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문학, 주식시장을 이기다 - 상위 1%만 알고 있는 투자 철학의 비밀
장박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격언들이 존재한다. 경우에 따라 그 해석이 조금씩 다른 경우도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동일하다. 주식시장은 인생사를 압축시켜 놓은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즉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주식시장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인간의 모든 욕망과 공포가 표현되기도 하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내일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하니 우리는 그저 대비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마치 내일 비가 올 것 같다고 예보를 하니 우산을 준비하는 것 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일기예보에도 한계가 있듯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천체의 움직임은 예측이 가능하지만 인간의 광기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뉴우튼이 말처럼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식시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인문학이 주식시장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주식시장을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표현해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전업투자자를 비롯해 펀드매니저와 같이 특정 회사에 소속된 전문가를 비롯해 나처럼 재미나 혹은 소소하게 돈을 벌어볼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트레이더들에게 모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법칙이나 누구도 모르는 비법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은 오직 신이나 알고 있을테니 말이다. 다만 증시 격언들이나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러이러한 사건들이 있었으니 '어떠한 방향으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알려줄 수 있을 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수천년전과 지금이나 인간들의 광기(?)는 크게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문학이라는 것이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우리가 이 인문학을 어떻게 해석을 하고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동양고전이나 문학등에서 무릎을 탁 칠만한 놀라운 비법이 숨겨져 있다기보다 '이야기를 이렇게 주식시장과 맞물려서 설명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나도 한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다보면 나에게 흔히들 하는 질문이 '그럼, 주식시장에서 돈 좀 벌었나요?' 였다. 나는 '중이 제머리 못깍는다'라는 말로 응수하였지만 나 자신의 불완전함을 비켜가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한다. 재테크 관련 서적 수십권 읽었다고 함부로 나설 수 있는 주식시장이 아닌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도 좋고 이솝우화에서 들려주는 교훈도 좋다. 모두 주식시장에서 참고할 만한 훌륭한 조언들을 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법들을 알더라도 실천하는 인간의 마인드이다. '부동산은 머리로 돈을 벌고 주식은 엉덩이로 돈을 번다'라는 말이 있지만 우량주를 사놓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지혜와 여유를 가진 사람은 드문 것 같다. 급등주가 눈에 보이고 내가 가진 금액은 정해져 있으며 종목 잘못 선정하여 수익은 커녕 계속 마이너스된 잔고를 바라보며 보초만 서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종목을 제대로 선정하고 매도와 매수 시점을 파악하는 지식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지식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지만 지혜라는 것은 쉽사리 내것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이 책은 우리에게 주식시장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기 보다 지혜를 알려주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혜도 역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식을 습득하고 지혜를 배웠더라도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마인트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주식시장이란 그리 만만한게 아니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