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관장님의 옛날이야기 - 묘귀에서 친구로, 전설과 역사 속 고양이와 만나다
마웨이두, 이소정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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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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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관장님의 옛날 이야기 - 마웨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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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역사속 고양이들의 이야기와 관푸 박물관의 고양이들의 묘생 이야기.

▷ 두마디 : 나는 너의 그 무심함이 퍽 다정하구나.

▷ 추천대상 : 애묘인.

▷ 이미지 : 장화 신은 고양이.

▷ 깔때기 : 기억에 남는 고양이는?.

▷ 색깔 : 역사/동물/고양이/사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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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회를 주신 #아직독립못한책방 @a_dok_bang 과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분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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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속에 등장하는 고양이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내게 있어 역사는 고양이나 쥐에게도 치명적인 쥐약 같은 것. 약간의 두려움과 그것보다는 손톱만큼 많은 호기심으로 책장을 열었다. 고급스러운 재질에 누드 제본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책장 넘길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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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푸 박물관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묘생.

서문이 51페이지로 꽤 긴 편인데, 그 이후로는 일곱 마리의 고양이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 장의 첫 페이지는 그 장의 주인인 고양이를 묘사한듯한 아름다운 시와 함께 시작한다. 그 다음 페이지는 각자가 애착을 품고 있는 듯한 꽤나 고풍스러운 물건들이 등장한다. (아마도 박물관 소유일것으로 추정되는)바둑함이나 옛 주사위, 종, 동주사위 같은 골동품이 주를 이룬다. 이름과 생김새가 다른만큼 각자의 개성이 남다른 아이들. 소개된 고양이들로만 봐서 관푸에는, 유기묘나 길고양이었던 아이들이 꽤 되는 듯 하다. 뜻밖의 잔잔한 감동이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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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역사를 엮어 이야기하는 게 참으로 흥미롭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무측천(측천무후) 이야기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강력한 경쟁자였던 두 여자를 제거하는데 성공한 소의(무측천). 다소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왕황후와 달리 소숙비는 직접적으로 저주를 한다. "다시 태어나면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고 무씨는 쥐로 태어나게 할 거임. 내가 그 목을 졸라 보복하겠음!!" 그리하여, 무측천이 노하여 궁안에서 고양이를 기르지 않았다고. 권력을 위해 자기 자식까지 이용한 무측천의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져서(소름소름), 집에 짱박혀 있는 '측천무후'를 리스트업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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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들쥐를 잡아먹고 호랑이는 산돼지를 잡아먹었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두 동물에게 제를 지냈다고 한다. 둘을 동급으로 이야기한것도 재미있다. 인간을 '집사'라 칭하고 고양이의 위치가 위에 있는 것은 신성함과 야성의 두 특징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 고양이를 통해 배우는 관료 사회의 철학

1.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라, 기회를 기다려라.

2. 심지를 굳게 하고 얼굴에는 미소를 띨 것.

3. 자신이 영리하다 내세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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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고양이 한 줄 소개.

🐾첫 번째 발톱, '특별히 사람을 좋아하는' 진팡팡.

🐾두 번째 발톱, '도독의 품격' 마두두.

🐾세 번째 발톱, '빛나는 흑(黑)' 샤오얼헤이.

🐾네 번째 발톱, '연꽃같은' 쑤거거.

다섯 번째 발톱, '나의 아이돌♥, 편타수구' 쑹추추.

여섯 번째 발톱, '두 얼굴의 미인' 좡타이지.

일곱 번째 발톱, '원로 고양이 관장' 화페이페이.

# 뱀발 1.

시골집에는 아버지를 닮은 고양이가 산다.

언젠가 막냇 동생이 말하기를 "쟤 되게 싸가지 없다. 내가 들어가면 겁나 째려보고 이리 오라고 해도 대꾸도 안함" 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당연한거 아닌가, 우리야 가끔 아버지 집에 놀러가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자기 집이니까. 걔한텐 우리가 손님같은 개념인거지. 손님들 주제에 집안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꼴이 맘에 안 들수도 있을 터. 아버지께서 "밤에 집 밖에 나가지 마라. 고양이가 니들 오면 밥 먹으로 집에 안 들어온다."고 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고양이, 우리 아버지와 상당히 닮아서 어쩐지 정이 간다.

# 뱀발 2.

오늘부터 쑹추추앓이. 타고난 얼빠인 나, 쑹추추 사진을 보고 바로 빠져버렸다. 편타수구가 이렇게 매력적이었단 말인가? 와.. 그러나 고양이와 개 알러지가 있는 나는 키우는건 고사하고 고작 일주일정도 한공간에 머물 수 있는 것이 한계다. 심하지는 않으니 한번쯤 키워보는게 어떠랴 했지만, 정 주기 시작하면 나보다는 아이들이 상처일까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냥 책으로만 만족하련다.

 

고양이의 ‘신성‘은 사람들의 환호와 찬탄, 예의 바른 절까지 얻어냈지만, 고양이의 ‘야성‘은 고양이로 하여금 늘 사람들에게서 거리를 유지하고 영원히 사람들을 경계하게 하지. 그리고 아마 이 두가지 특성이 함께 있기에 고양이가 그토록 매력적인 것이며, 천 년에 걸쳐 사람들을 유혹해 집사가 되게 한 것이 아닌가 싶어. - P20

고양이와 쥐가 타고난 원수는 무슨. 사실은 그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권력은 양분될 수 없다는 논리에 따라 움직였던 거지. 고양이도 그러하고 사람 역시 그러하고...... 그랬던 거야. - P35



작은 악이라 해서 가벼이 여기지 말고 재앙이 없으리라 생각지 말라. 한 방울 물은 비록 작을지라도 결국은 그릇을 가득 채우나니. 무릇 거대한 죄악도 작은 죄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리라.
- P51

관푸 고양이들의 눈에 비친 이 세계는 그들 자신만의 세계이고, 인류라는 거대한 생물은 사실 매우 작은 것으로 그 존재를 무시해도 괜찮은 것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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