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기 전에 광고문구를 보고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의아함과 감탄이 실려 나왔다. 자선사업만으로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책을 모았다니! 그것도 히말라야와 같은 오지에.
도서관을 짓고 책을 전하는 이 사람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그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 그가 버려야 했던 것들, 과정의 힘듦, 그를 도운 많은 사람들의 얘기는 책을 찬찬히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호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지사 이사를 담당하며 스톡옵션과 집, 운전사를 제공받는 보장된 생활을 영위하던 그가 단 한 번의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만난 교육환경의 부재 현상을 보고 진로를 바꾸게 된다. 그를 오른팔로 믿던 상사와 여자친구와의 헤어짐까지 고려한 결정이었으니, 그로서는 이 일이 자신의 나머지 인생을 걸 만한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자선사업의 기업화.
존 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퇴직하고 도서관 사업을 하며 살아갈 방법을 생각하다 낮에는 자선을, 밤에는 바텐더를 하는 상상까지도 했다. 무엇을 하건 자선과 직업을 겸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일 것이라는 건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현명하게도 자선사업을 하는 재단 설립을 생각해냈다. 그 덕분에 낮에도 밤에도 사업에 전념할 수 있었고, 자선의 영역을 확대하여 많은 아이들이 기다리지 않도록 빨리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룸투리드(room to read) 재단의 CEO이지만, 결코 화려한 타이틀은 아니다. 저축액은 반으로 줄었고, 자신을 돌보지 못한 탓으로 자동차 트렁크 안은 교통경찰도 놀랄 정도로 엉망이다. 그러면 어떤가! 좋은 일을 전파하며 더 많은 사람을 자선의 대열에 끌어들이고 있으니, 존 우드는 자선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가운데에 서서 양쪽으로 좋은 일을 하는 셈이다.
그가 이 일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경험과 인맥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볼머는 평소와 다른 관문을 통해 그들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특히 저돌적이고 씩씩한 탱크를 연상시키는 스티브 볼머의 모습이란!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많은 돈을 들여 빌 게이츠가 그를 스카웃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존 우드가 네팔에서 베트남에서, 또 스리랑카로, 인도로 자선의 폭을 확장하는 과정은 마치 소설처럼 전개된다. 유머감각 없는 사람은 직원으로 채용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의 글에도 군데군데 웃음이 번질 수밖에 없는 장치를 심어놓고 있다. 또, 책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사진에서 존 우드의 선한 웃음과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새로 지은 학교에서 똑같은 교복과 가방을 맞춰 차려입은 아이들의 얼굴은 하나하나 다르지만 개구진 웃음과 즐거움, 그리고 고마움을 담고 있었다.
믿어지지 않는 일을 가능하게 한 존 우드와 '룸투리드'는 지금도, 앞으로도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반짝거리는 눈을 찾아다닐 것이다. 그들이 쓰나미의 위기상황에 대처했던 행동처럼 새로운 나라로 진출함에 있어 여건의 미성숙과 세금 등의 절차를 따지지 않고 먼저 행동으로 나설 것이다. 자선을 하고는 싶지만, 실제로 이 돈이 어디에 쓰일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 우드는 그들의 돈이 좋은 곳에 바로 쓰였음을 확인시켜주어, 생각만 하던 자선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업과 자선의 양 측면을 생각하게 한 '히말라야 도서관', 청소년들에게도 꼭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