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생 공화국, 대만 - 대만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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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을 보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런 사람을 이용할 수 있기에 오히려 법이 지켜주지 못하면 살기 힘들 것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질서를 잘 지킨다면 관계없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고 하는 미국도 치안이 좋지 못하며 밤에 혼자서 돌아다니기 위험하다고 한다. 소득의 불균형도 심해서 국가는 잘 살지만 국민은 잘 살지 못하는 나라인데 아시아에 우리와 닮았지만 또 다른 모습을 가진 국가가 있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본 받아야 하는데 비행기로 3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대만이다. 학교 다닐 적에는 자유 중국이라고 배웠고 냉전 시절인 1980년대 해외여행 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이제는 방학이면 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여행을 할 수 있기에 상당히 친근하다. 대만을 다녀온 사람들치고 만족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못 봤다. 깨끗한 거리와 친절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 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대만에서 느낀 점은 한국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 원래 친절한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면서 주문을 해도 어렵지 않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아도 잘 안내해 주었다.


책에서는 대만을 한마디로 범생 공화국이라고 하였다. 요즘은 대만 하면 TSMC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AMD의 리사 수 역시 대만 출신이다. 이런 인물들을 키워낸 원동력이 범생 문화일 수도 있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배운 덕분인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대만 여행에서는 배우지 못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정직하고 정확한 사회이다. 우리나라도 정치인들이 부패하지 않고 제대로 정치만 잘하면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한다. 대만의 경우 우리보다 세금도 적고 물가도 싼 것이 부럽기만 한데 쓸데없는데 돈을 낭비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말 그대로 범생 공화국이기에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가 보면 융통성 없고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빨라야 5분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그처럼 바쁘게 살아가는데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이른바 도파민에 중독되어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데 대만은 우리와 국민소득도 비슷하지만 뭔가 여유를 부리며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외세 침략을 많이 받아 국민성이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대만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기도 하고 장제스와 같은 외성인들이 침략하다시피하여 갈등도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고 일본에 대해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섬나라가 가진 특색인지도 모른다. 대만의 현재 정치 상황과 중국과의 관계, 안보 등에 대해 많은 통찰을 볼 수 있었는데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치안과 국방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군과 경찰인데 어느 나라이건 젊은이들이 군대 가기 싫어하는 것은 똑같나 보다. 하긴 젊은 시절 여행도 다니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은데 보안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군대에서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이래로 전투와 전쟁이 끊이지 않았기에 영원한 숙제인가 보다. 우리가 잠시 스쳐가며 본 대만과 오랜 세월 살아본 사람의 경험이 다를 터인데 아는 만큼 보이듯이 여행을 떠나든지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때 충분히 참고할 만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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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ANGST
김인숙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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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작나무는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껍질이 허물처럼 벗겨져서 예술 작품에도 활용이 된다고 한다. 자작나무 숲은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공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 근처에 있는 큰 저택을 소유했다고 하면 얼마나 부자일까? 어떻게 그렇게 큰 집을 마련하였는지는 모두가 궁금해하고 동네에 이런저런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주식이나 코인으로 큰돈을 벌어 부자의 대열에 오를 수도 있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는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배경이 되는 주택은 적산 가옥이라 부르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소유했던 건물이다. 어쩌면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상당히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아버지는 빚을 갚기 위해 딸을 부잣집에 돈을 받고 시집보내고 그렇게 시집살이하던 어머니는 정상적인 삶을 살았을 수 있겠는가. 내가 부모님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로 추론해 봐도 시집살이는 정말 고달팠을 것이다. 그런 집안에서 눈치 보며 살아가야 하는데 행여 아들이라도 낳지 못하면 그 구박은 또 얼마나 심했을까?


어린 나이에 아이를 임신하여 어렵게 키우는 이야기부터 딸을 유산하고 또 그렇게 죽은 채로 태어난 아이를 산에 방치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 무엇보다 말이 안 되는 서프라이즈에나 등장할 만한 대 저택에 쓰레기를 모아 산을 만드는 설정. 책에서 너무 생생하게 묘사가 되어 있어 마치 내가 그런 냄새를 맡고 내 눈앞에 쓰레기가 펼쳐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의 켰다. 도대체 쓰레기들은 왜 모으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밝혀진다기 보다 이해가 된다. 시신을 감추기 위해서, 시신에서 나는 냄새를 숨기기 위해서. 그런데 이미 그전부터 쓰레기를 모아왔던 것은 아닐까? 소설 속에서 날짜는 나오지 않아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독자가 스스로 추정해야 한다. 스릴러는 아닌 것이 공포 소설도 아니면서도 계속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범인은 누구일까 보다 집에서 발견된 뼈는 누구의 것이며 살아 있는 자와 죽는 자는 누구일까?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애당초 작가는 범죄 추리와 같은 소설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자작나무, 쓰레기 더미, 염소길 등을 통해 한 맺힌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나 부모님, 할머니는 존재한다. 할머니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해 준다고 이해할 수도 있고 나의 사소한 실수에 대해 잔소리를 퍼붓는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웃집 할머니는 다정다감할 수도 있고 욕심쟁이이기도 하다. 자식들에게는 서운하게 대해도 손주들에게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해 줄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할머니와 손주의 애증 관계와 고부간의 갈등을 자작나무와 쓰레기 집을 배경으로 풀어내려고 한 것일까? 나이가 들면서 그 시절에는 과연 그게 최선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소설에 등장한 인물들도 과연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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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들 - 동물이 만든 인간의 역사
김일석 외 지음 / 이케이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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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나 소나 말처럼 농사일을 하거나 짐을 옮기는데 활용되는 가축들이 언제부터 인류와 함께 하였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상당히 오래되었을 것이다. 늑대 무리로부터 떨어져서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여 함께 살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니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점차 다른 개체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가축이라 생각하는 - 개의 경우는 가축보다 반려동물이지만 - 대표적인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이 어떻게 인간과 함께 살게 되었는지를 넘어서 목적에 맞게 변화한 역사를 알려준다. 그리고 가축들에 얽힌 우화도 함께 읽으며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다시 생각해 보게 하였다.

어릴 적 읽었던 이솝우화의 경우 보통은 우화에 대한 설명이나 해석이 있는데 생략하여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아보게 하였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것인데 이 점에 주목하여 독자에게 맡긴듯하다. 여러 번 읽었던 우화들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고 나서 읽어보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다. 동물들을 이용해 우화를 만든 것을 보면 동물들마다 특징이 다르므로 사람에 빚대는 것보다 동물에 비유하는 것이 쉬웠나 보다. 보통 욕을 할 때 많이 사용되는 동물이 바로 '개'인데 오늘날 반려동물로서 지위를 보면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거의 가족처럼 지내기도 하는데 심하게 욕을 하는 것은 아마 사냥용이나 식용으로 개를 이용하던 시절에 지어낸 말인가 보다. 개와 비슷한 반려동물이지만 고양이는 가축으로는 보지 않는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오래전부터 고양이는 부뚜막에도 올라가고 안방에도 드나들었고 한 곳에 가두어 두거나 묶어놓고 키울 수 없었기 때문인가 보다.

가축은 주로 인간의 일을 도와주는데 짐을 나르거나 사냥에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농사일을 위해 많이 길러졌는데 소, 말, 낙타, 순록 모두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인간의 이동을 도와준다. 순순히 인간의 말을 따르는 것을 보면 오랜 세월 함께 하였기에 본능적으로 인간을 따르도록 길들여진 것일까? 가끔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을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온순하다. 예전에 코끼리를 길들이는 것을 봤는데 잔혹할 정도로 학대를 하였는데 책에 소개된 가축들은 이미 야생성을 잃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제는 인간이 보살피지 않으면 제대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거나 보호받지 못해 제 수명대로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책에서 소개된 우화들을 보면 동물들을 이렇게 보호하고 또 동물들은 보호를 받는 것을 긍정적인 면 또는 부정적인 면으로 보았다. 동물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 다니는 우리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직장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 갇혀 나도 모르게 사육당하고 있는지도. 월급이 꼬박꼬박 나와 별 신경을 안 쓰지만 사실은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가축들 2권이 나온다면 마지막에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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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궁리한 조선의 선비들 - 청빈과 이익 사이, 조선 선비들의 머니 스토리
곽재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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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위인 전기를 보면 전쟁 영웅들의 이야기가 많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그만큼 자극적이고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좋은 소재이고 무엇보다 성과가 바로 눈에 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지금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CEO들이 등장한다. 이제는 경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나를 얼마나 잘 살게 만들어주는가에 관심이 많다. 우리가 아는 조선은 선비의 나라이며 유교를 강조했다고 배웠다. 물론 그 덕분에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치안이 좋은 나라이고 아직도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많이 남아 있다. 조금씩 아쉬운 점이 남는 것이 좀 더 일찍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지 못했을까?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야만 했으며 또 국토는 분단이 되었을까?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던져보았다. 아직도 불필요해 보이는 허례허식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훨씬 이전에 이런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한 학자들은 없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책을 읽으며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슬람에서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금지한다. 시간은 신의 영역이므로 빌려준 기간에 비례하여 돈을 받는다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 유대인들은 고리대금업 등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는 없지만 돈 없이 행복할 수는 없다. 청렴하고 근검절약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부패를 척결하고 과소비를 지양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애써 굶어가면서 학문만 공부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어릴 적 돈을 밝히는 사람을 속물이라고 욕하였지만 결국 나이가 들어서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무엇보다 돈이다. 국력이 약하면 다른 나라로부터 침공을 받고 내 가족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조선시대에도 했던 선비들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수많은 백성들이 죽고 국토가 피폐해졌는데 원인이 어디 있었을까? 전쟁을 하려면 무엇보다 국가 재정이 튼튼해야 하는데 조선은 그렇지 못하였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책에서 나오는데 지나치게 노비가 많고 부가 양반에게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노비는 양반의 소유물이었기에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었거니와 백성이 아니기에 세금도 내지 않았다. 그만큼 국가의 세수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고 가진 자들은 자기의 부를 지키기 위해 더욱더 악랄한 방법을 동원하였을 것이다.

사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공무원들을 보며 변화를 거부한다.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을 한다. 정치인들은 내 임기 동안 무탈하기를 바라고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사회는 이런저런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또 그렇게 흘러가기 마련인데 책에서 말한 조선은 그렇지 못했다. 변화를 거부하고 공업과 상업을 경시하였고 오로지 글 공부하여 과거 급제하여 정치가나 공무원이 되는 것이 출세였다. 그 결과는 비참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었고 국제사회에 제대로 나서보지도 못했다. 책에서는 조선은 이렇게 상공업을 천대 시하고 돈을 모으는 것을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은 문제 있는 사회였다고 비판만 하지는 않는다. 이 와중에 경제를 궁리한 학자들도 분명 존재하였고 그들이 꿈꾸어 왔단 서양의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 못지않은 식견을 가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배우지 못했던 조선의 선비들의 또 다른 모습에 대해 공부하는 재미를 주는 것이다.

#경제를궁리한조선의선비들 #믹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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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1-09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정조시대에 실용학파들이 대거 출현한 듯합니다. 경제 없는 학문이나 정치는 결국 우리 인간의 삶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아닐까요? 지금도 민생을 외치는 정치인들, 하지만 실상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있으니 새로운 MZ 실용학파 등장을 기대해 봅니다.
 
비밀 속의 비밀 2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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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러 소설을 가끔씩 읽는 편이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스토리의 전개와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하는지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추리력이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하나씩 실타래처럼 풀려나가고 독자는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며 앞에서 이야기했던 사건이 이런 내용이었다고 깨닫게 된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임사 시험에 대한 내용이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었고 흔히 말하는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TV 프로그램도 오랜 단골 소재였다. 영화에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어 어느 정도 식상하다고 느껴지는 면도 없지는 않다. CIA라는 거대 조직이 배후에 있고 주인공이 기록과 특허를 훔치고 더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 책의 시작에서 밝혔듯이 책의 모든 내용은 사실이라고 하였다. 책의 내용이 모두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면 흥미가 덜 했겠지만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 책에 빠져들게 하였다.


  거대 음모와 함께 1편과 2편 절반 정도까지 독자를 사로잡았던 긴장감들은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중인격을 갖게 된 것이 또 다른 영혼이 육체에 들어왔기 때문인지 내가 상상하는 모습이 반영이 된 것인지는 모른다. 책에서는 전자라고 생각한 듯하다. 뇌전증 환자를 치료하면서 생긴 일인지 실제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작가는 임사 실험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서 CIA에서 정말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일론 머스크가 진행하는 뉴럴 링크와 관련된 것인지 영화 인셉션에 나온 것처럼 인간의 의식을 조작하려는 것인지는 모른다. 책의 제목답게 비밀 속의 비밀인가 보다. 그만큼 우리의 뇌는 신비롭고 비밀스러우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서는 누구의 말도 절대적이지 않다. 책에서 말한 대로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는 경험할 수 없고 경험을 하는 순간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는 것이다. 인간만이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종교라고 부르는 신앙도 존재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쁜 마음을 갖고 살지 않는 것이다. 1편만큼 긴장감이 넘치지는 않았고 마구 빨려 들 아가는 느낌은 받지 못하였다. 작가의 지적 상상력이 대단한 것인지 지식의 수준이 높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스토리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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