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숨겨져 있는 인간 본성을 생물학적으로 탐구한 이 책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함을 지녔다. 저자인 데이비드 바래시와 나넬 바래시 부녀는 시간을 초월해서 읽혀지는 훌륭한 문학작품의 힘이 언어의 풍부함과 작가의 힘 등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그 안에 인간 본성이 자리잡고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지속적인 힘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란 관점을 내비친다.
2장에서 9장까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문학과 생물학의 만남 중 우선 '오셀로'의 행동을 지극히 생물학적인 행동으로 분석한 이론을 만나보았다. 동물의 수컷 중에는 여러 명의 아내를 거느리고 살아가는 종이 있는가 하면 일부일처제도 있다. 인간은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하렘을 소유하고픈 욕망이 자연적 성향에 더 가깝다고 한다. 그 증거로 사춘기 초반의 아이들의 성장을 살펴봤을 때 여자 아이들의 성장이 더 빠른 것을 들었다. 이것은 수컷 대 수컷의 경쟁이 치열한 종일수록 어리고 약한 상태에서 쉽사리 경쟁에 뛰어들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때문에 일부다처제가 발달한 종일수록 암컷과 수컷의 성적 성숙기에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그저 여자 아이들의 성장이 더 빠른 것을 하나의 상식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분석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세계에 발을 담그는 기분이 들었다. 이어서 성적 질투심을 갖게 된 수컷은 방어적이고 호전적이 됨을 설명하며, 오셀로와 카시오의 관계를 수컷 대 수컷의 성적 경쟁으로 판단함으로써 문학 작품 이해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었다.
'마담 보바리'를 통해서는 간통의 생물학을 전개시킨다.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친아버지가 아닌 양아버지의 밑에서 양육되는 새끼들이 많음을 알아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많은 암컷이 남몰래 다른 수컷과의 만남을 지속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오늘날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생물은 어류의 장에서 사는 기생충으로 교미한 직후 몸이 연결되어 떨어질 수 없는 생물 이외엔 없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암컷의 이런 행동은 자신보다 우월한 배우자와 짝짓기를 하여 진화의 과정에서 한 단계 상승하려는 숨겨진 욕망의 분출이다. 아이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우리 잠재의식 속에 있는 '다윈주의'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마담 보바리'를 이해해야 하는가?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하지만,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가족관계나 의붓자식, 부모 자식간의 갈등, 우정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쉽진 않았지만, 문학의 생물학적 이해라는 새로운 관점이 책을 계속 붙들게 했다.
또한, 짧게라도 내용이 요약되어 있는 문학작품을 만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읽지 못한 소설은 대략의 줄거리를 알아가는 신선함, 읽었던 소설은 기억을 되살리며 다시 만나는 반가움으로 만날 수 있어 어려운 생물학의 고개를 넘는 데 쉼터 제공의 역할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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