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 트레이더 김동조의 까칠한 세상 읽기
김동조 지음 / 북돋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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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이란 역사가 무척이나 오래된 학문이라 생각한다. 구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물물교환을 통해 경제활동을 시작하였고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존재하였으니 학문으로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경제학이라는 것이 존재하였을 것이다. 경제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우리도 서슴없이 '경제'라는 말을 입에 올린다. 경제를 살리자는 말부터 시작해서 경제적인 활용법 등 경제라는 말을 붙이면 대충 말이 통하는 것 같다. 10년쯤 전부터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경제라는 이름을 달고 많은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경제학으로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일상에서 경제학을 만나기도 하고 심리학과 경제학이 만나기도 했다. 세상 모든 일을 경제학으로 푼다는 것 자체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식상하다고 표현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경제학이나 심리학에서 빠지지 않는 약방의 감초는 아마도 남녀관계일 것이다. 결혼을 앞둔 청춘 남녀 커플이 될 수도 있고 이미 결혼 생활을 시작한 부부도 있을 것이다. 혹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고 있거나 고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도 포함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어디에 근거를 두었는지 모르지만 저자는 이런 저런 논리를 펼친다. 이성과의 교제부터 자녀 양육까지...하지만 세상은 그다지 호락호락 하지않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므로 상당히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게 된다. 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서 가장 주관적인 것이 가장 객관적이다라는 말이 나온 것일까? 저자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표현방식을 조금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해서 그렇다'라는 확답 대신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정도로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 말이다. 물론 나도 제대로된 논객이 아니기에 이러쿵 저러쿵 비평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날선 비평을 하면서도 나는 책을 도중에 덥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사실을 마치 몇시간째 술을 마시며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빠져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우리 자식들은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이며 명문대를 보내기 위해 비싼 돈 들여가며 과외를 시켜야 할 것인지 아니면 명문대 나와도 별볼일 없다는 사실을 나도 알아 버렸기에 그 돈 모아서 사업자금으로 쓰거나 학교 공부외에 다른 좋은 경험을 하도록 하는게 좋을지 혹은 지금 이 시점에서 - 인생의 전환점에서 - 돈을 더 많이 주는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대외 인지도가 더 높은 곳에서 다니면서 자신의 몸값을 유지하는게 맞을지. 매일 출근하는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딱히 대안도 없고 그래서 직장내에서의 성공은 접어두고 내 인생 즐기기로 한 것이 잘 된 일인지 등등 이런 고민들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하고 마치 수년간 함께 생활을 한 선배가 할 수 있을 법한 조언을 하고 있는것 같다. 물론 마지막에 꼭 한줄 해주었으면 하는 말을 빼 먹은 것 같아 아쉽지만 말이다. '모든 판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당신이 내린 결정에 후회가 없기를' 이라고 말이다. 하긴 이 책을 선뜻 집어든 것도 본인의 판단이니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무언의 약속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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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주식시장을 이기다 - 상위 1%만 알고 있는 투자 철학의 비밀
장박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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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격언들이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 그 해석이 조금씩 다른 경우도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동일하다. 주식시장은 인생사를 압축시켜 놓은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즉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주식시장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인간의 모든 욕망과 공포가 표현되기도 하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내일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하니 우리는 그저 대비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마치 내일 비가 올 것 같다고 예보를 하니 우산을 준비하는 것 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일기예보에도 한계가 있듯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천체의 움직임은 예측이 가능하지만 인간의 광기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뉴우튼이 말처럼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식시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인문학이 주식시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주식시장을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표현해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전업투자자를 비롯해 펀드매니저와 같이 특정 회사에 소속된 전문가를 비롯해 나처럼 재미나 혹은 소소하게 돈을 벌어볼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트레이더들에게 모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법칙이나 누구도 모르는 비법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은 오직 신이나 알고 있을테니 말이다. 다만 증시 격언들이나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러이러한 사건들이 있었으니 '어떠한 방향으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알려줄 수 있을 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수천년전과 지금이나 인간들의 광기(?)는 크게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문학이라는 것이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우리가 이 인문학을 어떻게 해석을 하고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동양고전이나 문학등에서 무릎을 탁 칠만한 놀라운 비법이 숨겨져 있다기보다 '이야기를 이렇게 주식시장과 맞물려서 설명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나도 한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다보면 나에게 흔히들 하는 질문이 '그럼, 주식시장에서 돈 좀 벌었나요?' 였다. 나는 '중이 제머리 못깍는다'라는 말로 응수하였지만 나 자신의 불완전함을 비켜가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한다. 재테크 관련 서적 수십권 읽었다고 함부로 나설 수 있는 주식시장이 아닌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도 좋고 이솝우화에서 들려주는 교훈도 좋다. 모두 주식시장에서 참고할 만한 훌륭한 조언들을 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법들을 알더라도 실천하는 인간의 마인드이다. '부동산은 머리로 돈을 벌고 주식은 엉덩이로 돈을 번다'라는 말이 있지만 우량주를 사놓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여유를 가진 사람은 드문 것 같다. 급등주가 눈에 보이고 내가 가진 금액은 정해져 있으며 종목 잘못 선정하여 수익은 커녕 계속 마이너스된 잔고를 바라보며 보초만 서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종목을 제대로 선정하고 매도와 매수 시점을 파악하는 지식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지식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만 지혜라는 것은 쉽사리 내것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이 책은 우리에게 주식시장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기 보다 지혜를 알려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혜도 역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식을 습득하고 지혜를 배웠더라도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마인트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주식시장이란 그리 만만한게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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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묻는다 역사가 답한다 - 위대한 역사가 일러주는 천하 경영으로의 길
김동욱 지음 / 알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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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말한다. 똑같거나 유사한 일들이 반복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주식 투자를 한지도 수년이 지났는데 주로 참고하는 정보가 과거의 데이터나 실적이니 역삭를 공부하고 거기에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과 별반 다를바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삼국지를 읽으면서 지략과 처세술에 대해 배우게 되고 손자병법을 통해 비겁함과 편법에 대해 알게될 수도 있다. 책에서는 기회와 도전, 기술개발, 리더십, 도약이라는 다섯가지 주제로 구분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리더십은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약방의 감초이다. 천하를 얻은 유방에게 장자방도 진시황이 했던 것과 반대로 행동할 것을 권했을 정도이니 역사는 이리저리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안겨주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공부해서 어떻게 활용해야 옳바른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이 명쾌하게 나올 수 있다면 아마 시중에 나온 서적들의 90%는 필요없을 것이다. 60억 인구가 살아가는 오늘날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며 정확하게 동일한 상황은 발생되지 않으니 각각의 경우에 따라 우리의 행동 양식이나 해법은 변해야 하는 것이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추천하는 고전들만 해도 수없이 많다. 요즘 고전열풍이 불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논어나 사기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인 삼국지까지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저마다 해석은 분분하다. 원문이 아닌 해석서를 읽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느낀점이 다를 것이다. 역사에 대해 한가지 편협한 시각만을 가진다거나 한 작가의 의견만 따르다보면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마지막에 역사가 팩트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물론 나도 아니라라고 생각한다. 역사란 어짜피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므로 기록한 사람이 나름대로의 관점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란 승자의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역사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소개한다. 아주 폭넓게 다루려고 하다보니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지금 경제서적을 읽는 것인지 의학관련 책을 읽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였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빠져들기 보다 다양한 역사서를 참고하여 자신만의 논점으로 풀어나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책 한권으로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절대적인 영감을 얻거나 모든 것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어짜피 역사도 인간이 기록하는 것이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도 인간의 몫이다보니 나름대로의 판단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책을 접한다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을 알게되고 역사에서 어떻게 답을 구할지 살짝 맛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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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정착에서 성공까지 - 베이비부머 은퇴 후 인생 2막을 위한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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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를 다니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16년간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 그동안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인간관계도 형성하고 일도 배운다. 꼬박 12년~16년을 배워서 일을 시작하는데 반해 정작 다른 일로 눈을 돌릴때는 그다지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귀농귀촌도 예외는 아닐터인데 1~2년도 준비하지 않고 도시에 살다가 농촌으로 떠다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상당수 존재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에이, 촌에 가서 농사나 짓던지 해야지'라고 토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농사나 짓는게' 맞는 말일까? 농사 짓는 것을 간접 경험해본 나로서는 '농사나'가 아니라 '농사씩이나'라고 표현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는 컴퓨터 없이는 일이 안되듯이 농촌에서도 장비가 없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 트랙터나 경운기를 직접 운전할 줄 모르면 품삯을 주고 고용해야 하는데 이런 저런 경비떼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 농약치고 비료주는 일도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노하우가 있으며 잘못했다간 1년 농사 다 망치기 십상이다. 첫 직장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제 2의 직장을 선택하는데는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 TV에서 귀농해서 억대 매출을 올리는 성공 사례를 보며 무작정 뛰어들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실패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다.

 

  농촌으로 가면 좋은 점은 많다. 공기 맑은 공기 마시며 물 좋고 인심 좋은 곳에서 여유있게 살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밤에 쉴새없이 날아드는 모기와 나방들, 풀 베다가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뱀과 벌을 무서워한다는 것은 차타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돌발 변수들을 예상하고 가족들과 뜻을 함께하여 귀농귀촌을 하기로 마음 먹었더라도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가격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채소값도 폭등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귀농귀촌을 반기며 여러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농업은 더 이상 사양 산업이 아는 것이다. 마우스 몇번 클릭으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사를 지어야 먹고 살 것이며 생산을 하여야 입고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이는 또 다른 기회를 주는 것이다.

 

  얼마전 라이프 플래너가 와서 재무 상담을 하며 은퇴 후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지 물어보았다. 나는 주저없이 시골에 논이랑 밭이 있으니 전원주택 지어서 농사지으며 먹고 사는 것 걱정하지 않고 그동안 모았던 돈 조금씩 사용하면서 살것이라 하였다. 물론 아무런 준비없이 귀향한다면 꿈과 같은 이야기 일 것이다. 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 책도 나와 같은 사람이 준비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귀농귀촌에 대해 지원도 많아지고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서적들도 시중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책 한권으로 끝낸다는 생각은 애당초 갖지도 않았다. 배추나 무 같은 채소를 키우는 방법만 열거해도 수십페이지에 달할 것이니 그 많은 내용을 다 다룰수는 없겠지만 얼마되지 않는 책의 분량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보니 깊이면에서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채소를 키우고 스스로 퇴비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기술이 되어 있지만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그림도 없이 글자만 보고 전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준비하고 정착하는 쪽에 관심을 두었더라면 페이지를 좀 더 할애하여 주말농장을 통해 체험을 하는 쪽에 좀 더 비중을 싣고 구체적으로 작물을 어떻게 키우면 된다는 가이드가 아쉽다. 성공 사례들에 대해 소개를 하였지만 지나치게 장미빛 전망만 제시한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살짝든다. 물론 귀농귀촌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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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시트콤 - 상식을 뒤집는 14가지 물리학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대호 옮김, 이우일 그림 / 해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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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과 전공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학문이 회계학이고 문과생들은 수학과 물리학을 가장 싫어한다고 들었다. 사실 물리학은 가장 기초가 되지만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므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관찰하거나 여름에 아이들과 해수욕장에서 신나게 파도를 타며 신나게 놀때도 우리는 물리학을 접할 기회가 생긴다. 위대한 물리학자들 덕분에 우리는 편리한 전기도 사용할 수 있는 반면 핵무기의 위험속에 살기도 한다. 또한 과속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전복되지 않도록 고속도로를 설계할 수 있으며 일기예보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여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지켜주기도 한다. 서점가에서 학문과 일상이라는 글자가 포함된 책을 찾아보면 '경제'나 '심리'가 포함된 책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과를 전공한 나로서는 살짝 배알이 아프기도 하지만 물리학은 엄연한 기초과학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긴 전공자인 내가봐도 심리학과 같은 사회과학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재미를 느끼는데 물리학은 점점 흥미를 잃게 만드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인가보다. 근데 짜잔 [물리학시트콤]이 나타났다. 표지를 보아하니 시키장에서 신나게 내려오며 물리공식으로 풀고 있는데 아마도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물리학으로 쉽게 설명하려나 보다 생각했지만 이런 생각은 곧 접어야만 했다. 역시 물리학은 공식이 없으면 설명이 안되는 것인가? 나도 전공자라 어지간한 지식은 갖추고 있다 생각했지만 독자층을 누구를 겨냥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상당한 수준을 요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가령 하늘이 푸르게 보이고 저녁 노을이 붉게 보이는 것은 낮에는 태양의 고도가 높아 공기층을 적게 투과하기 때문에 붉은 색보다 푸른 색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고 반대로 해질녘이 되면 공기층을 많이 통과해 파장이 짧은 푸른 빛들은 우리 눈에 들어오기 전에 먼지나 공기중에 흡수되고 파장이 긴 붉은 빛이 먼저 우리 눈에 들어오는 원리인데 과감한 생략과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공식들로 눈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생략해도 될 만한 일상적인 대화들로 지면을 차지하고 소세지 값이 얼마인지는 궁금하지도 않은데 내용보다 오히려 강조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래서 제목이 [일상의 물리학]이 아니라 [물리학 시트콤]인지는 모르겠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영화에서 잘못된 부분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실험이 있었다. 우리의 영웅 블루스 윌리스가 악당들이 타려는 비행기의 주유구를 열어 라이터로 불을 붙여 그 불길이 타고올라 비행기가 폭발하는 장면이었는데 3~4가지 정도의 오류가 있었다. 비행기의 주유구가 열리지도 않을 뿐더러 열리더라도 기름이 흐리지 않게 설계가 되어 있으며 비행기의 연료로 사용하는 가솔린의 경우 휘발유처럼 불이 잘 타오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그런 물리학의 오류를 지적하였지만 왜 그런지 이유를 제대로 기술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물리학이든 수학이든 공식으로 증명되어야 함은 옳지만 일반인들이 상식의 수준에서 이해하기에 공식은 너무 어렵다. 학창시절 기말고사에서 풀었을 만한 수준의 난이도 있는 문제를 제시한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든다.

 

 

  이 책을 통해 물리학에 대해 문외안이라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싶다는 생각은 물론 들었다. 가령 윗층에서 쿵쿵 거리는 소리가 아래 집에 얼마나 울리겠냐고 무심코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악기소리보다 쿵쿵 뛰는 소리가 왜 더 잘 전달되는지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윗집에서 떠드는 소리에 복수(?)를 하려면 TV볼륨을 높히는 것보다 우퍼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물리학으로 증명되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에 살면서 소음으로 인해 이웃집에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 '제 9화 벽'을 꼭 읽게 하고 싶다. 내가 민감한 것이 아니라 여기 물리학자가 증명하였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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