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사 중심을 관통하는 13가지 질문과 통찰력 있는 답변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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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던 역사 수업은 시간순서에 따른 사건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는 것에 치중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연표외우기와 순서외우기에만 급급했고 딸딸 외운 연표를 가지고 단답형의 답을 찾는 훈련을 하는 식으로 역사를 공부했었다. 그러다보니 그 역사적 사건과 사건 사이에 놓여있는 상호연관관계나 인과성, 역사적 의미 등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부족했었다. 그렇게 됨으로써 역사에 대한 지식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고 역사적 맥락이나 사건의 배경, 당위성 등을 알기도 어렵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도 쉽지는 않았다.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는 기존의 역사 수업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며 역사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서 역사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해본다. 또 만약이라는 가정을 통해 그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기도 한다. 즉, '왜' 라는 질문과 '만약'이라는 의문으로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좀 더 탄탄하고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역사적 의미를 밝혀보려는 시도인 것이다. 이런 질문을 저자는 '역사의 급소'라고 표현한다. 아마 역사적 사건의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고 흐름을 이해하자는 의미에서 급소라는 표현을 한 것 같으네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솔직히 그다지 와닿는 표현은 아니다.


통상 알렉산더 대왕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리스 반도를 넘어 인더스강에 이르는 인류 역사강 가장 넓은 알렉산드리아 대제국을 세운 마케도니아의 왕국의 왕이다. 마케도니아의 확장은 알렉산더의 선왕인 필리포스 때부터 시작되었고, 필리포스가 아테네 연합군을 무찌르고 그리스 영역의 지배자가 된 것을 기반으로 알렉산더 대왕은 점점 영토를 넓혀갔다. 저자는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정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오랜 세월 축적된 과거의 유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우선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에서도 변방이어서 무사 안일주의에 빠지지 않은 점, 필리포스에서 알렉산더로 이어지는 걸출한 영웅의 탄생, 그리고 인더스 문명과 오리엔트 상업망에서 시작하여 페르시아가 공들여 정비한 교역로를 아우르는 교통망 덕분이라고 말한다.


흔히 역사 시간 때는 누가 언제 영토확장을 이만큼 했다 라는 식으로만 배우기 때문에 그건 전적으로 개인의 업적으로만 생각하게 된다. 가령 광개토대왕, 알렉산더대왕 같은 능력있는 개인이 등장해서 개인의 능력으로 그런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도 말했듯이 그런 업적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유산과 뛰어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역사 수업시간에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은 알려주지 않고 오로지 한 영웅적인 개인이 모두 이루어낸 일처럼 배우기 마련이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역사의 진실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말하자면 이런 부분이 저자가 말하는 역사적 급소인 것이다.


이런 내용을 들으면 한가지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알렉산더 대왕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후 그 거대한 제국은 여러 나라로 분열되었다. 그런데 만약 알렉산더 대왕이 오래 살았다면 제국은 분열되지 않고 넓은 영토를 오랫동안 제대로 통치할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이다. 더불어서 알렉산더 대왕의 영토확장이라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힘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내려온 유산과 잘 만들어진 시스템도 큰 역할을 했다면 알렉산더가 없더라도 제국을 움직이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을텐데 그러면 그렇게나 제국이 빠르게 몰락한다는 것이 조금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저자는 알렉산더 대왕이 살아있었더라도 광대한 영토를 질서정연하게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하는데 당시 마케도니아에는 영토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체제와 지식, 경험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말하자면 정복과 지배는 또 다른 영역이라는 것. 진시황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중국을 통일할 후 법과 제도를 통일하고 문자, 도량형 등을 하나로 만드는 등의 통일시대에 맞는 여러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진왕이 죽자 진 제국은 순식간에 몰락했다. 심지어 통일왕조에 맞게 나름의 법과 제도를 시행한 진나라조차 한순간에 무너졌는데 그런 지식이 없는 마케도니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알렉산더 대왕이 살아있었더라면? 이라는 가정으로 역사를 말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를 흥미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대상황과 배경, 국제정세 등의 맥락을 통해 그 시대를 좀더 잘 이해하자는 시도인 것이다. '만약에?' '왜?'  '과연 그럴까?' 라는 여러가지 질문으로 당시의 역사적 사실들을 데이터로 하여 역사를 폭넓게 생각해보면 단답형의 질문과 답에서는 알 수 없었던 시대의 흐름과 배경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세계사를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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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탐구 생활 - 더 맛있고 신선한 일본 가정식 재료의 모든 것
노자키 히로미쓰 지음, 수키 옮김, 최강록 감수 / 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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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란 여러 식재료를 자르고, 손질해서 삶거나 굽거나 데치는 등의 조리과정을 서쳐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다. 큰 틀에서 보면 요리란 식재식재료를 물리적, 화학적 가공을 통해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이므로 음식의 맛은 재료를 선택하고 손질하는 것이 절반 이상 차지한다고 할 수 있겠다. 단순히 맛 뿐만 아니라 재료 손질 방법과 식재료 간의 궁합에 따라 섭취할 수 있는 영양 성분과 양도 달라진다. 요리는 식재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보통 요리를 한다고 하면 재료의 손질법, 양념의 계량, 레시피 등에만 신경을 쓰고 완성된 요리가 어떤 맛과 모양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이지 각각의 원재료 그 자체에 대해서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요리 초보일수록 더욱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데 식재료는 제각기 고유한 맛을 품고 있으며 이를 잘 살리기 위한 각각의 적합한 방법 또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요리 초보들은 식재료를 다루는 법이라고 하면 보통 손질법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요리의 기본은 식재료를 손질하는 것이지만 단순히 칼질을 잘하고, 재료를 다듬는 스킬이 좋은 것만이 식재료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재료를 잘 활용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손질을 능숙하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식재료 각각의 특성과 성질을 이해하고서 맛은 잘 살리고, 영양은 손실되지 않게 손질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조리 과정 중에도 각 식재료간의 궁합이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더욱 맛있게 요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식재료 탐구 생활]에서는 각 식재료에서 어떻게 최상의 맛을 뽑아내어 맛있는 요리를 만들수 있는지 알아본다. 채소류와 육류, 생선류 및 조미료에 이르기 까지 가정에서 많이 쓰는 기본적인 식재료 60종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며 요리의 근본이 되는 식재료를 완전정복해본다. 책은 총 5파트로 배추, 양배추, 양파, 가지, 감자, 버섯 등의 채소 파트,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의 육류 및 달걀 파트, 생선류, 쌀, 각종 조미료·육수 재료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일단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라서 책에 소개된 재료나 재료의 활용법은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많이 사용되는 재료와 일본가정식의 조리법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식재료를 소개하고 있어서 전부 우리에게도 친숙한 재료들이고, 조리법 역시 한식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일본식이라는 것에서 오는 이질감은 없다.


가장 먼저 채소류가 소개되고 있는데 소개하고 있는 재료의 수도 채소류가 가장 많다. 같은 채소류라 할지라도 손질법은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런 지식이 부족한 요리 초보들은 죄다 똑같은 방식으로 채소를 다루다가 요리를 망치는 일도 종종 있을 것이다. 책에는 가정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채소와 버섯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각각의 채소의 특징과 손질법, 취급 시 주의사항, 해당 채소를 활용한 일본 가정식 메뉴를 소개하고 있고, 또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채소 손질법도 알려주고 있어서 책에 소개된 채소 외의 다른 채소들도 응용해서 다룰 수 있게 알짜 정보를 제공한다.


육류·달걀 파트에서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그리고 다진고기 순으로 소개하는데 주류 일본 가정식으로 많이 먹는 메뉴를 중심으로 재료 활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고기의 맛을 잡아주는 조리 비결이라던지 간하는 법, 고기 부위별 맵도 소개하고 있어서 나같은 초보들에겐 도움이 된다. 생선류 역시 일본 가정식에서 많이 먹는 메뉴를 중심으로 생선류를 세척하고, 밑간을 하고, 손질하고, 맛을 내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요리초보일수록 채소나 육류에 비해 생선 다루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데 우선 기초적인 상식을 배워서 책에 나오는 메뉴들부터 만들어보고 손에 익으면 차츰 다른 생선들도 다루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으로 쌀을 하나의 파트로 주제를 잡아 생쌀과 밥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데 흔히 요리를 할 때는 반찬에 집중을 하고 밥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쌀을 씻어서 전기밥솥에 넣어두면 쉽게 만들 수 있고, 요즘엔 편리하게 햇반을 먹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쌀과 밥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서도 밥을 밥상의 주인이라 칭하며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밥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 역시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밥이 중요한 것임을 잊으면 안 되겠다. 말그대로 쌀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건데 의외로 너무 가볍게 취급했던 것 같다. 쉽게 생각했거나 별 생각없이 대충 해왔던 밥짓기에 대해 배워보고 생쌀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도 꼼꼼하게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해보면 쌀이나 밥을 중요하게 다룬 요리책은 많이 못 본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그런 기본을 놓치지 않고 언급하고 있는 이 책이 상당히 고맙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는 맛을 내는데 아주 중요한 양념과 육수의 기술이다. 아무리 재료를 잘 손질하고 레시피에 맞게 만들어도 최종적으로 맛을 결정짓는 것은 양념이다. 소금의 양이나 양념을 투하하는 순서만 바뀌어도 요리의 맛은 확 변해버린다. 그만큼 요리에서 조미료는 중요한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조미료를 잘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소금은 짠맛, 설탕은 단맛 이라는 식으로만 이해하고 있는데 조미료에 대해 조금 더 잘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에는 각 조미료의 역할을 쭉 설명해놓고 있어서 그동안 요리 과정 중에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조미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된다. 여러가지 기본 식재료와 조미료 까지 상세하게 설명을 해놓아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좋은 식재료의 선택과 손질, 가공법 등 식재료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워볼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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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 엽서북 : 빨강머리 앤
일과놀이콘텐츠랩 지음, 조디 리 그림,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북센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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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나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같은 동화는 책보다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형식으로 더 많이 접하게 되고, 그 매체 속에서의 캐릭터 이미지로 기억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앨리스는 디즈니 만화버전이, 빨강머리 앤은 TV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너무 익숙해서 거기에서의 캐릭터 디자인이 마치 오리지널리티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캐릭터의 이미지가 한가지로 한정적으로 제한되는 인상을 받게 된다. 소설을 읽으며 머리 속으로 소설 속의 장면을 상상하거나 머리 속으로 떠올릴 때 결국 영화나 TV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장면이 연상되면서 상상력이 축소된다. 반대로 맨날 보던 그 이미지가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로 소설의 장면을 접했을 때 그 장면은 새로운 빛을 띄게 되고, 소설은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컬러링엽서북 빨강머리 앤]은 소설 속의 여러 주요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는 오리지널 일러스트 엽서 12장과 원화로 담은 12장의 만년 캘린더, 직접 채색을 할 수 있는 26장의 컬러링 엽서로 구성된 총 50장의 빨강머리 앤 오리지널 작화 일러스트 작품을 담고 있다. 작품이란 표현을 쓴 건 일러스트 한장 한장이 굉장히 고급스럽고 빈티지한 매력이 있어 정말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작화이다.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TV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넷플릭스의 드라마 빨강머리 앤 시리즈의 이미지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 그 동네 사람들의 모습같은 작화라서 더 현실감이 느껴지고 빨강머리 앤의 느낌을 더 잘 살려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일러스트가 상당히 디테일해서 레이스 하나, 머리카락 한올까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옷의 주름이나 배경이 되는 벽의 벽지나 나뭇잎 하나도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다. 색감도 고전 명화의 느낌처럼 고급스러워서 오리지널 일러스트 엽서를 액자처럼 장식해두거나 벽에 걸어두면 그 자체로 멋진 데코가 될 것 같다. 앤이 기차역에서 처음 매튜 아저씨를 만나서 마차를 타고 기쁨의 하얀길을 지나는 장면이나 빵을 굽는 마닐라 아주머니의 모습, 첫만남에 앤에게 말라깽이에 홍당무 같은 빨간머리라고 디스를 하자 화가 나서 린드 부인에게 대드는 장면, 다이애나에게 포도주를 대접한 사건, 물에 빠질 위기에 빠진 앤을 구하러 온 앙숙 길버트 등 소설 속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일러스트로 구현되어 있어서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그 에피소드가 머리속에 떠오르며 굉장히 반갑고 저절로 미소가 흘러나온다.


만년 캘린더는 테이블 달력으로 사용하면 좋을 정도의 사이즈고 역시 같은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상단에 그려져 있고, 하단에는 캘린더가 있다. 솔직히 아까워서 쓰기가 아까울 정도이다. 일단 일러스트의 그림체가 매우 좋다보니 만년 캘린더의 완성도도 좋은 편이다. 한가지 아쉬운 건 캘린더의 일러스트 장면이 소설 속에서 그 사건이 일어난 날짜에 맞게 그 달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앤이 매튜 아저씨의 마차를 타고 그린 게이블스로 가면서 만개한 사과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이것은 4월의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는 1월에 그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또 앤이 다이애나를 티파티에 초대해서 포도주를 대접하고 취하게 만든 건 10월 어느날의 사건이다. 하지만 캘린더에서는 4월에 그 장면이 삽입되어 있다. 소설 속의 실제 날짜와 맞춰서 일러스트를 삽입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컬러링 엽서는 사실 채색을 하는 게 좀 망설여진다. 견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일러스트 엽서나 캘린더의 일러스트가 워낙 완성도가 높다보니 아무리 잘 해도 그만큼의 퀄리티는 나올 수가 없고, 그래서 괜히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밑그림을 망치는 것 같은 기분만 들것 같아서 컬러링은 한참 후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컬러링 엽서는 일러스트 엽서에 사용된 장면이 있는가 하면 앤이나 다른 캐릭터는 전혀 나오지 않고 티포트나 찻잔, 튤립이나 수선화 같은 꽃이나 나뭇잎 같은 것들만 모아놓은 엽서도 있다. 꽃과 식물이 나오는 건 일견 이해가 된다. 외로운 앤에게는 꽃과 나무도 이름 모를 들풀까지도 모두 식물 이상의 존재였는데 앤이 바라보는 시점에서 앤이 초록지붕 집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이름을 붙이고 친구처럼 지낸 꽃과 식물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상당히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주는 느낌은 몇몇 이미지로만 각인 되었던 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빨강머리 앤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너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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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WILL -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단 하나의 힘
윌 스미스.마크 맨슨 지음, 김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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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헐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흑인 배우를 꼽으라면 당연 윌 스미스일 것이다. 꼭 '흑인'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당시 가장 핫하고 쿨하고 섹시한 배우는 당연 윌 스미스였다. 헐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흑인 배우이자 실력파 래퍼이고 주연작 8편이 연속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1억 달러를 돌파한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을 가진 히트메이크이다. 하지만 최근의 윌 스미스의 인생은 그리 좋아보이지만은 않는다. 일단 영화가 예전만큼 흥행이 되지 않고, 아내는 아들 친구랑 바람나고, 아들은 커밍아웃하고, 딸은 양성애자에 폴리아모리 선언을 하는 등 보통사람이라면 멜탈이 흔들거릴만한 일을 수없이 겪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정도 되면 사람이 삔뜨가 나갈만도한데 윌 스미스는 여전히 밝고 씩씩해보인다. 물론 방송에 나와서 인상을 쓰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평소의 윌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그게 꼭 꾸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윌 스미스의 이미지는 언제나 밝고 유쾌하며, 여유롭고, 익살스러운 동네 형같은 느낌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마구 뿜어져 나오는데 의외로 윌의 어린 시절은 꽤나 불행했다고 한다. 성공한 탑스타들은 왜 하나같이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것을까? 불행한 시간들이 성공으로의 에너지가 되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윌 스미스도 어릴 때는 매우 불행했다.


윌 스미스는 어릴 적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겁많고, 소심하고,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숨어다니는 아이였고,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컸던 모양이다. 재미있게도 윌 스미스에게 아버지는 영웅 같은 사람이었다는데 생활력이 강하고 터프하며 질서와 규율을 중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터프함이 너무 지나쳐서 상당히 폭력적이었고 주사가 있어서 술을 마시면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다. 어느날 엄마가 아버지에게 맞아 쓰러져 입 안의 피를 뱉는 장면을 목격하는데 그걸 보고서도 엄마를 위해 아버지에게 맞서지 못한 나약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엄마에 대한 사과로 이후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한다.


6살의 동생은 아버지에 맞서서 엄마를 지키려 했다고 한다. 물론 아버지로부터 내동댕이 처지고 엄마가 겪은 고통을 똑같이 겪었지만 6살의 꼬꼬마는 두려움과 싸웠고, 윌의 여동생은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쳤다. 회피적인 성향이 되었고, 그런 성향은 반항이라는 모습으로 돌아와서 술과 담배에 찌들어 가족들조차 멀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윌은, 엄마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9살의 그 꼬맹이는 비겁한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유쾌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불행했던 사건이 윌 스미스를 유쾌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비록 불명예 퇴역을 했지만 잘못된 행동을 보면 참지 못하는 군인 출신의 아버지와 그 당시 대학교육까지 받은 엘리또이자 가정적인 엄마 덕분에 윌 스미스는 갱스터의 길로 빠지거나 마약 같은 것에 손을 대지도 않고 백인 아이들이 다니는 가톨릭 학교에 다니며 건전하게 자랐다. 흔히 당시 흑인들의 삶이라고 하면 길거리 생활과 마약, 폭력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데 윌 스미스는 그런 것과는 거리를 두고 건전한 생활을 했던 것이다. 이후 래퍼나 영화배우로 활동할 때에도 일반적인 흑인 특유의 슬랭이나 욕설을 하지 않는데 이런 가정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당시의 흑인 래퍼들은 사회에 대한 반항과 비판 같은 것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윌 스미스는 주류 흑인 래퍼들에겐 부정한 래퍼였고, 그래서 감상적이라는 식으로 욕도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이런 비판에 윌 스미스는 굉장히 심한 분노를 느꼈다는데 그 이유가 스스로가 가장 싫어했던 모습인 겁쟁이 같은 모습을 들켰다는 수치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릴 적 실제로 겁쟁이였고, 그런 자신에 자격지심이 상당했는데 결국 그런 겁쟁이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능글거리고 쿨하고 허풍이 심한 캐릭터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연기를 했다는 뜻. 본인은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윌 스미스라는 인격체를 만들어냈다지만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가장 싫고 감추고 싶은 부분을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극복했다는 뜻도 되겠다.


아버지가 폭력적이고 주사가 심해서 사랑하는 엄마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어린 나이에 그런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면 아마 보통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매우 나빠졌을 것이다. 크게 성공을 하고 나서는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거나 부모와 절연할 수도 있을텐데 폭력적이고 성격이 강하기도 했지만 윌 스미스의 말처럼 아들의 눈엔 존경할만한 아버지였던 모양인지 의외로 윌 스미스는 아버지와 사이가 나쁘지 않았고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 같다. 아버지 뿐만이 아니다. 할머니나 결혼 후에는 아내와 자신의 아이들까지 윌 스미스는 가족이라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책 전편을 통해 잘 드러난다. 아버지에게 맞아 피를 뱉어내는 엄마를 보며 언젠가는 자신이 책임자가 될 거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데 그 어릴 적의 결심을 아직까지 지켜가며 바람핀 아내를 용서하고, 속썩이는 자식들을 이해하며 가정을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프롤로그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있는데 윌의 아버지는 가게 앞에 있던 벽이 허물어지자 업체를 불러서 벽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열한 살이던 윌과 동생에게 그 일을 시켰다고 한다. 높이 3미터에 폭은 6미터나 되는 정말 큰 벽이어서 거의 1년 동안이나 윌과 동생은 매일 방과 후에 벽을 쌓는 일을 해야만 했다. 주말, 휴일, 방학도 없이 여름 내내 막노동을 해야 했던 윌은 어느날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절대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일손을 멈추고 동생과 함께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버지가 그 대화를 엿듣고는 벽은 생각하지 마라, 당장 눈앞의 벽돌만을 신경써. 우선 손 안의 벽돌을 완벽하게 쌓는 것만 생각하고, 그런 다음 다음 벽돌로 넘어가서 그걸 완벽하게 쌓아라. '네가 신경써야 할 건 그냥 벽돌 하나라고' 윌은 이걸 인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준 교훈이라고 말한다.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일과 가능하게 느끼는 일의 차이는 단지 과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 벽돌 쌓는 일을 윌에게 시킴으로서 돈도 절약하고 윌 스미스에게 will이 있으면 wall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큰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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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W. 커니핸 지음, 하성창 옮김 / 인사이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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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IT강국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럴 때마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그런데 막상 IT강국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빠른 통신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IT강국이라고 말하지는 않을텐데 그 외에 어떤 강점이 있는지는 모른다. 요즘은 누구나 IT, 디지털 같은 말을 하지만 정작 IT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IT강국에 살고 있는 국민으로서 IT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지 자문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클라우드 컴퓨팅, 머신러닝,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IT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 원리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은 의외로 많지 않다. 앞으로는 이런 디지털 지식이 더욱 중요한 필수 요소가 될텐데 너무 아는 게 없어서 답답하게 느껴진다.


IT 지식이 얕은 것은 그만큼 IT 계통은 어렵고 복잡해서 전문적인 분야라서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은 필요한 지식에 접근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기본 지식이 없으니 새롭게 나오는 IT 신기술들도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점점 시대에 뒤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막상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보려해도 어떤 분야의 지식을 어느 수준까지 이해하고 공부해야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아서 너무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1일 1로그 100일 완성 IT 지식]는 그동안 알고는 싶었지만 마냥 어렵게만 느껴져서 손도 대지 못했던 IT 정보를 하루에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나가서 메타버스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IT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IT교양백과사전이다.


책에서는 컴퓨팅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데이터의 네 가지 핵심 기술 영역으로 나누어서 살펴본다. 일단 IT라는 분야가 기술적인 측면이 강한데 책에서는 너무 기술적인 설명이나 이론적인 내용으로 흐르기보다는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 교양적으로 접근하여 IT를 생각해보는 내용도 많아서 의외로 너무 내용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몇몇 주제는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순서에 상관없이 관심이 가는 분야부터 읽어나가면 될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는 책의 내용 중 중요한 기술 용어와 약어 등을 간략하게 설명해놓은 용어해설집이 있는데 책을 읽다가 잘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번거롭게  구글링을 할 필요없이 편하게 책 뒤편의 용어해설집을 찾아보면 될 것 같다.


1장 하드웨어 편에서는 컴퓨터의 논리와 기본적인 구조, 프로세서 속도, HDD와 SSD의 차이 같은 컴퓨터의 기본에 대해 알아보는데 흔히 컴퓨터의 사양을 말할 때 나오는 내용들로 엑셀이나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은 굉장히 잘 다루지만 정작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실 프로그램을 다룰 때는 이런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직접적으로 필요하진 않겠지만 컴퓨터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지식이다. 이걸 모르는 사람들은 어떤 사양의 컴퓨터를 사야할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불필요하게 비싼 가격을 주고 컴퓨터를 사게 되는 일도 많을텐데 기본적인 컴퓨터의 구성과 구조는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2장 소프트웨어 편은 컴퓨터의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에 대한 설명으로 컴퓨터가 어떻게 돌아가고 실행되는지를 알아보는 코너이다. 요즘 초딩들 사이에선 코딩을 배우는게 대유행인데 이런 프로그래밍을 배우면 컴퓨터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누구나가 전문적으로 그런 기술을 깊게 알 필요까지는 없고 단지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알기 위해 코딩을 배울 필요도 없을 것 같고 책에 나오는 기본 개념 정도만 상식적으로 알고 있으면 충분하겠다. 알고리즘이란 말을 많이 쓰기는 하지만 정확히 뭘 뜻하는지는 몰랐는데 그런 기본적인 내용부터 인터넷을 하다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자바스크립트라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3장 통신은 인터넷, 웹, 이메일, SNS 등 우리가 평소 생활 속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IT 기술을 다루고 있어서 기술적인 측면보다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만한 내용 혹은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으로서의 IT 기술 등 생활밀착형의 정보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평소 폰과 컴으로 습관적으로 온라인에 접속하고 여러가지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데 통신과 관련된 기본 정보나 배경지식은 없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그런걸 몰라도 휴대폰으로 인터넷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너무 기술적으로 들어가지 않고 최소한의 통신환경에 대한 기본 상식과 작동원리, 프라이버시, 바이러스와 보안에 관한 내용까지 알짜 정보가 많이 소개된다.


4장 데이터 편도 3장 통신과 마찬가지로 기술적인 분야와 함께 기술 이슈로서 사회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내용이 많아서 여러가지로 생각할거리도 주고,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을 즐기는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와 재미있는 이슈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3장과 4장은 특히 IT의 기술보다는 IT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생활과 사회라는 넓은 측면에서 IT에 접근함으로서 기술이 아닌 교양으로서 IT를 이해하고 그것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IT라고 해서 단순이 기술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책에서처럼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어떻게 변화해가는가 하는 측면으로 넓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이 IT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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