가 갑자기 찾아온 별처럼.

우리의 삶이 그렇게 두근거릴 수 있을까, 의문을 갖게 할 정도로 그녀의 삶이 멀어보일런지도 모르겠다 ..

그러나 그녀는 삶 안에서 미소짓는 법을, 자신을 다독이며 나아가는 법을,

그리고 삶이 하나의 선율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녀석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단지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걸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녀.

그런 그녀가 우리에게도 속삭인다. 단지 '이렇게 살아도 된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