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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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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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 알렉상드로 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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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뒤마씨의 동물과 함께 한 일상 수다집.
▷ 두마디 : 대환장개판.
▷ 추천대상 : 동물 애호가.
▷ 이미지 : 국립공원.
▷ 깔때기 : 기르고 싶은 동물은?
▷ 색깔 : 에세이/동물/사회/역사/일상/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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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정은문고 관계자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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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상당히 두껍다. 포켓북치고는 분량이 꽤 되지만 역시 가볍다. 독자에 따라 가볍게도 묵직하게도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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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대목에서 글의 서술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자신의 방식과 월터 스콧이라는 작가의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게 재미있다.
월터 스콧의 방식대로 서술하는 이야기는 꽤 익살맞다(익살맞다고 생각한다.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상황 묘사나 사물의 묘사가 퍽 익살스럽다 생각했으니까). 점점 더 이 서양식 서술방식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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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마리의 개와 한마리의 독수리, 원숭이 세 마리, 앵무새 두마리, 고양이 한 마리, 꿩 한 마리, 수탉 한 마리. 시작은 이렇게 소개했는데 나중엔 개가 14마리가 되고 닭도 굉장히 많아져서 숫자 세기가 무의미한 몽테크리스토성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개판이다. 작은 새들을 먹어치워 재판을 받은 고양이 미주프, 도둑질, 사냥과 더불어 닭을 꼬시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개 프리차드. 동물이지만 사람과 별 다를 것 없는 생활을 마치 수다떨 듯 독자에게 블라블라하는 뒤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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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에는 인물이나 동물이 느닷없이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뒤마씨의 수다에 초대된 나 또한 어느날 느닷없이 소개될 것 같은 재미있는 상상도 해본다.

 

"아, 내가 아직 소개를 안했던가? 사실은 이 이야기의 처음부터 함께 했던 사람이오. 내가 성에 특별히 초대한 분이지. 그런데 이 분은 매우 점잖은 분이라 그런지 말도 별로 없소. 그저 우리가 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며 가끔 웃음을 터뜨릴 뿐이란 말이오. 하지만 아주 좋은 친구임엔 틀림 없소. 개들이 그 친구를 아주 좋아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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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수다를 떤 듯한 유쾌한 작품 덕에 요 며칠 주위에 있는 개와 고양이를 면밀히 관찰해보았다. 되도 않는 말을 걸어보다가 얘네가 자꾸 엉겨 붙는 바람에 약간 곤란하긴 했지만. 뭐 개들이 나를 보면 환장(좋아하거나 혐오하거나) 하는 것을 내 힘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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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의 환경과 문화를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지만, 아무래도 독수리나 원숭이들이 어딘가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특히 독수리가 몽테크리스토성까지 오는 여정을 보자면.. 동물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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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몽테크리스토성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건빵 속 별사탕마냥 당시의 프랑스 사회의 모습을 중간중간 넣어주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프랑스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격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 이건 내가 작가에 대해 더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의 작품을 대하지 않으면 끝내 알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그래도 하나는 알 것 같다.

 

귀족과 서민, 이 두가지 요소-귀족은 아버지 쪽, 서민은 어머니 쪽 -를 나처럼 하나의 가슴에 응축한 사람도 없다. -265p.

 

상대가 왕족이건 노예건, 약자를 대하는 그의 성품. 이런 마음에 대해 다소 복잡한 심경을 정교하게 설명하는 대신 '나도 모르겠다. 내 정신과는 별도로 나를 불현듯 일깨우는  내 가슴의 소리가 아닐까' 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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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알렝상드로 뒤마는 흑인 혼혈이란 점 때문에 평생 인종주의에 시달렸다고 한다. 후작인 아버지와 흑인 노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마. 인터넷 어디서 보건데 이에 대해 아주 인상적인 명대사를 소설'조르쥬'에 남겼다고 한다.
"내 아버지는 물라토요, 조부는 깜둥이었으며, 증조부는 원숭이었소. 알겠소, 선생? 우리 집안은 당신네가 끝나는 곳에서 시작했단 말이오."

기가막힌 촌철살인.

독자가 극중 인물에게 익숙해지도록 억지로라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독자가 그 인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 P9

사회는 육체를 달라재고, 사랑은 마음을 채워주고, 고독은 영혼의 종교이다. - P16

동물은 알아야 할 걸 이미 알고 있답니다. 단지 실행하는 일만 남은 거지요. - P72

그렇다면 그 분은 뒤마 씨 댁에서 무슨 일을 담당하시나요?

사실 대답하기가 좀 곤란하다. ‘모든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태를 위해 내가 특별히 단어 하나를 만들었다. ‘루스콘하다‘인데, 한 사람이 행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가 이 동사 영역에 전부 포함된다. - P177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언젠가 여러분이 집안일 외 다른 일로 글을 쓰려고 펜을 들면 남성 친구 말고 부디 여성 친구를 가지기를.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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