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인생 수업 -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가 들려주는 행복한 삶을 위한 50가지 가르침
류쉬안 지음, 김소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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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처음 어른이 되었습니다. 20살도 처음이고, 21살도 처음입니다. 40살도 처음이고 50살도 처음이며, 80살도 처음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살아본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날을 살아가는 초보입니다. 삶이 갑작스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서 어제처럼 살아갈 따름입니다. 우리 삶이 십 년씩 건너뛰지 않기 때문에 항상성을 가지고 일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내일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인생을 먼저 살아본 사람이나 삶의 지혜를 깨달은 사람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낯설고 당혹스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삶의 지혜가 더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낯설고 당혹스러운 일상을 매일 새롭게 대면하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한껏 담은 책이 찾아왔습니다. 하버드 심리학 박사 류쉬안의 [어른을 위한 인생 수업]입니다.

 

 

 

 

[어른을 위한 인생 수업]의 각 장은 새로운 인식 - 수용 - 공존 - 관계 - 새로운 시작이란 핵심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책은 이 다섯 가지 주제로 정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이서로에게 연결됩니다.

 

 

1장은 우리가 가진 상처를 기회로 바꾸는 태도에 관한 10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장은 우리 안의 상처뿐만 아니라 불균형한 세상을 수용하자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3장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과 공존을 다루면서 혹독한 경쟁 사회 속에서 지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4장에서 저자 류쉬안은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사람과 더 나은 관계는 ''로부터 시작한다는 지혜를 보여줍니다. 5장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하나씩 정리해 줍니다. 친절한 심리학 박사이자 삶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가진 류쉬안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발견한 삶의 지혜를 아낌없이 풀어놓습니다.

 

 

기쁨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기쁨의 이유를 찾는다면 기뻐할 순간보다 기쁨을 빼앗길 때가 훨씬 많은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이나 사건, 외부에서 찾아오는 어떤 것이 아니라 기쁨을 선택하기로 결정한다면 삶은 극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낯설고 당혹스러운 사건과 일이 많은 세상이기 때문에 삶을 다른 시선, 바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다르고 바른길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한 가지 지혜는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류쉬안은 서문에서 이것을 "선택권"이라고 명명합니다. 날씨가 이상할 때,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을 만날 때, 내가 원하고 바르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오해받을 때, 심지어 상실을 경험할 때조차 선택은 오롯이 우리 몫입니다. 짜증을 쏟아내고, 화를 내며, 분노하고, 욕지거리를 내뱉고, 주먹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길이 유일한 것은 아닙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참을 인자를 새겨보고, 나에게 주어진 감사한 일들을 생각하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격언을 되뇌일 수 있습니다. 같은 일을 만나고 당해도 다른 반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삶의 지혜는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상처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삶의 불균형을 받아들이는 예술과 같은 실을 걸을 수 있습니다. 불공평한 세상이지만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 당혹스러운 세상을 그래도 살맛 나는 곳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풍성한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관계는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진짜 행복한 인생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고, 잊어버려야 할 것을 잊어버리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류쉬안이 말하는 것처럼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고, 지혜를 흘려보내는 복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참 복잡한 세상입니다. 너무나 자주 사용해서 이젠 식상해진 단어 낯설고 당혹스러운 세상입니다.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인생 학교에서 원-포인트 (One-Point) 레슨을 받고 싶은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속 사정을 헤아리고, 우리의 필요를 요소요소 채워주는 책 [어른을 위한 인생 수업]을 읽으며 2022년 봄을 힘차게 시작하면 어떨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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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인생 수업 -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가 들려주는 행복한 삶을 위한 50가지 가르침
류쉬안 지음, 김소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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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배달룡 선생님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저학년) 신나는 책읽기 61
박미경 지음, 윤담요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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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슬프게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 이름을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죄송한 마음과 함께 참으로 존재감이 없으셨다는 생각이 교차합니다. 기억나는 것이라고 아침 조례 시간 교장 선생님의 지루하고도 긴 훈시(그때마다 픽픽 쓰러지는 학생은 덤입니다. 왜 그렇게 그땐 픽픽 쓰러지는 친구가 많았는지...), 교장실 앞을 지나갈 때마다 소리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전부입니다.

아이를 키우고 학부모가 되고 조그마한 대안학교에 보내면서 처음으로 교장선생님의 이름(성함)을 알게 되었으니 내가 불행한 것인지 그동안 내가 만난 교장선생님이 불행한 것인지 헷갈립니다. 아마도 교장 선생님 역시 자신이 이런 존재로 전락하는 것을 원하시진 않을 것 같습니다. 초, 중, 고를 막론하고 말이에요. 만약 이런 마음을 가진 교장 선생님이 계시다면, 교장 선생님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교장 선생님이 있습니다. 바로 "배달룡 선생님"입니다.





배달룡 선생님으로 말하자면 사탕을 좋아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과 딱지치기를 승부를 벌이고 평정하는 분이기도 하지요. 학생 수진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분식집을 방문하고, 자신을 희생하시는 분입니다. 친구에게 강압적으로 영어 숙제를 맡기는 아이를 보면서 자신이 그 숙제를 대신해주겠노라고 진심 가득 담아 이야기를 건네시는 교장선생님입니다.

가르치던 아이가 전학을 갈 때는 인맥을 총동원해서 아이의 앞길을 열어주시고, 돌아올 수 있는 공간까지 진심으로 마련해두겠노라 약속하는 교장선생님. 한 겨울 눈이 쌓이자 아이들과 진지하게 눈썰매를 타시고, 먼저 눈싸움을 걸어오시는 교장선생님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이름을 다 기억하고,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300명 이상 아이들의 이름을 외울 수 있다고 자부하면서 151명 밖에 안 돼서 아쉽다고 말하는 교장선생님입니다.

어떠세요? 이런 교장 선생님이라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세요? 배달룡 교장선생님 같은 교장선생님과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으세요?




아들딸이 이런 교장선생님이 계신 학교에서 생활하면 좋겠습니다. 친구들과 우정을 쌓을 뿐 아니라 교장선생님과 떡볶이를 먹고, 딱지치기를 하고, 눈썰매를 타고 눈싸움까지 할 수 있는 곳에서 학교생활을 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욕심이 생기더군요. 내가 이런 어른이 되면 어떨까? 아이들과 진지하게 딱지치기를 하고 눈썰매를 타고 눈싸움을 하고 분식을 즐기는 아빠. 이웃집 아저씨, 동네 어른이 되면 어떨까? 내가 살아가는 곳 한구석을 조금이라도 더 살맛 나는 곳으로 바꾸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음....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습니다.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갈수록 세상 살이가 힘들어진다는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힘겨운 세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이 세상을 마주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어디에서 얻을까요? 엄마 아빠입니다. 이웃집 아저씨이고 동네 어른이 아닐까요? 내 마음을 이해해 주고 나와 시선을 맞추어 주는 어른이 있는 세상을 살아본 아이라면 이 세상 속에서도 삐뚤어지지 않을 겁니다. 사랑받는 존재라는 인식이 뚜렷하니까요. 언제든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자신감과 자존감으로 똘똘 뭉친 아이일 테니까요.

떴다ㅣ 배달룡 선생님을 읽으며 우리 사는 세상이 더 좋아지길 꿈꾸어 봅니다. 모두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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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보물창고, 도서관의 역사 - 두루마리부터 가상현실까지 도서관 이야기
모린 사와 지음, 빌 슬래빈 그림, 빈빈책방 편집부 옮김 / 빈빈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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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보물섬에 간다. 


보물섬을 찾았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은 보물섬을 찾고 있습니다. 

그것도 온 가족이 함께.

우리 가족이 찾은 보물섬은 바로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의 역사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도서관은 어디서 시작했을까요? 어떤 책을 보관했고, 왜 그랬을까요? 도서관에 처음 보관한 책은 어떤 책이었으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도서관을 생각하다 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질문이 적지 않습니다. 이 까다롭고 복잡해 보이는 질문에 대해 차근차근, 놀랍도록 예리하게 대답해 주는 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지혜의 보물 창고, 도서관의 역사]입니다.








1장은 도서관 역사의 시작입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함무라비 왕이 세운 바빌로니아의 보르시파 도서관,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 도서관, 고대 중국의 도서관과 진시황제의 분서갱유(이건 정말...), 고대 로마의 개인 도서관, 고대 로마의 공공도서관 이야기를 촘촘하게 무엇보다 재미있게 담았습니다.


2장은 암흑시대입니다.

암흑시대 도서관의 운명은? 고대 도서관은 왜 몰락했는지,. 수도원 도서관은 왜 등장했는지 보여줍니다. 암흑시대에 책의 수호자의 역할을 맡았던 수도원과 수도사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책을 베껴 쓰면서 자연스레 글쓰기가 발전한 과정도 들려줍니다. 중세 이슬람 세계의 발전이 도서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고, 비잔티움 제국의 제국 도서관 이야기도 소개합니다.


여기서 잠깐. 중세 시대(흔히 암흑시대라 불리는)는 그야말로 책의 수난시대였습니다. 지성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무겁게 여긴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책을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이교도의 책까지도 필사해서 보관하면서까지 인류의 자신을 지키는 일에 자신을 드렸습니다. 그것도 침침한 불을 켜놓은 곳에서 한 글자 한 글자씩 필사했습니다. 시력을 잃어가고, 등허리가 굽어가고, 거북목이 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는 최소한 중세 그 암흑의 시간을 뚫어낸 기독교와 수도사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인류 역사에 등장한 대학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면 좋던 싫던 상관없이 예수에게 빚을 진 셈이라는 뜻입니다.








3장은 황금기입니다.

암흑기가 있다면 당연히 황금기도 있어야겠지요. 인쇄기의 발명으로 시작한 도서관의 황금기와 책의 보급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나라 금속활자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지요(겁나 자랑스럽다는...), 가동 활자 발명이 유럽 사회에 끼친 영향과 종교개혁 이야기까지 인쇄 문화에 얽혀 있다는 진실을 보여줍니다. 바티칸 도서관 이야기와 옥스퍼드 대학교의 보들리언 도서관, 책 기부 문화, 우리나라 도서관 이야기가 빼곡한 챕터입니다.


4장은 새로운 세상으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세상은 신대륙 발견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최초의 회원제 도서관, 책의 대중화로 대두된 도서관의 역할, 지금까지 이어져온 개인 발전을 위한 책 읽기, 앤드류 카네기의 성공이 도서관과 엮어 있다는 비밀까지. 또한 다양한 도서관이 등장한 과정을 친절하고 재밌게 들려줍니다.


5장은 미래의 도서관 여행입니다.

미래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요? 상상해 보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야기로 이 챕터의 포문을 엽니다. 참 멋진 구성이라 생각했습니다. 변하는 시대에 도서관의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적의 도서관 이야기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 첨단 기술의 옷을 입은 디지털 도서관의 모습까지 미래에도 각광받을 도서관을 상상해 보는 챕터입니다.


마지막엔 부록과 같은 챕터가 있습니다. 이 챕터에 마음이 많이 끌렸습니다. 참고 자료, 도서관 웹사이트, 도서관 협회, 전자도서관 등 주옥같은 정보를 빼곡하게 담아 놓았습니다. 책을 펼쳐들고 구경하고 싶은 곳을 찾아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곳입니다.








어제도 아내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아들딸 읽을 책을 잔뜩 빌려왔습니다. 단순히 재미 위주로 독서하는 편이지만 작년 한해 동안 천 권 이상의 책을 읽은 아들딸이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책을 가까이하면서 인류의 보고를 마음껏 탐험하길, 책을 통해 수많은 지성과 깊은 대화를 나누길, 내면이 더 건강해지고 튼튼해지며 높고 아름다운 상상력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길 기대합니다.


[지혜의 보물창고, 도서관의 역사]를 읽으면서 도서관의 고마움을 다시금 깨우쳤습니다. 도서관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 같습니다. 책 읽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책보다는 영상이 더 익숙한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책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 방식이든 아날로그 방식이든 책을 가까이하고, 지혜를 전수하고 보존해 가는 일은 아름답습니다.


가까운 도서관으로 가보시길... 도서관 회원 가입도 하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도서관이야말로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인류의 보물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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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뒤의 소년 다봄 어린이 문학 쏙 1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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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겐 일어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귀를 닫고 있었고, 눈을 감고 있었다고 말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난민' 이야기입니다.


2018년 제주도에서 예멘 난민을 거부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민이 우리나라와 엮이게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눈을 열고 귀를 열어 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세상 곳곳에서 심각한 수준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이렇게나 무지한 것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구촌'이라 부르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안위에만 열을 올리고, 다른 사람의 아우성을 외면하는 것은 지독한 이기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만 지구촌이란 단어를 꺼내 사용하고, 불편할 땐 눈을 질끈 감고 귀를 틀어막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쟁난민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어린아이입니다. 하루아침에 고향을 잃었습니다. 부모를 잃었습니다. 자녀를 잃었습니다. 삶의 모든 것이 뿌리째 뽑혀나갔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만날지 몰라 두려움과 추위에 떨며 잠에 듭니다. 어쩌면 내일 아침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오늘 만난 사람을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끌어안은 채.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이 버젓이 자행되는 세상을 보면서 나와는 크게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남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마음입니다.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 맞는 말도 아닙니다. 전쟁이 끝나고, 코로나를 극복하게 되면 제일 먼저 해외로 여행 가겠다고 말하면서 지금 지구촌을 살아가는 사람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지독한 이기심일 따름입니다. 제아무리 좋은 샤넬 향수로도 가릴 수 없는 추한 냄새로 진동하는 삶이라고 불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나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부끄럽습니다. [교실 뒤의 소년]의 저자 온잘리 라우프가 던져 준 생각입니다.







[교실 뒤의 소년]은 우리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가슴 아픈 일이면서도 무척이나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을 대면하게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세상에서도 차별이 일어나고 있으며, 부끄럽게도 그 일을 부추기거나 모른 채 하는 어른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자국민 보호와 이익이라는 대의명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소리를 내는 우리의 자화상을 대면하게 합니다.


동시에 난민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끌어안고 싸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버림받은 사람, 어디에도 속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는 사람, 모든 것을 잃고 두려워하는 사람의 손을 붙잡는 사람,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난민 문제'를 보게 합니다. 피부 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는 것만으로 서로를 차별하거나 괴롭히거나 밀어내는 것이 얼마나 비열하고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지 보여줍니다. 난민의 나와 똑같은 사람일 뿐 아니라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희망도 보여줍니다. 어린아이마저 자신을 희생하고, 대단한 모험의 길에 올라서서 친구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 땅을 살아가는 어른에게도 함께 이 문제에 직면하자는 초대장을 건넵니다.


쉽고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맞서 싸워야 할 장벽이 있습니다. 지불해야 할 대가가 있습니다. 모든 아름답고 숭고한 일, 높고 깊은 길은 어렵습니다.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 후에 비로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법입니다. '난민 문제'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난민 문제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차별'을 극복해 나가는 일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고, 흘려야 할 땀과 쏟아야 할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철옹성 같은 장벽을 허물어뜨릴 것입니다. [교실 뒤의 소년]이 보여주고 들려준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더 이상 우리나라도 이 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한때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무슬림 '할랄 음식'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성소수자의 문제와 남녀 성차별의 문제까지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다룰 이야기가 아니라 이 정도에서 멈추겠습니다.


미국 유학 기간 동안 소수민족으로, 유색인종으로 살았습니다. 몇몇 사람은 나의 어눌한 영어를 못 참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나라는 존재 자체를 조금은 신기한 눈빛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같은 단어를 계속 말해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나의 어눌한 발음이 듣기 좋아서는 아닐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나의 도전을 놀랍게 여겼습니다. 자신이 한국에서 한국말로 공부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나의 모습 자체에 경이감과 존경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흑인과 멕시칸을 만났을 때는 내 안에 숨어 있던 차별적인 선입견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흑인과 멕시칸은 무서운 사람, 가급적 피해야 할 사람인 양 다가가길 망설이는 나를 보았습니다. 내 안에 있는 이 편견과 장벽은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함께 웃고 떠들면서 그들 역시 빨갛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민 문제는 세계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국제 이슈입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전쟁과 내전의 소식, 재난과 재앙의 소식은 난민 문제를 더 확대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기후 문제도 기후 난민을 기하급수적으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지구촌을 말 그대로 이웃으로 생각하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기 위해 마음을 나누고 손을 잡아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자국 국민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남의 죽음보다 나의 고뿔이 더 고통스러운 법이니까요. 그렇다고 이기심에 함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나를 조금만 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생각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각국 정상들이 거시적인 안목으로 지구촌의 미래를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기업들도 이익 창출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꾸고, 사회로 더 환원할 수 있다며 좋겠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치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어린이 도서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이 함께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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